시카고 한국일보, 서류 상 임원 소개…“등록 서류와 소개 내용 불일치”
  • 자신들을 검찰에 고발한 우파단체 대표를 모욕하는 기사를 올린 '뉴스프로'. [사진: 관련 기사 화면 캡쳐]
    ▲ 자신들을 검찰에 고발한 우파단체 대표를 모욕하는 기사를 올린 '뉴스프로'. [사진: 관련 기사 화면 캡쳐]

    자칭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네트워크’라는 단체가 만들었다는 ‘뉴스프로’.

    최근에는 ‘세월호 사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미스터리’라는 日산케이 신문 기사를 번역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악의적인 논평’까지 곁들여 우파 단체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했다.

    ‘뉴스프로’ 측은 이런 점을 들어 한국 정부를 비난하며, “주류 언론들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통제로 인해 발언의 자유가 크게 타협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뉴스프로’는 대안매체의 유력한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자랑한다.

    이처럼 ‘정의와 상식’을 추구한다는 ‘뉴스프로’가 미국 현지에서 법인 설립신고를 할 때 제출한 등기임원들의 거주지, 이름 등이 ‘실제 정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시카고 한국일보는 29일(현지시간), ‘뉴스프로’의 美메사추세츠州의 법인 등기부 등본에 나와 있는
    임원 이름과 홈페이지 운영진의 이름이 다르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뉴스프로’가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법인설립신고를 할 때의 기록을 찾아내 ‘뉴스프로’의 대표이사가 인디애나州 퍼듀大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al Fellow)으로 있는
    송 모 씨(건국대 물리학과 98학번)라는 것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 9월 29일자(현지시간) 발행된 시카고 한국일보. 송 씨의 실명과 사진이 나왔다.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1면]
    ▲ 9월 29일자(현지시간) 발행된 시카고 한국일보. 송 씨의 실명과 사진이 나왔다.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1면]

    시카고 한국일보가 찾아낸 기록에 따르면, ‘뉴스프로’라는 매체는 메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있는 ‘뉴스프로社(NewsPro,Inc)’라는 비영리 법인이 운영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리고 ‘뉴스프로社’의 운영주체는 ‘정의와 상식을 추구하는 시민 네트워크’가 아니라 ‘사회정의를 위해 투쟁하는 시민들(Citizens Fighting for Social Justice)’이라는 단체로 돼 있다고 한다. 

    설립 등록 서류에서 ‘뉴스프로’ 측은 “자원가로 구성된 전문 번역가들인 우리는 전 세계 한국 관련 기사들을 번역, 한국어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관리한다. 우리는 또 한국의 뉴스를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퍼져있는 영어 독자들에게 배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립목적을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서류에 따르면 ‘뉴스프로社’의 대표이사는 인디애나州 인디애나폴리스에 거주 중이며, 보스턴市 트레몬트街 635번지(635 Tremont St.)에 사무실이 있는 송 현 박사(Hyun Song Ph.D)로 돼 있다고 한다. 

    물론, 이곳이 본지가 소개했던 ‘뉴스프로’의 스폰서 ‘트레몬트 덴탈 케어’의 주소와 같은 점, 인디애나폴리스에 거주하는 사람이 1,500km 넘게 떨어진 보스턴에 회사를 차렸다는 점을 이상하게 보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카고 한국일보의 보도대로라면, 대표이사 이름을 ‘송 현 박사’라는 가명을 썼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 '뉴스프로'가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법인설립 시 밝힌 대표이사 송 씨의 실제 거주지 인디애나 폴리스와 '뉴스프로' 주소지의 거리. 1,600km를 출퇴근한다면 분명 개인 전용제트기가 있을 것이다. [사진: 구글어스 거리측정 캡쳐]
    ▲ '뉴스프로'가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법인설립 시 밝힌 대표이사 송 씨의 실제 거주지 인디애나 폴리스와 '뉴스프로' 주소지의 거리. 1,600km를 출퇴근한다면 분명 개인 전용제트기가 있을 것이다. [사진: 구글어스 거리측정 캡쳐]

    ‘송 현 박사’라고 돼 있는 송 씨는 2002년 건국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3월부터 2005년 9월까지 서울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다는 게 시카고 한국일보 측의 보도 내용이다.

