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공모 의미 없게 하려면 뭐하러 공모 하나"
  • ▲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인 김한길(왼쪽)의원과 안철수(오른쪽)의원 ⓒ뉴데일리DB
    ▲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인 김한길(왼쪽)의원과 안철수(오른쪽)의원 ⓒ뉴데일리DB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지난 6·4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또다시 7‧30 재보선 동작 을(乙)에 전략 공천을 명분으로 '낙하산 공천'을 하면서 당 지도부와 舊민주계 의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4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전략공천과 관련해 “이번 선거에서 당 중진은 당이 요청하는 곳으로 나가 헌신해달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은 신진에 기회를 줘야 한다”며 정치 신인들을 대거 공천할 뜻임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어 ‘박원순 키드’로 알려진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동작을 전략 공천에 대해 "이번 결정을 하면서 저나 지도부 누구도 이 결정이 내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따지지 않았다"며 공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김한길 대표도 동작 을(乙) 전략 공천에 대해 "기동민 후보는 젊은 패기와 역량을 한 몸에 품은 '미래 세력'의 상징이다. 남은 지역에도 미래와 변화를 상징하는 최적·최강의 후보를 세우고자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舊민주계 의원들은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략 공천'에 강하게 반발하던 안 대표의 최측근 금태섭 대변인은 "당의 뜻에 따르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지만, 정세균 상임고문과 전병헌 의원 등은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지난 3일 당내 대권 주자인 정세균 상임고문은 당 지도부가 ‘박원순 사람’인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동작 을(乙)에 전략공천키로 전격 결정한 것에 대해 “공천 원칙이 무엇이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상임고문은 “지난 6·4 지방선거에 이어 (7.30 재보선에서도) 지도부의 독단과 독선적 결정이 도를 넘고 있는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 갑)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략공천에 대해 비판했다.

    "동작 을(乙)은 경선을 해야만 사분오열을 일치단결로 바꿔 승리로 갈 수 있는데, 공모를 의미 없게 하려면 뭐하러 공모를 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상대의 의표를 찌른 게 아니라 당을 믿고 공모한 공모자들의 의표만 찌른 것은 아닌지? 아쉽고 불만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원욱 의원도 "민주적 절차도 무시되고, 풍찬노숙을 지키며 동작을 지켜온 허동준 후보에 대한 예의도 무시된 어이없는 결정이다. 밀실 공천의 전형, 이것이 새정치냐"라며 비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신주류 지도부가 기동민 전 부시장을 선택한 것은 6·4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돌풍’을 일으킨 것을 보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선거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허 후보와의 20년 친구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기 전 부시장을 재보궐 선거 최대 격전지인 동작 을(乙)로 끌어들여 허 전 위원장의 무소속 출마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신주류 지도부의 일방적인 동작 을(乙) 전략공천으로 당내 의원 다수가 반발하는 가운데 수원 을·병·정의 전략공천설, 손학규 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간의 결합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면서 새정치연합 내부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