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병장 포위 당시 교전 직후 차 몰고 통제선 내 들어온 기자 한겨레 포함 3명
  • ▲ 한겨레 신문 측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사진: 한겨레 신문 페이스북 캡쳐]
    ▲ 한겨레 신문 측이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 [사진: 한겨레 신문 페이스북 캡쳐]

    지난 23일 본지가 보도한
    ‘한겨레 기자, 탈영병 생포 작전하던 초병 폭행 논란’ 기사에 관해
    한겨레 신문 측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24일 자사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다.

    “(생략) ‘한겨레’가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뉴데일리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겨레 기자는 작전 지역에서
    다른 2개 신문사 사진기자들과 함께 취재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취재를 막는 장교와 언쟁이 오갔습니다.

    언쟁은 3개사 사진 기자들이
    취재를 막는 군에 함께 항의하는 차원이었을 뿐,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은 없었습니다.

    ‘한겨레’는,
    ‘뉴데일리’가
    ‘한겨레’ 쪽에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조차 없이
    허위 사실을 보도한 데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방침입니다.”


    이에 한겨레 신문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했다.
    어렵게 통화가 된 한겨레 신문 측은
    “몸싸움은 있었을지 몰라도 폭행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 ▲ 한겨레 신문 측에서  설명하는, 사진기자들의 취재관행 중 한 장면. 하지만 여기는 군사작전 구역은 아니다. [사진: 한국기자협회 캡쳐]
    ▲ 한겨레 신문 측에서 설명하는, 사진기자들의 취재관행 중 한 장면. 하지만 여기는 군사작전 구역은 아니다. [사진: 한국기자협회 캡쳐]

    “사진 기자들은 보통 집회나 사건사고 현장을 뛰면서 몸으로 부대낀다.
    특히 집회나 시위현장 취재 알지 않느냐?
    경찰들은 촬영을 막으려 하고
    기자는 촬영하려고 몸싸움을 벌인다.
    이번에 있었던 일도 그런 맥락의 연장선상으로 본다.
    폭행이라는 표현은 좀 지나치다.”


    한겨레 신문 측은 ‘초병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기자의 해명도 전했다.

  • ▲ 22사단 55연대 GOP에서 동료들에게 총기난사를 한 뒤 달아난 임 병장 생포작전 모습. 장병들이 작전지역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2사단 55연대 GOP에서 동료들에게 총기난사를 한 뒤 달아난 임 병장 생포작전 모습. 장병들이 작전지역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에서 ‘초병 폭행’이라고 했다고? 정말인가?
    해당 기자에게 들으니 당시 취재를 막는 군인들과
    몸싸움도 아니고 실랑이 정도 있었지만 폭행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게다가 당시에 군인들에게 항의한 기자도
    우리 기자 말고 다른 회사 기자들 2명이 더 있었다.
    그럼에도 국방부가 우리 기자가 초병을 폭행했다고 지목한 것은
    아무래도 우리가 가장 눈에 띄니까 지목한 게 아닌가 싶다.”


    한겨레 신문 측은
    ‘뉴데일리’의 기사 제목과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너무 선정적인 게 아니냐”고 항의했다.

    “말했듯이 당시 현장에는 우리 기자 말고 다른 언론사 기자 2명이 더 있었다.
    주변에도 기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기자만 지목해 보도한 건 좀 지나친 면이 있어 보인다.
    만약에 뉴데일리가
    우리 기자와 함께 다른 기자들에 대해서도
    거론하고,
    군 작전 현장이나 민통선 내에서 취재할 때의 주의점
    같은 부분을 중심으로 지적했다면 수긍할 수도 있지만,
    기자가 취재를 하려다 실랑이를 벌이는 도중에
    가벼운 상처를 입은 것을 놓고
    ‘폭행’이라 표현하는 것은 좀 지나친 거 같다.

    기사에다 군사재판이니 뭐니 하는 것은
    너무 선정적인 표현 아닌가 생각한다.”
     


    이 같은 한겨레 신문의 해명과 주장은
    당시 현장에 있었던 8군단 관계자의 설명과는 전혀 달랐다.

    24일 통화한 8군단 관계자는 "폭행과 폭언이었다"고 밝혔다.

