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클로드 반담의 롱 테이크 실시간 촬영 스턴트서사적 음악-동틀녘의 채광 절묘한 조화 이뤄
  • 대형트럭은 여간해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기 힘든 상품이다. 대형트럭을 운전하는 사람이 많이 않기 때문이다. 광고주들은 대형차량 광고가 일반대중에게 노출되어봐야 직접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하지만 볼보는 그런 생각을 버리고 새로운 캠페인을 시도, 지난 22일 폐막한 칸 라이언즈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칸 국제광고제)에서 사이버 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볼보는 자사가 생산하는 대형트럭의 힘과 안정성이 매력적인 방법으로 일반대중에게 보여주고자 했다. 
      볼보가 선택한 방법은 대형트럭을 이용한 스턴트였다. 볼보는 할리우드 액션에서나 볼 법한 위험하고도 재미난 ‘라이브 테스트(Live Test)’를 시연했다. 
      우선 볼보는 거대한 크레인 고리를 트럭 앞부분에 장착된 고리에 걸어 들어 올린 후 그 상태로 헬리콥터가 트럭을 이어 받아 하늘을 날게 했다. 그 트럭 고리 옆에 볼보 회장이 직접 올라가 신제품 볼보트럭의 고리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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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곤 황무지 한 가운데 사람을 묻어 머리만 내놓은 채 그 위를 지나가게 하는가 하면, 운전대 대신 햄스터 쳇바퀴를 달고 햄스터를 먹이로 유인해 방향을 조절해가며 꼬불꼬불한 해변 낭떠러지 길을 운전해갔다. 

      뛰어난 기동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스페인의 산 페르민(San Fermin) 축제를 이용했다. 산 페르민 축제 때는 성난 황소떼를 풀어놓고 주민들이 그 황소를 피해 좁고 꼬불꼬불한 마을길을 내달린다. 볼보는 꼬불꼬불한 옛 도시의 골목을 자유자재로 달리는 기동성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열광한 스턴트는 유명 액션 배우인 장 클로드 반담이 직접 등장한 ‘장대한 스플릿(Epic Split)’이었다. 나란히 후진하는 트레일러 두 대에 장 클로드 반담이 각각 한 발씩 디디고 팔짱을 낀 채 섰다. 후진하던 트레일러의 간격이 서서히 벌어지면서 장 클로드 반담은 180도로 다리를 벌리고 트레일러들은 같은 간격을 유지한 채 계속 후진한다. 보기만 해도 식은땀이 나는 이 장면은 따로 편집돼 칸 라이언즈 필름 부문 그랑프리를 받기도 했다. 

      차량을 이용한 스턴트가 이것이 처음은 아니다. 일찍이 쉐보레의 소닉(Sonic) 역시 번지 점프를 비롯해 수많은 수난(?)을 당한 바 있다. 그런 중에 볼보가 사람들의 눈을 끌고 칸 라이언즈에서 두 개의 그랑프리를 비롯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 대중들의 ‘위시리스트’에 결코 오를 일이 없는 품목의 캠페인이 소셜미디어에 이처럼 수없이 많이 공유되고 패로디 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볼보의 크리에이티비티는 둔탁하고 육중한 트럭들을 액션 영화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냈다. 볼보의 스턴트 영상을 공유했던 사람들은 아마도 친지가 트럭을 사려할 때 이렇게 조언할 것이다. “왜 고민해? 트럭하면 볼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