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국이 자기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은 동남아 국가들의 EEZ를 대부분 포함한다. [그래픽: 대기원시보 캡쳐]
    ▲ 중국이 자기 영해라고 주장하는 해역은 동남아 국가들의 EEZ를 대부분 포함한다. [그래픽: 대기원시보 캡쳐]

    지난 5월 2일부터 중국 정부는 베트남 앞바다에서 석유시추 작업을 벌이면서
    “우리 영해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관공선으로 베트남 초계함을 들이받고 물대포를 쏘는 등의 행패를 부렸다. 

    이런 중국 정부의 안하무인에
    베트남 국민들은 자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습격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베트남 초계함을 들이받으면서
    베트남과 필리핀 앞바다까지 자기 영해라고 주장하는 데 반발한
    베트남 시민들은 지난 12일부터 반중시위를 벌이고 있다.

  • ▲ 지난 12일부터 베트남 각지에서 벌어진 반중시위의 한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2일부터 베트남 각지에서 벌어진 반중시위의 한 장면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위는 13일부터 격화돼
    중국기업과 대만기업, 중국인 상점 등에 불을 지르고 약탈하는
    폭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14일 밤 베트남 중부 하띤성에서 일어난 반중시위에서는 21명이 숨졌다.
    이 가운데 16명은 중국인이다.

    하띤 종합병원이 로이터통신에 전한 데 따르면
    지난 14일 밤에 일어난 시위로
    100여 명이 입원했으며 대부분은 중국인이었다고 한다.

    14일,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 공단 주변에서도
    베트남 근로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대만 철강공장을 습격해
    중국인 1명을 살해하게 90여 명에게 부상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 ▲ 베트남 반중시위가 폭동으로 변하자 현지 한국기업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은 동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트남 반중시위가 폭동으로 변하자 현지 한국기업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은 동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기업 또한 이 와중에 습격을 당해
    53곳이 기물파손, 약탈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외교부가 15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현지 교민들 가운데도
    시위대에게 부상을 입은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은 총영사관의 지시에 따라
    공장과 회사 바깥에 태극기와 베트남기, 베트남어와 한국어로
    “우리는 친구”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어
    화를 면한 사례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베트남 반중시위가 격화되자 현지 한국기업이 내 건 현수막.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베트남 반중시위가 격화되자 현지 한국기업이 내 건 현수막.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남아시아와 중국 간의 관계에 관심이 없는 국내 언론들은
    베트남 시위대가 중국인을 살해한 데 대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간의 원한관계는 그 뿌리가 깊다. 

    가깝게는 1998년 5월, 대학생들이 수하르토 정권에 저항해 거리로 뛰쳐나왔다가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사상자가 생기자 그 화(禍)가
    인도네시아 경제의 80% 이상을 장악한 화교(전체 인구의 4%)에게로 향하면서
    일어난 ‘인도네시아 화교 학살(사망자 2,000여 명)’ 사건이 있다.

    베트남의 경우 1979년 중국군의 베트남 침공이후 지금까지도 그 관계는
    남북한 관계만큼이나 ‘살얼음판’이라는 게 지역학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편 일각에서는
    1998년 5월 '인도네시아 화교 학살' 사건의 예를 들며
    베트남 시위대가 중국인을 아무리 살해해도
    중국 공산당 정부는 베트남 앞바다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