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지명 후 반민족 인사 돼”…15일, 창성동 별관서 논란 인 발언·칼럼 관련 사과문 발표
  • ▲ 15일 오후 2시,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사과문을 읽기 전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일 오후 2시,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사과문을 읽기 전 고개 숙여 사과를 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창극 총리 후보가
    지난 4월 서울대 강의 중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했던 발언
    등에 대해 15일 “본의와 다르게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문창극 후보 총리는 또한
    故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과 관련한 칼럼에 대해서도
    “유족과 국민들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려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집무실로 출근한
    문창극 총리 후보는 며칠 동안 언론들이 제기한 ‘논란’에 대해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다”며 말문을 열었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이 시점에서 제기된 의혹과 논란에 대해 해명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았다”며
    기자들과 만나 사과문을 읽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제가 말을 잘 못해 실수할까봐
    미리 준비해 온 메모를 읽겠다”며 사과문을 읽었다.

    “며칠을 혼란 속에 지내면서
    결국 이것은 저의 진심을 여러분께 정확히 전달해 드리지 못한
    표현의 미숙함에 있다고 생각했고,
    글을 썼던 사람으로서 이 점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저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아 몇 말씀 드리려 한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지난 4월 서울대 강의에서 나왔던 위안부 발언과 관련,
    “일본에 대한 저의 역사인식은 여러분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위안부 문제의 경우,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위안부는 분명히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다.
    그러나 본의와 다르게 (제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다.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이어
    KBS가 9시 뉴스를 통해 편집해 보도한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발언에도 왜곡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도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를 주셨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였다.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큰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다.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명제는 조국통일이다.
    통일도 이뤄질 것을 믿기에
    분단의 상황이 아프지만 견딜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문창극 총리 후보는
    수 년 전에 썼던 故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에 대한 칼럼에 대해서도
    “언론인 시절에 있었던 일이며 공직을 맡을 경우에는 전혀 달라질 것”이라고 사과했다.

    “(故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의)
    유족과 국민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다.
    제가 이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저의 진심을 알아 달라.”


    문창극 총리 후보는
    야당과 여권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 ▲ 15일 오후 2시,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사과문을 읽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5일 오후 2시,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사과문을 읽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는 평생을 이 나라를 사랑하며 살아왔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될까 나름대로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총리로 지명 받은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다.
    며칠을 혼란 속에 지내면서 결국 이것은
    저의 진심을 여러분께 정확히 전달해드리지 못한 표현의 미숙함에 있다고 생각했다.
    글을 썼던 사람으로서 이 점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문창극 후보는 논란이 된 부분을 모두 해명한 뒤
    기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섰다.

    한편 문창극 후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자신의 칼럼 등에 대해
    해명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야당은 다시 비난을 퍼부었다.

    문재인 새민련 의원은
    “문창극 후보의 총리 임명 강행은
    국민과 박근혜 대통령 모두에게 불행을 야기할 것”이라며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현재 대부분의 언론들은
    문창극 총리 후보의 발표 전문을 옮기기 보다는
    일부 발언을 놓고 해석해 전달하면서 그에 대한 비난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다음은 문창극 총리 후보의 사과문 全文이다.

    제가 말할 수 없는 그런 참담한 심정으로 며칠을 보냈습니다.

    저는 원래 말을 잘 못합니다. 혹시 제가 실수를 할까봐 두려워서 메모를 해왔습니다. 메모를 읽겠습니다.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평생을 이 나라를 사랑하며 살아왔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될까 나름대로 고민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총리로 지명받은 다음날부터 갑자기 제가 반민족적인 사람이 돼버렸습니다.

    저는 이 일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 놀랍고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한 말, 제가 쓴 글 들에 대해 쏟아지는 비판을 보면서 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습니다. 그러나 며칠을 혼란속에 지내면서 결국 이것은 저의 진심을 여러분께 정확히 전달해드리지 못한 표현의 미숙함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썼던 사람으로써 이 점을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저에게 쏟아지는 많은 의혹들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는다면 더 큰 오해와 불신이 생길 것 같아 몇 말씀 드리려 합니다

    온누리 교회 강연은 저희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우리 삶의 모든 것에 하나님의 뜻이 있다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강연은) 하나님이 우리 대한민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고난도 허락하시고, 이를 통해 단련을 시키셨으나 그 고난 후에는 길을 열어주셔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조선 민족이 게으로다'는 말은 제 얘기가 아닙니다. 1894년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에 나옵니다. 비숍 여사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당시 조선 사람들이 일하지 않는 것은 양반들의 수탈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도나 연해주로 이주해 간 조선인들은 자신이 일한 만큼 모두 자기 것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 민족은 세계가 인정하는 부지런한 민족이 아닙니까. 강연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당시 조선의 위정자들과 양반들의 행태와 처신을 지적한 것이고,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이 똑바로 해야한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이었습니다.

    나라는 무너지고 있는데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고 백성들을 수탈하는데만 열을 올렸던 당시 위정자들 때문에 나라를 잃게 됐다는 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세계 10위의 그 경제대국이 아닙니까? 그것은 우리 국민이 얼마나 부지런했다는 것, 그건 삼척동자도 아는 거 아닙니까?

    일본에 대한 저의 역사인식은 여러분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위안부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위안부는 분명히 반인륜적인 범죄행위입니다.

    저는 세 딸의 아버지입니다. 딸만을 둔 아빠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마치 제가 지금 당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찔리고 아픕니다. 누구보다 더 참담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분개하고 있습니다.

    ‘왜 일본은 독일처럼 사과를 하지 못할까, 왜 좀 진정성 있게 사과하지 않을까, 그들의 진정한 사과로 우리의 마음을 풀 수 있을텐데, 그러면 양국이 앞으로 같이 나갈 수 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에서 쓴 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진실한 사과가 전제되지 않고 금전적 배상에 치우친 것 같은 당시의 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입니다. 그러나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일본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이것은 일반 역사 인식이 아니라 교회안에서,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었습니다. 전체 강연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입니다.

    "식민지배와 분단이라는 시련을 통해 우리 민족이 더 강해졌습니다. 그 시련을 통해서 우리는 해방을 맞았고 공산주의를 극복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오늘의 부강한 대한민국이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명제는 조국통일입니다. 통일도 이뤄질 것을 믿기에 이 분단의 상황이 아프지만 견딜 수 밖에 없습니다" 


    는 취지의 말이었습니다.

    "나라가 가난할 때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근면하고 절약하지만 번영이 오면 타락하고 부패하는 역사의 싸이클을 막기 위해서도 도덕과 개혁의 나라가 되어야 한다.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책임이 있다"


    는 말을 한 것입니다.


    두 분 대통령님에 대해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관련 칼럼은, 당시 시중에 일부 회자되었던 비자금 문제나 해외 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인데 당시 김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한 상황이어서 가족들과 그분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몹시 서운한 감정을 갖게 한 것은 사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 관련 칼럼도 전직 대통령인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 방법을 선택한 것은 공인의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입니다. 유족들과 국민들께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습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써 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이제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저의 진심을 여러분들께서 알아주시기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