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화유의 시사영어회화] 연재(20)

  • 버스 지나간 뒤 손 드는 꼴이다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지 7개월 만인 1993년 10월10일
전북 부안군 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해서
탑승자 362명 중 29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그 때도 배에 너무 많은 사람을 태우고
짐을 너무 많이 실은 것이 주 원인이었다.
다행히 그 때는 선장이 승객 구출작업을 하다가 숨져
칭찬을 받긴 했다.
그 때도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대통령이 네번이나 바뀌도록 달라진 건 별로 없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운이 없게도 취임 초기에 세월호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따라서 직무 태만했던 역대 정부와 이를 지적하지 못한 언론,
그리고 한국 사회 전체의 무관심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는 것이지,
취임 1년 남짓한 대통령만 탓하는 건 무리가 있다.

 다만 구출작전이 신속하지 못했던 것은 해안경찰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미비했던 제도를 정비해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을 때이지 온 세계가 다 보는 앞에서 집안싸움으로 야단법석을 떨 때가 아니다. 미국에서 2001년 9.11 테러가 났을 때 당시 취임 8개월 된 붓쉬 행정부가 테러 가능성 정보를
무시해서 테러를 당했다고 비난받기도 했지만 아무도 대통령 물러가라고 요구하지는 않았다. 
 
한국 국회는 법사위원회(위원장 박영선 야당원내대표)가 1년 이상 깔아뭉개고 있던
해사안전법 개정안을 세월호가 가라앉고 나서야 부랴부랴 통과시켰다.
수학여행 떠나기 전 학교장이 미리 안전대책을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학교안전사고 예방/보상법’ 개정안도 뒤늦게 통과되었다.

“버스 지나간 뒤 손 드는 꼴”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다.
앞의 것에 해당하는 영어는 miss the bus 또는 miss the boat이고,
나중 것은 mend the barn after the horse is stolen이다. 

 A: These bike locks are still on sale, right?
B: Sorry, you missed the bus. The sale ended yesterday.
A: Really? Just my luck. I will buy one anyway.
    I don't want to mend the barn after the horse is stolen.

A: 이 자전거 자물쇠 아직도 쎄일 중이지요?
B: 미안하지만, 좋은 기회를 놓치셨습니다. 쎄일은 어제 끝났습니다.
A: 정말이에요? 내가 운이 없군. 그래도 하나 사겠어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원치 않으니까요

CopyrightⒸW.Y. Joh 2014 
워싱턴에서 조화유 EnglishOK@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