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중간에서 누가 손 댔나
  • 당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 당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서청원 의원. ⓒ연합뉴스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후보자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한바탕 논란이 일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가 지난 17~18일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는 자료 문건 때문이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서청원 의원은 43.8%를 얻어 김무성 의원(38.2%)을 약 5%p 차로 앞섰다.

    <뉴데일리>는 19일 오후 해당 자료를 서청원 캠프 측에게서 전달 받고 기사를 작성했다.

    앞서 일부 매체가 관련 여론조사 내용을 보도한 뒤였다.

    기사를 작성하던 중 수치 오류를 발견하기도 했다.

    여야를 포함해 각 정당 지지자들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자 중 누구를 선택했는지를 묻는 부분에서 심각한 오류를 발견한 것이다.  

    당시 기자는 새누리당 당사에서 여론조사 자료를 검토하고 있었다.
    서청원 의원이 공식 출마회견을 하던 터였다.

    이후 뉴데일리는 서청원 캠프 측에 자료 확인을 요청하고 약 10분 뒤 정정된 자료를 받았다.

    그런데 정정된 자료를 토대로 기사를 내보낸 직후 돌연 김무성 캠프 측에서 항의가 빗발쳤다.
    “서청원 의원 측이 여론조사의 통계를 왜곡하고 조작했다”는 게 김무성 의원 측의 주장이다.

    김무성 캠프는 다음날인 20일 보도자료를 내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수정된 내용을 보면 새누리당 지지자의 경우 김무성 후보의 지지도는 34.2%에서 22.2%로, 서청원 의원은 15.6%에서 27.6%으로 바꾸었다. 예컨대 김무성 지지율을 12%를 빼 서청원 후보 지지율에 12% 더하는 방식으로 재구성된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1~2차 자료에서 후보의 순위만 바뀌고 다른 후보의 지지율은 그대로라는 점도 이 조사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다음날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한바탕 논란이 일자 뉴데일리는 해당 기사를 내리고 사건의 진상을 취재하기 시작했다.

    확인 결과, 열쇠는 여론조사를 진행한 모노리서치와 서청원 의원 측이 쥐고 있었다.

    먼저 기자에게 자료를 전달한 서청원 캠프 관계자에게 물었다.

    이 관계자는 “분명 모노리서치를 통해 자료를 받았고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수치 오류에 대해선 “당시 관계자가 실수로 다른 자료를 보낸 것 같다”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모노리서치의 누구에게 자료를 받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것까지 답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어 모노리서치 측에 물었다.

    모노리서치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결과는 실제 여론조사 결과와 전혀 다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럼 여론조사 결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것이냐’는 질문에 모노리서치 관계자는 “자료를 받은 쪽에 물어보라”며 입을 닫았다.

    모노리서치 측은 여론조사를 의뢰한 측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그래서 다시 서청원 의원 측 관계자와 접촉했다. 
     
    이 관계자는 “뻔히 드러날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고 모노리서치 쪽에서 자료를 받은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노리서치의 태도가 왜 갑자기 돌변한 것인지 누군가의 압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모노리서치의 누구에게 자료를 받은 것이냐’고 기자가 재차 묻자 “중간에 누가 있다. 더 이상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여론조사를 놓고 양측이 “난 모르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왜 이렇다 할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일까?

    서청원 의원 측과 모노리서치는 이번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놔야 할 것이다.

    당을 이끄는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이번 사건은 단순히 덮고 넘어갈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모노리서치가 됐든, 서청원 의원 측이 됐든, 당원과 국민들을 납득할 수 있는 답변을 내놔야 향후 전당대회 결과를 둘러싼 잡음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