  • ▲ 8군단 관계자가 말한, 22일 당시 임 병장과 군 병력 간의 교전 상황 중계. [사진: 당시 YTN 보도화면 캡쳐]
    ▲ 8군단 관계자가 말한, 22일 당시 임 병장과 군 병력 간의 교전 상황 중계. [사진: 당시 YTN 보도화면 캡쳐]

    “당시 많은 기자들이 명파 초등학교 주변에서 취재하고 있었다.
    이때 총소리가 들렸다.
    저희들이 듣기에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총소리가 나서
    안전을 위해 기자들에게 통제선 바깥으로 나가달라,
    인근 주택 등으로 대피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부분의 취재 기자들은 여기에 응해 뒤로 물러섰다.

    이때 한겨레 기자 일행이 차를 타고 들어왔다.
    당시 도로에는 작전지역에 차량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장애물로 막아 놨는데 이를 요리조리 피해서 들어왔다.
    이 모습을 보고 제가 차를 가로 막으면서
    “들어가시면 안 된다”고 제지했다.

    그러자 차에 타고 있던 한겨레 기자가 내려
    '왜 취재를 막느냐'고 반말로 항의했다.”


    8군단 관계자는,
    이때 한겨레 기자 A씨가 차에서 내리면서
    차량출입을 제지하는 장교에게 반말로 항의하면서,
    욕설을 퍼부었다고 주장했다. 

    “저는 처음에는
    ‘기자님,
    금방 인근에서 총소리가 났다.

    너무 위험하니 안으로 들어가시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한겨레 기자가 계속 쌍욕을 섞어 반말을 하기에
    ‘반말하지 마시라, 욕설 그만 하시라’고 그랬다.
    그래도 막무가내로 들어간다고 하기에
    ‘계속 그러시면 안 된다.
    만에 하나 저기 들어갔다

    총 맞아 다치시면 어떻게 하실 거냐?
    이렇게 통제한 곳을 뚫고 들어가서 다치시면
    저희도 큰 문제가 생긴다’고 했더니
    ‘비켜, 내가 전쟁터 같은 데서도 싸운 사람이야’라고
    소리치며 욕설을 했다.”


    8군단 관계자에 따르면
    A기자는 장병들에게
    "비켜, 이 XX야. 어디 감히…."
    "야이, X발 새X들, 이런 X같은 XX들이…어디서"
    등의
    험악한 표현을 써가며 장병들의 통제를 무시했다고 한다.

    8군단 관계자는 “이런 시비가 10여 분 동안 이어졌다”고 전했다. 

  • ▲ 23일 임 병장을 생포하기 전까지 교전 지역 장병들의 모습. 교전에 대비해 엄폐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기자들이 부상 또는 사망하면 결국 책임은 군에서 진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3일 임 병장을 생포하기 전까지 교전 지역 장병들의 모습. 교전에 대비해 엄폐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기자들이 부상 또는 사망하면 결국 책임은 군에서 진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관계자는 A기자가 하도 욕설을 해서
    “자꾸 그러시면 녹취하겠다”고 하니까,
    “어디 마음대로 해, 해봐”라고 답해
    욕설과 행패 부린 내용을 대부분 녹취했다고 전했다.

    A기자의 ‘군인 무시’는
    그 뒤로도 이어졌다는 게 8군단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그 뒤 (A기자가) 포위망 가까이로 접근해 사진을 찍기에
    위험하니 뒤로 가달라’고 했다.
    하지만 말을 듣지 않았다.

    이때 마침 후방으로 철수하는 지원 병력들이 있어,
    병력을 인솔하는 상사 한 분에게 ‘저 기자 분 모시로 뒤로 가달라’고 했고,
    해당 상사가 A기자에게
    ‘가시자’
    고 요청했다. 

    이때 A기자가 그 상사 조인트(정강이)를 발로 차면서
    ‘이 새끼, 저 새끼’ 욕설을 퍼부었다.
    제가 그 모습을 보고 말리자 팔을 뿌리쳤다.
    이때, 물론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A기자가 들고 있던 카메라에 팔을 긁혀 찰과상을 입었다.” 


    8군단 관계자는 국방부가 22일 전달한 문자메시지에서
    ‘초병 폭행’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초병은 아니었다”고
    정정하면서도
    “하지만 군인이 맞은 건 사실아니냐”고 반문했다.

  • ▲ 23일 임 병장을 생포하기 전까지 교전 지역 장병들의 모습. 교전에 대비해 엄폐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기자들이 부상 또는 사망하면 결국 책임은 군에서 진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폭행당한 상사는,
    엄밀하게 말하면 초병은 아니었다.

