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 이재봉, '내란음모 사건' 이석기측 증인 출석해"자주성 가장 높은 북한군, 미군은 한반도 평화 걸림돌""진보는 북한 소행 못믿지만 북한 했으리라 분명히 짐작"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 등 RO 조직의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재판에 이석기 의원 측 증인으로 출석한 이재봉 원광대 평화연구소 소장이 북한이 자행한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에 대해 "남한이 자극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 심리로 이날 진행된 이 의원 등에 대한 항소심 8회 공판에서 이재봉 소장은 "우리 사회에서 이런 얘기를 하면 친북으로 매도 당하기 때문에 의견을 얘기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천안함 사건은 남한과 미국이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북한 코앞에서 벌이느라 북한을 자극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연평도 사건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영해라고 훈련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남한이 무시하고 강행해 벌어진 일"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보 진영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믿지 못한다고 하지만 (나는) 북한이 했으리라고는 분명히 짐작한다"고 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남한의 민간인까지 죽었다는 것은 용서 못할 행위"라고 덧붙이면서도 "북한이 도발했다고 하기 전에 '배경'을 먼저 봐야 한다"며  주장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대해서는 "남북정상이 6·4선언을 통해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안을 남한이 지키지 않고 있다"며 "김영삼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도 'NLL은 남측 배가 북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이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대해서는 "미국의 위협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며 "주체사상 중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비판할 건 비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세습을 미화하는 부분은 비난해야 하지만 철학적 측면은 본받을 점이 상당히 많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북한을 흔히 '북괴', '괴뢰'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라며 "괴뢰는 가짜, 허수아비라는 소리인데 자주성이 가장 높은 군대가 북한 군대"라고 주장했다고 <뉴스1>은 보도했다.

    이처럼 북한을 옹호하는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는 이재봉 소장에 대해 같은 날 <경향신문>은 '원로학자'라고 소개하며 다른 야마로 기사를 작성했다.

    경향신문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내란음모를 꾸미려했다는 2013년 5월 12일과 그 이전에 한반도에 전쟁위협 자체가 없었다는 원로학자의 주장이 나왔다"고 보도하며 제목 앞에는 '속보'까지 붙였다.

    경향신문은 "북한이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과장된 발언을 한 것에 불과할 뿐 2013년 3~5월 그 어느 때에도 전쟁위기 상황은 온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이 자행한 천안함 폭침ㆍ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 정권이 아니라 우리 정부에 책임을 묻는 발언을 한 인물은 이재봉 소장 말고도 또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관훈토론회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과 관련, “이 정부 들어 (정부가) 북한을 자극해서 억울한 장병들이 수장된 것”이라고 주장해 거센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과거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는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인데, 북쪽을 자극해서 우리가 얻을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누가 우리를 침공하면 당연히 대응을 해야 하지만, 이번 경우는 그런 것도 아니고 왜 이런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