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있는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필리핀군이 주둔 중이라고 한다. [사진: 러시아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 시리아 남서부 골란고원에 있는 유엔평화유지군 기지. 필리핀군이 주둔 중이라고 한다. [사진: 러시아타임스 보도화면 캡쳐]

    시리아 남서부 골란 고원에 고립돼 있던 유엔 평화유지군 소속 필리핀군이
    30일(현지시간) 알 카에다 계열 시리아 반군과 교전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ABS-CBN방송에 따르면,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30일 오전 6시, 골란 고원에서 시리아 반군들에게 포위돼 있던
    필리핀군이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필리핀 군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스라엘 국경지역인 남서부 골란고원에는
    필리핀 평화유지군 72명이 2개 그룹으로 나눠 주둔 중인데
    이 가운데 제68기지에 있는 40명이 시리아 반군에게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 주둔 중이던 32명의 필리핀군은 무사히 철수했으며,
    교전을 벌인 40명 또한 시리아 반군을 교전 끝에 몰아냈다고 한다.
    필리핀군 사상자는 없다고 한다.

    시리아 골란 고원에 주둔 중인 필리핀 평화유지군은
    미국제 M4 소총과 한국제 K3 경기관총, 미국제 M60 기관총으로 무장했다고 한다.

    필리핀군과 달리 유엔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하던 피지군은 운이 없었다.
    14명의 피지군은 지난 27일, 시리아 반군의 공격을 받아 포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군과 피지군을 공격한 시리아 반군은
    ‘시리아 알 카에다’로 알려진 ‘알 누스라 전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 시리아 반군세력 가운데 하나인 '알 누스라 전선' 조직원들. 알 카에다와 연계한 테러조직이다. [사진: 이란 프레스TV 보도화면 캡쳐]
    ▲ 시리아 반군세력 가운데 하나인 '알 누스라 전선' 조직원들. 알 카에다와 연계한 테러조직이다. [사진: 이란 프레스TV 보도화면 캡쳐]

    수니파 살라피스트인 ‘알 누스라 전선’은 알 카에다와 연계,
    아사드 독재정권은 물론 자유민주정부 수립을 목표로 하는
    ‘자유시리아군(FSA)’까지 무차별 공격하는 테러조직이다.

    2012년 1월 23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알 누스라 전선’은
    초창기에는 300여 명의 인원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ISIL(現 IS)이 등장해 FSA와 시리아 정부군은 물론 민간인까지 학살하기 시작하면서
    그 수가 급격히 증가, 2014년 현재는 5,000~6,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 누스라 전선’은 최근에는 억류했던 인질을 풀어주는 등
    IS(이슬람 국가)와의 차별성을 보여주려고 시도하기도 했지만,
    유엔평화유지군인 필리핀군과 피지군을 공격해 ‘본성’을 버리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한편, 필리핀군이 ‘알 누스라 전선’의 공격을 격퇴한 것은
    필리핀 군 지휘부의 발 빠른 조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평화유지군 지휘본부 사령관인 로베르토 안칸 대령은
    시리아 골란고원에서 자국군이 공격을 받자
    “방어 차원에서 무기를 사용할 준비를 이미 갖췄다”고 밝혔으며,
    필리핀 군 당국 또한 현지 언론들에게
    “유엔 교전수칙에 따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적극 반격할 뜻을 밝힌 바 있다.

    필리핀 군 당국의 이 같은 ‘적극 교전방침’은
    필리핀군이 평소에도 남부 지역에서
    BIFF(이슬람 반군)나 아부 샤아프(알 카에다 연계 테러조직) 같은
    반군들과 교전을 벌여온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