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천은 처음 본다” 광주서 개소식까지 한 기동민의 낙하산 공천 사태
  • 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왼쪽)이 3일 국회 대표실 앞에서 주승용 사무총장에게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치민주연합 허동준 동작을 지역위원장(왼쪽)이 3일 국회 대표실 앞에서 주승용 사무총장에게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라며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밀실야합]으로 탄생한 세력의 밀실공천.

    새정치민주연합이 어두웠던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가려진 커튼 뒤에서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서울 동작을(乙) 공천을 위해 뛰어왔던 6명의 후보들을 제치고
    엉뚱한 사람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것만은 확실하다.

    민주적 절차는커녕 이렇다할 해명이나 배경 설명도 없다.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빌미로 그저 내쳐진 자들에게 항복을 강요할 뿐이다
    .

    [자기 사람 심기]에 눈이 멀어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현 상황은 이기적이다 못해 암울하기만 하다. 

    독재에 가까운 안철수 공동대표의 '원론만 말하는 태도'가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갈등의 불씨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과 가까운 박원순 서울시장의 오른팔격인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乙) 지역에 꽂아 넣은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이번 결정을 하면서 저나 지도부 누구도 이 결정이 내게 유리한가, 불리한가를 따지지 않았다. 당으로서도 참 어려운 결정이었다. 허동준 후보를 비롯해 (동작을 출마를) 준비해 온 모든 후보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우리 당이 미래세력, 대안세력으로 한발 더 나갈 것이고 그 책임을 다하겠다.”


    이후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6.4 지방선거 결과를 언급하며 자신의 낙하산 공천을 합리화하기까지했다.

    즉, 자신들이 '새로운 정치'를 위한 세력임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과감히 새로운 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안철수 공동대표의 주장이다.

     

  • 지난달 24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지난달 24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쯤에서 궁금증이 생긴다.

    [경선]이라는 가장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략공천이 아니면 새로운 인물을 절대 수혈할 수 없다는 얘기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안철수 공동대표가 말하는 새로운 인물과 새정치의 기준이 참으로 모호하다.

    공당(公黨)을 이끄는 대표라면 독단적 의사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새로운 인물들과 기존 정치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절충해야 할 것이다.

    이게 바로 리더로서의 책임과 도리다.

    그런 과정을 일절 생략해 소속 의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 아닌가.
    시민과 당원들의 선택권은 안철수 공동대표와 일부 세력에 의해 깡그리 무시돼버렸다.

    그렇다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 위반 혐의로
    경고조치까지 받았던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이 안철수 공동대표가 말한 새로운 인물일까?

    반대로 공천에서 떨어진 허동준 동작을 전 지역위원장과 다른 후보들은
    헌 인물이란 얘기인가?

    동작을(乙) 공천에서 탈락한 뒤 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항의농성 중인
    허동준 전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탈당까지 생각하고 있다. 원칙도 근거도 없는 정치공학적 결정에 대해 동작을 지역 주민들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기동민과 나는 20년 된 동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의 상의도 없이 (당이 전략공천을)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당이 20년 동지인 기동민 후보와의 사이를 갈라놓는 패륜적 결정을 했다.”


     

  •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낙하산 공천을 받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 기동민 페이스북
    ▲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낙하산 공천을 받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사진: 기동민 페이스북


     
    이럴거면 '헌정치연합'으로 이름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재 당내 구민주계 의원 30명이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의 전략공천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안철수 공동대표의 낙하산 공천을 두고 “돌려막기 공천, 개념 없는 공천, 해석불가 공천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기준도 없어, 원칙도 없어, 개념도 없어’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제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박원순 시장의 후광을 받아 선거를 치르고 싶은 것인지,
    박원순 시장과 입을 맞춰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어떤 숨겨진 속내를 품고 있는 것인지.

    광주 광산을(乙) 출마를 결정하고 최근 개소식까지 가진 기동민 전 정무부시장이다.

    그런 사람을 느닷없이 서울 동작을(乙) 지역에 전략공천하겠다니
    도대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는 결국 밀실과 독단을 선택한 안철수 공동대표의 몫이다. 

    현재 당내에선 “이런 공천은 처음 본다”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원칙 없는 공천이 역대 최악의 수준”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6.4 지방선거에 이어 7.30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안철수 공동대표의 행보는 당 안팎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재보선은 이미 밥그릇 싸움으로 얼룩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