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보수 주장 고승덕에 대한 자질 시비..‘말 바꾸기’ 논란, 해명 필요해
  • ▲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 뉴데일리 DB
    ▲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 뉴데일리 DB


    TV 스타 예능인에서 주식전문가로, 주식전문가에서 스타(?) 정치인으로 활동하다가 끝내는 정치권으로부터 외면을 당하더니,
    어느 날 교육계 변방에 슬그머니 발을 들이밀었다가 이제는 정통보수 교육자임을 자처하며 보수교육감 단일화 노력을 폄훼한다.

    서울시교육감선거 보수단일화를 거부한 고승덕 후보는 카멜레온처럼 말 바꾸기에 능한 정치꾼이지 건전한 보수후보가 아니다.

       - <올바른교육감 추대 전국회의> 김정욱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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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단일화는 진영논리에 의한 것.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에서 추진한 보수단일화 과정은 다수 시민단체를 들러리로 세우고 소수의 교육관료 세력이 주도한 것.

    정치권이나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고 [보수·진보 단일 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말자.

       - 13일 고승덕 후보 서울시교육청 기자간담회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진실게임
    보수교육계의 ‘고승덕’ 비판..

    6.4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막을 올린 22일, ‘스타성’을 무기 삼아 서울교육감 선거 초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고승덕 후보에 대해, 보수교육계와 시민사회가 [교육감 자질론]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섰다.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교육계와 시민사외 원로들을 ‘진영논리에 기댄 교육관료 세력’으로 비하하는 무례를 서슴지 않는 사람에게 서울교육을 맡길 수 없다는 뜻도 나타냈다.

    특히 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를 추진한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이하 올바른 교육감)측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고승덕 후보의 [말 바꾸기]를 거세게 비판하면서, 교육감 후보로서의 자질 문제를 제기했다.

    올바른 교육감은 22일 논평을 통해, “후보단일화를 진영논리라고 비판하면서 처음부터 절차에 참여치 않았다”고 주장한 고승덕 후보가, 단일후보 추대와 관련돼 누구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올바른 교육감측의 논평에 따르면, 고승덕 후보는 보수 단일후보 추대기구 출범 직후 단체 관계자와의 식사를 먼저 제의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지난달 보수교육계 및 시민사회단체 원로들과 후보단일화를 주제로 조찬모임을 가진 사실도 드러났다.

    고승덕 후보와의 접촉 사실을 밝힌 올바른 교육감측은, “후보단일화가 소수의 교육관료 세력에 의해 주도됐다”는 고승덕 후보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고승덕 후보가 원로 교육자와 시민단체 대표들을 마치 부패한 교육관료 세력처럼 폄훼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올바른 교육감측은 교육감 후보단일화를 [진영논리]에 기댄 구태로 규정한 고승덕 후보의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후보단일화를 교육관료 세력이 주도한 진영논리라고 비난한 고승덕 후보가, 일부 시민단체들이 참여한 ‘좋은 후보’ 선정을, 자신에 대한 지지표명으로 선전하는 행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승덕 후보는 다른 어떤 후보보다도 먼저 올바른 교육감측에 접촉을 시도했다.

    3월 24일께 고 후보는 올바른 교육감 사무국 운영위원장인 서정화 교수에게 전화해 이틀 뒤 시내 모 호텔에서 조찬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고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왔을 때 난 고후보가 교육감에 뜻이 있는 사람인지 몰랐었고, 전화번호도 몰랐다.

    근데 내 연락처를 어떻게 알았는지 먼저 전화가 와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조찬 하루 전인 25일 저녁 10시경 전화가 와서 약속을 취소하는 바람에 만나지 못했다.

       - 올바른 교육감 측 논평, 서정화 교수 발언 중 일부


    후보단일화 추대절차 규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경선 참여를 거부한 고승덕 후보가, 올바른 교육감측에 만남을 제의해 지난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학계 및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만났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후보단일화와 관련돼 지금까지 고승덕 후보가 보인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후보단일화를 주제로 학계 및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두 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졌으면서도 이런 사실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명이 필요하다.

    고 후보는 “진영논리에 반대해 후보단일화 과정에 처음부터 참여지 않았다”며 후보단일화 절차 불참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후보단일화를 권유하는 학계 및 시민사회 대표들과의 만남 사실은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고승덕의 ‘진영논리’ 비판은 정당한가?

    올바른 교육감측의 후보단일화를 [진영논리에 기댄 정치적 행보]라고 비판하면서, 다른 시민단체가 주도한 ‘좋은 후보’ 선정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받아들인 태도 역시, 교육감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단체들이 보수교육감 단일후보 작업을 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고요.

    (중략) 교육과 정치가 분리돼야 하는데, 왜 이렇게 정치권을 끌어들여서 하는지 모르겠고, 그것도 일부 보수단체에 지나지 않습니다.

    (중략) 아마 내일부터 보수단체들이 저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언론에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5월 19일, 고승덕 후보,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 중 일부


    고승덕 후보가 말한 [보수단체들의 지지 움직임]은, 2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4지방선거 좋은 후보 선정’ 기자회견을 가리킨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치적으로 중도적 성향을 보이는 시민사회단체들이 구성한 <시민유권자운동본부>가 주도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고승덕 후보를 비롯해 모두 23명의 ‘좋은 후보’를 발표했다.

    운동본부의 ‘좋은 후보’ 선정이 공정했는가의 여부와 관계없이, 교육에 있어서의 정치성 배제를 강조한 고승덕 후보가, 정치적 성격을 무시할 수 없는 시민단체의 ‘좋은 후보’ 선정을 자신에 대한 지지로 홍보한 것은, 분명한 모순이다.

    고승덕 후보의 이런 태도는 ‘의뭉스럽다’는 비판을 불러 일으킨다.

    올바른 교육감측이 ‘카멜레온’, ‘정치꾼’과 같은 자극적 표현을 써 가며, 고승덕 후보의 ‘도덕성’을 비판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교육은 ‘코메디’가 아니다.

    고승덕 후보의 교육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고승덕 후보는 대학교 겸임교원 및 시간강사 경력을 근거로, 충분한 교육경력을 갖췄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고승덕 후보에게, 100만명이 넘는 유초중고 학생들의 교육을 이끌만한 경륜과 노하우가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교실과 학교를 모르는 사람이 교육수장이 됐을 때, 학교 현장이 얼마나 극심한 혼란을 겪는가는 지난 곽노현 전 교육감의 예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재임한 2년 반 동안 교실은 극도의 갈등 속에서 신음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학교 확대, 학생인권조례는 교장과 교사, 학생과 교사, 학교와 학부모를 갈라서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서울교육감 출마 후보자에게 제도권 교육, 즉 공교육에 대한 경륜과 노하우를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학 겸임교수와 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 경력만으로, [중병에 걸린 서울교육을 진단하고 치료하겠다]는 발상은 위험천만하다.

    학교는 청소년쉼터가 아니다.

    고승덕 후보는 자신을 향한 ‘자질 시비’를 근거 없는 음해로 매도하기에 앞서, 공교육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고시 3관왕], [고승덕 공부법], [방송 활동]을 통해 얻은 ‘스타성’에 기대, 유권자들을 현혹한다는 지적을 받고 싶지 않다면, 자신이 ‘준비된 교육감 후보’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한다.

    지금 서울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필요한 교육수장은, ‘연예인 교육감’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