    송 씨는 미국으로 건너가, 신시내티大(University of Cincinati)에서 2005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조교로 지냈고, 2008년 3월부터 같은 대학 화학과의 토마스 벡(Thomas Beck) 교수 아래서 연구 보조원으로 있으면서 2012년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한다.

    그 뒤 인디애나州 퍼듀大(Indiana University-Purdue University Indianapolis)로 옮겨 2년 3개월 동안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있었다고 한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보도에서 “송 씨가 신시내티大에 재학 중이던 2006년부터 2007년 사이에는 한인 학생회 서기(Secretary)로 활동했다”며 보다 상세한 정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뉴스프로’가 메사추세츠州에 제출한 법인 설립서류에는, 델라웨어州에 거주하는 이하로(Haro Yi) 씨는 부사장, 캘리포니아州에 거주하는 로라 장(Laura Chang) 씨는 재무담당 임원, 애리조나州에 사는 이경지(Kyung Ji Lee) 씨는 사무원, 매사추세츠州에 사는 치과의사 임 옥(Og im DMD) 씨는 이사로 등록돼 있다고 한다.

    이 법인등록 서류는 임 옥 씨가 회사 에이전트(agent) 자격으로 주 정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 시카고 한국일보의 29일자(현지시간) 추가보도. 법인 등기부 등본 상의 다른 임원들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보도화면 캡쳐]
    ▲ 시카고 한국일보의 29일자(현지시간) 추가보도. 법인 등기부 등본 상의 다른 임원들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보도화면 캡쳐]

    시카고 한국일보는 같은 날 추가 보도를 통해 송 씨 외에 ‘뉴스프로’의 다른 임원들의 ‘실명’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http://chi.koreatimes.com/article/876882

    이 보도에 따르면, 설립 신고 당시 ‘뉴스프로’ 부사장으로 돼 있는 이하로 씨의 본명은 이문범 씨라고 한다.

    이 씨는 구글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하로(Haro Yi)’라는 예명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신은 전주 신흥고 출신으로 펜실베니아州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으며 직업을 ‘발행인’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이 씨는 트위터(twitter)도 ‘이하로@yiharo’라는 계정을 쓰며, 자신을 “뉴스프로, 정상추, 노사모, 사람사는 세상 회원”으로 소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씨는 ‘이하로’라는 예명으로 ‘유형’이라는 시집을 출간한 바 있으며, 펜실베니아州 필라델피아 지역 문인들의 모임인 ‘필라문학’이라는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했다고 한다.
    2011년 3월 개설했다는 ‘필라문학’ 홈페이지(http://www.philamunhak.org)는 현재 접속이 안 되는 상태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이 씨가 ‘뉴스프로’ 설립 당시 주 정부에 신고한 거주지 주소가 자택이 아니라 ‘일회용 휴대전화’ 판매업체인 ‘심플 모바일’의 월밍턴 지점이었다는 것도 밝혀냈다.

    ‘뉴스프로’ 설립 당시 사무 담당 임원으로 신고한 이경지 씨는 애리조나州 스콧스데일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경지’, ‘미나 서’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는 것도 공개했다. 