    작전 중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고 동시에 기자를 안내하는 인솔자였다.
    기자들의 안전을 위한 안내 임무를 맡은 군인이라고 할 수 있다.”


    A기자 옆에 있던 다른 기자는 어느 언론사 소속이었는지,
    A기자처럼 행동했는지 묻자,
    8군단 관계자는 이렇게 답했다.

    “당시 3명의 사진기자가 있었다.
    1명은 S신문이었고, 1명은 C일보 기자로 보였다.

    이들도 자신들을 통제하는 장병들에게 거세게 항의했지만
    A기자와는 달랐다.

    S신문 기자는 처음부터 반말을 하거나 폭언을 하지는 않았다.
    나중에는 폭언을 했지만, 장병을 위협하지는 않았다.
    C일보 기자로 보이는 사람은 항의는 했어도 욕설은 하지 않았다. 

    반면 A기자는 매우 공격적이었다.
    처음부터 반말이었고 장병을 때리려는 의도가 보였다.”


    8군단 관계자에게
    한겨레 측의 해명 내용을 알려주며 사실이냐고 묻자
    이렇게 전해달라고 답했다.

    “당시 A기자가 했던 행동이 현장 취재 중의 관행이라고?
    그렇다면 앞으로 나도 A기자나 그 소속사 기자들을 보면
    똑같이 해드릴 것이라고 전해 달라.
    똑.같.이.

    군인이 기자에게 욕설섞은 반말하고 위협하면
    기자들이 과연 뭐라고 할지 궁금하다.” 


    8군단 관계자는 A기자에 대한 법적조치는 국방부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물론 이번에 A기자에게 폭행당한 군인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A기자가 군인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를 계속 보인 것은 사실이다.
    그건 사실 심각한 일이다.

    초병은 아니었지만 임무수행 중인 군인을 폭행한 것은 사실 아니냐.
    초병 폭행의 경우라면 더욱 엄격하게 처리했을 것이다.
    이후의 법적 조치는 국방부의 뜻에 따를 것이다.” 


    한겨레 신문 A기자의 추태가 드러난 건
    국방부 대변인실에서
    지난 22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때문이었다.

    당시 문자메시지에는
    “한 언론사 기자가 초병을 폭행하는 등
    작전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돼 있었다. 

    그럼에도 한겨레 신문 측에서
    '뉴데일리의 오보' '취재 기자의 관행'을 주장하는 것은 왜 일까.

    혹시 군부대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2006년 평택 대추리 사건 때의 '잘못된 판결'을 듣고 그런 건 아닐까.

  • ▲ 2006년 평택 대추리 사태 당시 부지 경계 중이던 초병들을 폭행하는 시위대. 그 뒤로 민노당 깃발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정권의 비호 덕에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 [자료사진]
    ▲ 2006년 평택 대추리 사태 당시 부지 경계 중이던 초병들을 폭행하는 시위대. 그 뒤로 민노당 깃발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정권의 비호 덕에 제대로 된 처벌조차 받지 않았다. [자료사진]


    평택 대추리 사태 당시
    좌파 진영 시위대는 이 지역에서 행정대집행을 하던 경찰 뿐만 아니라
    미군기지 이전부지에서 경계임무를 맡고 있던 초병들을 집단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는 철조망과 철책을 자르고 부지 내부로 침입했다.

    당시 평택 대추리에서 초병들을 폭행한 시위대는
    군 형법에 따르면 징역형을 받아야 했지만,
    당시 盧정권은 '인권'과 '여론' 문제를 내세워
    이들을 강력하게 처벌하지 않았다. 

    이후 지금까지 군인들이 민간인 등에게
    폭행 당하거나 피해를 입어도 그냥 넘어가는 '관례'가 생겨버렸다.
    혹시 A기자 또한 이런 사례를 많이 봐서 "별 일 아니다"라고 생각한 건 아닐까.

    한편 국방부 측에서는
    한겨레 A기자의 폭언과 폭행에 대한 증거 자료를 8군단으로부터 받아
    A기자에 대한 법적 조치와 함께
    해당 사건을 언론에 공개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8군단 측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은 국방부 공보 관계자는
    2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켜보라"고 답했다.

    “녹취록 등의 자료를 받아 상부에 보고할 것이다.
    당국에서 곧 조치하고 보도자료도 낼 테니 한 번 지켜보시라.”


    만약 국방부가 이번 한겨레 A기자의 폭행 건에 대해
    그냥 넘어갈 경우에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크게 잃어버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