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총리, “서울에서 교육 바꿀 것” 진보 단일화 경선 불참..“연락도 없었고, 몰랐다”
  • ▲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28일 오후 서울 정동 이화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서울시 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28일 오후 서울 정동 이화여자고등학교 앞에서 서울시 교육감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40일이 채 남지 않은 서울시교육감 선거 판세가 다자구도로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28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정문 앞에서 출마를 선언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박원순 서울시장측이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혀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미 진보진영이 경선을 통해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를 단일후보로 결정한 상황에서, 경선에 참여치 않은 재야인사가 출마를 선언한 사실도 주목할 만하지만, 윤 전 부총리가 스스로 박원순 시장측의 출마권유 사실을 공개하면서 그 배경과 의도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같은 진보진영인 조희연 후보와의 단일화 담판을 앞두고 유리한 전선을 형성하기 위한 [의도된 말실수]라는 분석도 있지만, 조희연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떨어지는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박원순 카드]를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윤 전 부총리가 [박원순 시장측의 출마권유] 사실을 밝히면서, 박원순 시장이 교육감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기 위해 정당공천마저 금지한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이 특정인에게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권유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와 함께, 윤 전 부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원순 시장이 [조희연 카드]를 버린 이유 역시 관심사항 중 하나다.

    참여정부 초대 교육수장을 지낸 윤 전 부총리는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혁신’이 아닌 ‘회복’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곽노현 전 교육감이 추진한 혁신학교 정책에 대해선, 일반고 전부를 혁신학교로 지정해야 한다면서, 곽노현 표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대단한 혁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념적인 논쟁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혁신은 전문가가 해야 할 일이지만, 회복은 모두의 의지만 있으면 된다.

    일반계 학교 전부를 혁신학교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산도 늘리고 인력도 지원하고 혁신학교의 교육과정 자율성도 확대할 것.


    반면 문용린 현 교육감에 대해선,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 “권위주의적”, “왔다갔다 하지 않겠다”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쓰면서, 경계심을 나타냈다.

    문용린 교육감, 훌륭하신 분인데 리더십에 문제 있는 것 같다.
    너무 권위주의적인 것 같다.
    서울시의회하고 사이도 안 좋고.

    (국민의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문용린 교육감이 보수단일후보로 출마한 것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곽 교육감 후임으로 출마한다고 해서 진보진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아했다.
    (문용린 교육감이)박근혜 대통령의 교육 아젠다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는 점도 의아했다.
    저는 이렇게 왔다 갔다 하지 않겠다.


    같은 진영의 조희연 후보에 대해서는, 자신의 교육경력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음을 부각했다.

    조희연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현재 시점에서는 위험한 말, 단일화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수준의 답변만을 내놨다.

    완주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교육감으로 나섰을 때는 끝까지 할 생각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느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희연 후보는 좋아하고 존경하는 후배다.
    어제도 전화했다.
    둘이서 힘을 모아 단일화 하면 제일 좋다. 힘껏 노력하겠다.


    진보단일후보 추대를 위한 경선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선, “서울에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신문을 보고 처음 알았다”며, 의도된 불참이 아니었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교육감 출마를 누가 권유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박원순 시장의 이름을 언급했다.

    박원순 시장 후보진영에서 나를 많이 찾았다.
    그쪽 팀 사람들이 여러 번 찾아왔다.


    윤 전 부총리의 이날 출마선언을 계기로 서울시교육감 선거 열기는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교육부장관(문용린 현 교육감)과 참여정부 초대 교육부총리가 모두 출마를 선언하면서, 서울교육감 선거에 대한 여론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부총리는 이날 출마선언과 별도로 30일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