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소통 외치면서, 인사(人事)는 좌편향 일색..‘불통 교육’ 불안 높아
  • ▲ 지난 5월 세월호 촛불집회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당시 후보).ⓒ 뉴데일리DB
    ▲ 지난 5월 세월호 촛불집회에 참석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당시 후보).ⓒ 뉴데일리DB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교육청 요직에 '좌파 인사'들을 기용할 것으로 알려져 '코드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1일 발표한 조희연 교육감 비서진의 핵심은 ‘박원순 측근’ 더하기 ‘전교조’로 요약할 수 있다.

    관심을 모은 교육감 비서실장에는 조현우(52) 사회적기업지원센터 이사가 선임됐다.정책보좌관에는 한민호(55) 금천구청 교육정책보좌관, 참여·소통 보좌관에는 황윤옥(51) 하자센터 부센터장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신임 조현우 비서실장은 ‘노무현의 동지’이자 ‘박원순의 측근’이다.1991년 장석화 의원의 입법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1997년 대선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파랑새유세단’을 만들어 DJ정부 탄생에 일조했다.

    이후 열린우리당 전략기획실장,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2011년 서울시장 재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무팀장을 지냈다.

    90년대 초반 천호선 정의당 대표와 함께 청년정치운동에 참여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병덕 변호사와 친한 선후배 관계로 알려져 있다.

    민 변호사는 6.4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캠프 법률지원담당을 맡았다.

    한민호 보좌관은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으로 12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서울 금천구청 교육정책보좌관 재직 당시 ‘혁신학교’와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에 앞장섰다.

    좌파진영의 전폭적인 지지로 당선된 조희연 교육감이, 비서진에 같은 색깔을 지닌 인사를 전진 배치했다고 해서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선거를 통해 임명되는 선출직 공무원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중용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교육감은 사정이 다르다. 교육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번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이념적 색채가 강한 후보들의 출마에 교육계 안팎에서 우려가 쏟아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특히 조희연 교육감은 당선 직후 첫 마디로, 소통과 화합을 이야기했다.
    친전교조 성향은 맞지만, 전교조의 정책을 100%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했다.
    교총을 파트너로 대할 것이란 의지도 나타냈다.

    그런 그였기에,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 전후를 통해 보여준 행보는 실망스럽다.

    매머드급 인수위라는 눈총을 받은 인수위 구성원 가운데, 교총이 추천한 인수위원은 불과 한 명에 그쳤다.

    반면, 전현직 전교조 위원장, 전교조 서울지부 임원진들의 이름을 인수위 명단에서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친전교조 성향이 뚜렷한 학부모단체 대표들도 인수위에 포진했다.
    전교조의, 전교조에 의한, 전교조를 위한 위원회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을 앞두고는,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다. 판결로 학교 현장이 혼란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원서를 냈다고 했지만, 그의 탄원서가 전교조를 위한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비서진 역시 전교조와 친전교조 인사들로 채웠다.
    인수위 구성부터,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탄원서, 비서진 임명까지, 조희연 교육감은 뚜렷한 ‘친전교조’ 성향을 드러냈다.

    조희연 교육감이 보여준 행보는 화합과 통합이란 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취임 직후 한국교총을 방문해 교육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교육정책 추진에 협조를 구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그의 교총 방문을 ‘보수층 달래기’의 하나로 보는 시각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만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조희연 교육감을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적어도 지난 선거에서 보수후보들에게 표를 던진 60%가 넘는 서울의 유권자들은 여전히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입으로는 화합과 통합을 말하면서, 행동은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코드인사는 자신이 추구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기에는 최적의 조건이자만, 편협한 시각이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한쪽으로 치우진 시각은 편협한 교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폐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미친다.

    조희연 교육감은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20만명 어린 학생들을 위한 길이라면, 당당히 전교조와 맞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혁신학교와 역기능, 전교조 교사들의 이념편향적 교육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학부모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까?

    한쪽으로 치우진 비서진들은, 혁신학교의 역기능을, 학부모들의 불안과 우려를, 현장에서 침묵하는 절대 다수 교사들의 의중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답은 조희연 교육감이 내놔야 한다.
    곧 있을 개방형 직위 공모 결과, 9월에 있을 교육전문직 인사는 위 질문들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이 보여줄 인사(人事)에 눈길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