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고정 부실, 침몰 가속화..승무원들 화물 고정 방법도 몰라
  • ▲ 검경합수부의 수사결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베일을 벗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검경합수부의 수사결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이 베일을 벗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가 활기를 띠면서 사고원인에 대한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의 수사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는 부실한 화물 결박과 부족한 평형수, 상습 과적 등이 결합된 인재(人災)였다.

    청해진해운은 지난 2012년 세월호를 일본으로부터 구입한 뒤 증축(증통)공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탑승인원이 804명에서 921명으로 117명이나 증가했다.
    증설 전 11.27m였던 무게중심은 1.78m로 51cm 높아졌고, 선박 무게도 239톤 늘었다.

    한국선급은 증톤 공사 허용 조건으로 화물량을 구조변경 전 2,437톤에서 987톤으로, 배의 균형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평형수는 1,023톤에서 2,030톤으로 늘릴 것을 주문했다.

    구조변경 공사로 저하된 배의 복원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사고 당시 세월호에 실린 화물의 양은 기준치의 3배에 달하는 3,608톤이었다.
    반면 복원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평형수는 기준치의 1/4만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한 화물 고박도 문제였다.
    승무원들은 고박(화물 고정 작업) 방법을 제대로 몰랐다.
    심지어 일부 화물은 로프로 연결해 묶기만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컨테이너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하는 콘(cone)이 올바르게 연결되지 않았고, 화물을 연결하는 버클과 트위스트락, 라싱 등도 연결하지 않았거나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화물 고박이 세월호의 복원성 상싱은 물론 침몰을 가속화하는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세월호는 부실하게 고정된, 기준치의 3배에 달하는 화물을 싣고 국내에서 조류가 두번째로 빠른 맹골수로를 시속 19노트의 속도로 지나고 있었다. 여기에 평형수 역시 4분의 1만 채운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무리한 변침(變針)으로 인한 복원성 상실이 참사로 이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