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1위, 아시아 1위…최근 6년 국내선 독보적"똥개도 자기집 앞에서는 50% 먹고 들어간다"
  • "최근 3년간 아시아 랭킹 1위를 놓친 적 없다.
    이번에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분명 컨디션만 따라 준다면
    국민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 이태훈 선수 


    16살에 윈드서핑을 시작한 국가대표 이태훈 선수(28·보령시청)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18일 인천 중구 왕산요트경기장에서 그를 만났다. 20대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에 선발된 이태훈 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거머쥐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15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이태훈 선수의 각오는 남달랐다. 

    세계랭킹 11위, 아시아 1위에 올라있는 이태훈 선수는 "똥개도 자기집 앞에서 하면 50%는 먹고 들어간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천 왕산요트경기장은 이태훈 선수에게 좋은 기억이 있는 장소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 우승을 차지한 곳이 바로 왕산요트경기장이다. 시기도 좋다. 지난해 10월 열린 전국체육대회와 비슷한 시기에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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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훈 선수는 스스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 언제보다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이태훈 선수는 그간 병역을 미뤄왔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병역 의무를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해결하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도 크다. 올림픽에서 금메달, 은메달을 목에 걸거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이태훈 선수에게는 지난해 결혼한 아내와의 '생이별'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경기가 다가올수록 자꾸 마음이 앞선다"며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자꾸 사로잡힌다"고 아내 이야기가 나오자 숨겨뒀던 불안감을 토로했다. 

    13년 경력의 베테랑 윈드서퍼의 불안감 해소법은 단순했다. "불안감이 들때는 윈드서핑을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린다. 그저 서핑을 하면 즐거웠었던 '처음 그 느낌'을 생각한다. 항상 즐겁게 경기에 임할 때 좋은 결과가 나왔었던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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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드서핑은 경험이 중요한 종목이다. 그래서 비교적 선수 생명이 긴 종목이다. 현재 현역 선수 중 45세(69년생)도 있을 정도. 대개 30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대회 기록을 내는 종목이다. 이태훈 선수는 20대 초반부터 대한민국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태훈 선수는 스스로 선수 생활을 더 오래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관리만 잘해 앞으로 10년 이상은 정상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현역으로 오래 생활하고 싶다. 윈드서핑 가장 중요한 덕목은 경험이다. 바다를 보고 바람을 읽는 경험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에서 단 한 명만 출전할 수 있는 윈드서핑 RS:X 종목의 대표로 이태훈 선수는 꿈도 다부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잘 마무리하고 그간 해외에서 배운 윈드서핑 기술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선수들을 양성하는 일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오랜 시간 국가대표를 하면서 과분한 혜택을 받았다. 감사함을 내리사랑으로 돌려주는 게 순리라고 생각한다."

    인천=윤희성·유혜인 기자 ndy@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