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 기념사업회, 고승덕 후보에 공개질의“주민 10명 의견, 서초구민 전체 여론처럼 주장”
  • ▲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81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81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헌화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고승덕(서초을) 한나라당 의원은, 양재동 ‘시민의 숲’ 명칭을 ‘매헌공원’으로 바꾸지 말아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중략) 고 의원은 “공원 명을 윤 의사의 호를 따 ‘매헌’으로 하자는 일부 의견이 있으나, 윤 의사는 서초구와 아무 연고가 없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 매헌기념관이 특별히 서초구 내에 있을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2008년 8월14일자, <시민 숲→매헌공원 연고 논란 번져>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지난 2008년 국회의원 신분으로 ‘양재 시민의 숲’ 명칭을 윤봉길 의사의 호를 딴 ‘매헌 공원’으로 바꾸려는 계획을 반대한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고승덕 의원은 윤봉길 의사가 서초구에 아무런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공원 안에 윤 의사를 추모하는 기념관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특히 고승덕 의원은 불과 10명의 지역주민 의견을 마치 구민 전체의 의견인양 내세워, 공원 명칭 변경을 반대했다.

    고승덕 의원의 이런 행태는 당시에도 적지 않은 물의를 빚었다.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와 윤 의사 가문인 파평윤씨 종친회 등의 반발은 거셌다.

    기념사업회측은 민족의 영웅인 윤봉길 의사를 기리는 사업을 현직 국회의원이 지역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의원으로서 고승덕 의원의 자질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민족 영웅인 윤봉길 의사의 기념사업을 연고 논리로 따지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대한민국의 윤봉길을 충난 예산의 윤봉길로 깎아 내릴 수 있나.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애국선열에게 잿밥을 뿌리는 사람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 황의만 매헌 유봉길 기념사업회 집행위원장, 위 기사 내용 중 일부


    고승덕 의원이 “윤봉길 의사와 서초구 사이에 연고가 없다”며 공원 명칭 변경을 반대한 사실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서울의 주요거리에 충무로와 을지로 등 위인의 이름을 붙이고, 강남구에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도산공원이 있는 이유는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는 지적도 나왔다.

    충무로와 이순신 장군, 을지로와 을지문덕 장군, 강남구(도산공원 소재)와 안창호 선생 사이에 무슨 연고가 있는가.

    (중략)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한 위인에 대해 이름 하나 붙이는 것으로 시시비비하는 것은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 파평 윤씨 윤병철 대종회장, 위 기사 중 일부


    특히 고승덕 의원이 10명에 불과한 지역주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이런 주장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민의를 전달해야 할 국회의원이 오히려 민심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논란은 고승덕 후보가 서울교육감에 출마하면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당시 고승덕 의원을 거세게 비판했던 (사)매헌 윤봉길 기념사업회는 지난 28일, 고승덕 후보를 상대로 공개질의를 했다.

    기념사업회측은 서울교육을 책임질 교육감 후보라면 올바른 역사인식과 함께 합당한 도덕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면서 고승덕 후보에게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누구인지 알 수도 없는 서초구민 10명의 여론조사를 근거로 고승덕 전 의원은 “서초구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윤봉길 공원을 반대했습니다.

    주민 10명의 견해를 40만이 넘는 서초구민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주장했습니다.

    미래 주역들에게 인성과 역사교육을 가르칠 의무가 책임이 있는 교육감직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해 공개질의합니다.

       - (사)매헌 윤봉길 기념사업회


    기념사업회가 고승덕 후보에게 답변을 요구한 질의사항은 모두 6개 항목이다.

    특히 기념사업회는 고승덕 후보에게 “도산로와 안창호는 관계가 없다는 식의 편협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분명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다음은 기념사업회가 고승덕 후보에게 보낸 공개질의 내용 전문이다.


    (사)매헌윤봉길기념사업회는 고승덕 서울시 교육감 후보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공개 질의한다.


    1. 윤봉길의사가 서초구와 아무런 연고가 없다고 말한 이유를 밝혀라!

    윤봉길의사는 빼앗긴 국토를 되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사른 우리나라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이다. 윤봉길의사가 서초구와 아무런 연고가 없다면 서초구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아니란 말인가?

    1. 윤봉길기념관이 특별히 서초구 관내에 있어서는 안 될 이유를 명백히 밝혀라!

    중국 상해 홍구공원(현 노신공원)내 의거 현장에 윤봉길기념관이 있고, 윤봉길의사가 순국하신 일본 가나자와 순국지에도 윤봉길의사순국기념비가 웅장히 건립되어 있다. 다른 나라에도 있는 윤봉길기념관이 서초구에 특별히 있어서는 안 될 이유가 무엇인가?

    1. 고승덕 후보는 윤봉길의사의 위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명백히 발혀라!

    윤봉길기념관이 고승덕 후보의 눈에는 작게 보여 2008년 8월 발언했듯, 기념관이 하나의 ‘조그마한 시설물’ 정도로만 보이는가. 윤봉길기념관은 윤봉길의사의 독립정신이 깃들어 있는 민족의 전당이다. 고승덕 후보는 윤봉길의사의 위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명백히 밝혀라.

    1. 고승덕 후보는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되면 윤봉길의사를 비롯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을 학생들에게 어떤 정신과 교육 철학으로 가르칠 것인가 밝혀 달라.

    1. 고승덕 후보는 아직도 서울 강남지역의 도산로와 안창호는 어떤 연고도 없고, 양재천 변의 매헌로 또한 윤봉길의사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식의 편협한 역사인식을 갖고 있는지 이번 기회를 통해 분명히 밝혀 달라.

    1. 고승덕 후보는 교육감에 당선되면 18세의 나이에 농민운동을 시작하고, <농민독본>이라는 전3권의 농촌계몽서를 집필한 인문학자이자 <각곡독서회>를 만들어 일찍이 독서운동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던 윤봉길의사의 업적을 ‘영원한 청년 정신’의 표상으로 받들어 청소년들에게 교육할 자세는 되어 있는가?
    이번 기회에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혀주기 바란다.

    2014년 5월 28일

    사단법인 매헌 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