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이제 안철수 규탄깃발 들 때, 당대표 퇴진투쟁 불사" 박지원도 가세
  • 호랑이를 잡겠다며 스스로 호랑이 굴에 기어들어간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결국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했다.

    최근 광주시장 후보에 안철수 대표측 윤장현 후보가 전략공천된 것을 두고 당내 강경파 의원들이 거세게 공격하면서 안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정청래 의원과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를 향해 '안철수 규탄', '대표 퇴진 투쟁' 등의 단어를 써가며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지원 의원 역시 13일 "오죽했으면 당의 수석대변인이 의총에서 면전에 두고 당을 떠나라고 했겠나"라고 거들었다.

    박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TV '맹찬형의 시사터치'와의 인터뷰에서 "대변인이 그렇게 의총장에서, 면전에서 당 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한 것은 처음이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들이 우리 130명 새민련 의원들의 마음이었다"며 안 대표 사퇴론에 힘을 보탰다.   

    전략공천이라는 안 대표의 자충수에 사냥 시기를 노리던 맹수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모양새다. 

    앞서 친노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안 대표의 전략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국민과 당원이 원한다면 이제 안철수 규탄의 깃발을 들 때다. 당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국민과 당원이 원한다면 당 대표 퇴진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서울시 기초공천과 관련해서는 '쿠데타', '헌정치독재연합'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전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윤석 대변인도 전남 지역 기초단체장의 최고위원회 인준 지연을 거론하며 "당을 이렇게 어지럽게 이끌고 제대로 이끌 수 없다면 안 대표는 당을 떠나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김한길 대표 역시 안철수 대표를 제대로 이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책임이 있는 만큼 같이 떠나라"고 두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또 "본인이 늘 새 정치는 기득권 버리는 것이라고 한 만큼 나만이 대통령 후보라는, 나뿐이라는 그런 생각 버리고 새 정치 위해 일하라"고 말했다.

    당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아무 말도 못하고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새민련 소속 의원 수십 명이 있는 자리에서 지도부의 일원인 수석대변인이 당 대표에게 당을 떠나라고 면전에서 비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와 관련해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13일 오후 대변인직을 사퇴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으로서 작별을 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 어제 의원총회장에서의 일은 전남도당 위원장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이다.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자의로 사퇴한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끝내 함구한 채 기자회견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