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앞서가던 성남, 후반 막판 급격한 체력저하
  • 후반 추가시간에 고명진이 기록한 역전골로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FC서울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후반 추가시간에 고명진이 기록한 역전골로 최용수 감독을 비롯한 FC서울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K리그 9위 성남FC가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리그 7위 FC서울과 맞대결을 펼쳤다. 양 팀은 전반전 내내 수비에 치중했지만 후반 시작부터 공격적인 전술로 화끈한 경기를 벌였다. 성남은 후반 6분 황의조(22)의 선취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서울에 두 골을 연거푸 헌납하며 결국 승점 3점을 헌납했다.

    성남은 지난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7경기 만에 승리를 맛보며 새로운 사령탑 김학범 감독(54)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2연승을 노렸던 성남의 분위기는 전반과 후반 초반까지 이어졌다.

    성남은 전반 9분 김태환(25)이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끌고 들어가면서 골문을 노렸고 서울의 수비에 막힌 공이 팀 동료 김철호(31)에게 이어졌다. 김철호는 흘러 나온 공을 슈팅으로 연결했고 서울의 골키퍼 김용대(35)의 선방에 막혔다. 

    성남은 전반 27분, 28분에도 2번의 프리킥 기회를 정선호(25)가 골문으로 낮게 연결했지만 두 차례 모두 김용대의 선방으로 득점으로 연결짓지는 못했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성남은 후반 시작 6분만에 황의조의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며 2연승에 한 걸음 다가갔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41)은 선제골을 허용한 뒤, 곧바로 중원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상협(24)과 측면 공격수 최정한(25)을 교체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최용수 감독의 선수교체는 결실을 이뤘다. 후반 19분 서울 고광민(26)이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날 서울의 짜릿한 역전승을 이끈 건 고명진(26)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2분에 미드필더 이상협(24)이 올린 공을 에벨톤 산토스(28·브라질)가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성남의 골대 상단을 맞고 흘러나왔다. 이 공이 서울의 고명진에게 연결됐고 그는 지체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해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1-1 동점 상황에서 기록한 고명진의 골이 결국 결승골이 됐다. 고명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하늘이 우리 팀을 도운 것 같다. 후반 초반 실점으로 팀이 힘든 경기를 하고 있던 상황에서 극적인 동점골이 나왔고 후반 추가시간에 저에게 좋은 기회가 연결됐다"며 "마지막 역전골을 찰 때 공이 발에 맞는 순간 골이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아쉬운 패배를 당한 성남FC의 김학범 감독.ⓒ정상윤 기자
    ▲ 아쉬운 패배를 당한 성남FC의 김학범 감독.ⓒ정상윤 기자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도 공격수 이창훈(26)과 세르베르 제파로프(32·우즈베키스탄)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적인 전술을 유지했지만 결국 승기를 되찾아 오지는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성남의 김학범 감독은 "서울이 강한 팀이라는 사실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도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며 "아직 90분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체력적인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 후반 강력한 수비가 깨지며 서울에 역전골을 헌납했다"고 말했다. 

    서울은 이날 승리로 원정 4연승과 리그 6위 탈환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먹으며 최근 6경기 무패(5승 1무)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최용수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11위에서 오늘 6위까지 올라오는데 선수들의 노력이 많았다"며 "최근 우리의 상승세를 주목하고 있는데 사실은 지금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하며 승리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