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안내문 발송 계기로, ‘단일후보 명칭 사용’ 후보 압박단일후보 경선 불참 따른 비판 무마..‘문용린 견제’ 이중 포석
  • ▲ 고승덕 후보가 단일후보 명칭 사용과 관련된 비판을 거듭하면서, 후보단일화 경선에 불참한 후보가 이제와서 다른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진 뉴데일리 DB
    ▲ 고승덕 후보가 단일후보 명칭 사용과 관련된 비판을 거듭하면서, 후보단일화 경선에 불참한 후보가 이제와서 다른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사진 뉴데일리 DB

    6.4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고승덕 후보가 ‘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다시 한 번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고승덕 후보는 이미 지난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단일후보 명칭 사용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후보들 스스로 이런 명칭 사용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승덕 후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일 서울시선관위가 교육감 후보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거듭 거부감을 드러냈다.

    특히 고승덕 후보는 단일후보 명칭 사용이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면서, 단일후보 명칭 포기를 다른 후보들에게 압박했다.

    고승덕 후보의 이런 움직임은 표면적으로는, 보수단일후보와 진보단일후보 모두를 겨냥한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보수단일후보로 추대된 문용린 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견제가 주목적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나아가 보수단일화에 불참하면서 “판을 깼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고승덕 후보가,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한 전략이란 관측도 많다.

    고승덕 후보는 지난 3월, 서울교육감 보수단일후보 선정을 위해 구성된 민간기구인 ‘올바른교육감’측과 가장 먼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적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앞서 고승덕 후보는, 출마선언 및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진영, “처음부터 보수단일화 경선 절차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고승덕 후보는 “진영논리에 기댄 선거운동을 반대한다”는 뜻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런 고승덕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고승덕 후보는 보수 단일후보 추대를 위한 민간기구가 출범하자마자 가장 먼저 핵심관계자에게 식사를 제의하는 등 후보단일화 경선 참여를 적극 검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진영논리에 기대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할 의사가 없었다”는 고승덕 후보의 주장을 무색케 한다.

    단일후보 경선 절차에 대한 불만으로 참여를 거부한 고승덕 후보에게, 문용린 후보의 ‘보수 단일후보’ 명칭 사용이 달가울 리 없다.

    더구나 어떤 선거보다도 높은 도덕적 가치가 강조되는 교육감 후보로서, 고승덕 후보가 후보단일화 경선과 관련돼 자신의 입장을 번복한 사실은, 감추고 싶은 치부가 될 수밖에 없다.

    고승덕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 달리 유독 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맥락에서 단일후보 명칭에 관한 고승덕 후보의 공세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고승덕 후보는 이날도 서울시선관위의 안내문 발송 사실을 근거로 “단일화나 추대에 참여한 단체들의 명기 없는 단일후보 명칭 사용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단일 후보라는 명칭을 표기하려면 유권자가 오신하지 않도록 선거운동용 명함, 홈페이지, 현수막 등에 단일화에 참여한 정당이나 단체 등 구체적인 단일화의 유형을 모두 명기해야 한다.

    현재와 같이 ‘보수 단일 후보’, ‘진보 단일 후보’라고만 표기하고, 자신을 단일후보라고 소개하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

       - 고승덕 후보


    고승덕 후보가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근거로 다른 후보들에게 단일후보 명칭 사용 포기를 압박하고 있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단일후보 선정절차에 대한 불만으로 경선에 불참한 고승덕 후보가 이제 와서, 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억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고승덕 후보의 보수단일후보 명칭 사용에 대한 비판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먼저 판 깨고 나간 사람이 보일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승덕 후보의 비판은, 단일후보 경선에 참여한 다른 후보자는 물론이고, 후보단일화를 위해 애쓴 시민사회 대표들과 원로들을 싸잡아 욕보이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