    시카고 한국일보에 따르면, 이 씨와 치과의사 임 옥 씨(트레몬트 덴탈 케어 소속)는 2013년 6월 25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을 ‘정상추’와 ‘사람사는 세상을 위한 미주희망연대’ 회원이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뉴스프로’ 홈페이지 운영진에도 이름이 올라 있는 ‘재무담당 임원’ 로라 장 씨는 캘리포니아州 실비치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 시카고 한국일보가 29일(현지시간) 추가보도한 기사에 실린 '뉴스프로' 임원들 사진.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보도화면 캡쳐]
    ▲ 시카고 한국일보가 29일(현지시간) 추가보도한 기사에 실린 '뉴스프로' 임원들 사진. [사진: 시카고 한국일보 보도화면 캡쳐]

    시카고 한국일보는 “이 씨와 임 이사, 로라 장 씨 모두 페이스북 계정을 운영하며, 일반에게 자신들의 사진과 신상정보, 서로 연결된 친구들을 모두 공개해 놨다”고 전했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뉴스프로 측이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제출한) 기록을 보면, 홈페이지의 ‘운영진 소개’에 직위를 밝히지 않은 상태로 임원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점, 그(운영진) 명단에 회사 설립 임원 가운데 회사 대표자 이름만 빠져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며 ‘뉴스프로’ 설립 과정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시카고 한국일보는 또한 “임 옥 이사가 州정부에 제출한 (법인)설립 서류 가운데 한 임원의 이름을 실명이 아닌 예명으로, 실제 거주지가 아닌 다른 주소로 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 뉴스프로 홈페이지에 스폰서로 나와 있는 '트레몬트 덴탈 케어'. 임 옥 씨가 설립한 치과라고 시카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사진: 뉴스프로 홈페이지 스폰서 메뉴 캡쳐]
    ▲ 뉴스프로 홈페이지에 스폰서로 나와 있는 '트레몬트 덴탈 케어'. 임 옥 씨가 설립한 치과라고 시카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사진: 뉴스프로 홈페이지 스폰서 메뉴 캡쳐]

    시카고 한국일보는 ‘트레몬트 덴탈 케어’의 주소가 ‘뉴스프로社’와 동일하다며 기사를 매듭지었다.

    “뉴스프로의 홈페이지에 후원자(Sponsor)로 올라 있는 ‘트레몬트 덴탈 케어’는 임 옥 이사가 2005년 11월 8일,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본인을 사장, 재무담당, 사무원, 이사로 신고해 설립·등록한 보스턴 소재 치과이다.”


    시카고 한국일보의 보도대로라면 ‘뉴스프로’ 측은 메사추세츠州 정부에 ‘가명’과 ‘가짜 주소지’를 내세워 법인을 설립한 것이 된다.

    미국에서는 법인을 설립할 때 ‘가명’과 ‘가짜 주소지’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의와 상식을 추구한다’는 매체가 뭐가 두려워 ‘가명’으로 회사설립 신고를 한 걸까.

    혹시 한국 우파단체 회원들이 자기네를 찾아갈까봐 그런 걸까.

  • 뉴스프로는 CNN의 i Report와 같은 곳에 자신들이 글을 올린 뒤 "CNN이 보도했다"고 소개하며 한글로 번역해 국내에 전파하기도 했다. [사진: 임 옥 씨가 작성한 CNN i Report 캡쳐]
    ▲ 뉴스프로는 CNN의 i Report와 같은 곳에 자신들이 글을 올린 뒤 "CNN이 보도했다"고 소개하며 한글로 번역해 국내에 전파하기도 했다. [사진: 임 옥 씨가 작성한 CNN i Report 캡쳐]

    시카고 한국일보가 추적 보도한 ‘뉴스프로’는 “한국과 관련된 외신들을 한글로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다”면서, 가끔 자신들이 직접 외신의 ‘블로그’에 적은 글을 ‘유명 외신의 보도’로 포장해 국내에 소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우파 진영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던 매체다.  

    이들이 활용하는 CNN의 'i Report' 등은 동아닷컴의 '저널로그'나 조선닷컴의 '조선 펍'과 유사하다.

    다만 국내 언론사 '블로그'와 CNN의 'i Report'의 가장 큰 차이는 누구나 아무런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