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교신 제주고유채널 12번 사용해 구조 접수 늦어져…


16일 침몰한 세월호가 조난 때 반드시 써야할 비상 주파수조차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상 주파수를 이용해 조난을 알렸다면 상황은 많이 달랐을 것이란 지적이다.

세월호는 사고발생 당일 오전 8시 55분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조난을 알리는 첫 교신을 했다. 하지만 첫 교신이 이뤄진 주파수는 비상시 사용하는 게 아닌 평시에 교신하는 제주고유 채널 12번이다. 세월호 승무원은 기본적인 조난지침을 따르지 않고 버릇처럼 평상시 맞춰진 주파수를 사용한 것이다.

조난이나 위급상황 발생시에는 채널 16번을 사용해야한다. 16번은 무선시설이 있는 인근 어선이나 관제센터들이 모두 수신·청취하는 주파수다. 이는 주변 선박과 관제소 측에 긴급 상황을 알릴 수 있는 국제적인 약속이기 때문이다. 

첫 조난신고를 접수한 제주 해상관제센터는 사고지점에서 90㎞ 떨어져 있다. 수신감도가 좋지 않아 주파수를 바꾸며 교신을 시도하다 조난신고가 늦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불과 20㎞ 떨어진 진도 관제센터에선 세월호의 조난 신호를 접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시 사고선박의 위치를 알려주는 위성신호장치와 배의 외부에 정착돼 있는 신호발신 장치 이퍼브도 세월호에 있었지만 작동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