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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데이터 교수와 카이스트 미래학 수강생들 ⓒ뉴데일리
    ▲ ▲ 데이터 교수와 카이스트 미래학 수강생들 ⓒ뉴데일리


    우리나라에서도 미래학 연구가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미래학은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이다.

    미래를 과연 학문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하와이대 미래학연구센터 짐 데이터(80) 교수는
    “인간의 모든 미래는 4가지 유형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데이터 교수는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특강과 인터뷰 학술대회를 통해서
    “지금이 바로 한국에서도 미래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미래학 관련 학회와 단체가 있어왔지만, 미래학을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원장 이광형교수)이 처음이다. 앞날이 불투명한 학회나 단체 차원이 아니고 미래학 분야의 대학원이 설립된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미래학이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교수가 말하는 미래학은 예언이나 점치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

    “미래학은 미래를 예언하는(predict) 것이 아니고, 예측하는(forecast) 것이다.
    미래학은 미래를 연구하지 않는다. 미래의 이미지를 연구할 뿐이다.”

    데이터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미래학의 마노아학파 (하와이대학이 있는 지역이름)는
    “미래는 성장하거나, 붕괴하거나, 고난을 겪거나 변신하는 4가지 형태로 전개된다”고 말한다.

    데이터 교수는 미래가 단 한가지 방향으로만 전개될 것이라고 하는
    절대미래 (THE FUTURE)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미래는 인간과 여러가지 요인, 예를 들어 환경, 경제, 자원 그리고 특히 기술 등의 요인에 의해
    여러가지로 전개되는 대체미래들(Alternative Futures)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미래가 여러가지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마노아 학파는
    미래학의 영어 표기도 복수를 의미하는 s를 붙여 Futures Studies로 표기한다.

    데이터 교수는 세계 모두 공통적으로 정부의 조직과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정부조직이 18세기 미국이 건국하면서 만들었던 그 조직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나,
    지금은 기술이 발전하고 특히 정보통신 발전으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국민참여가 가능한 만큼
    새 시대에 맞는 정부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조직이 낡은 시스템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가장 늦게 인식해서 가장 뒤늦는 대응을 한다는 점을 꼽았다.

    데이터 교수는 젊은 시절인 1960년대 일본에서 6년을 보냈다.
    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는 소식도 일본에서 들었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일본인들이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돼서 안됐다고 알려줬다.
    순간 “미국의 앞날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우려가 떠오르면서
    미래학 연구에 몰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1967년 미국으로 옮겨 버지니아 공과대학으로 돌아왔을 때 일종의 컬쳐 쇼크를 느꼈다.
    일본은 모든 것이 가득하고 밀집한 곳이었으나 버지니아 공과대학은 텅 빈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1970년대에 하와이대학으로 옮겨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미래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계기는 하와이에서 있었다.
    하와이 주정부와 대학 및 의원들은 하와이가 수십 년 뒤에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놓고 연구를 시작했다. 이 소식을 듣고 젊고 호기심 많은 학자들이 하와이대학으로 몰려들었고,
    이것을 계기로 1972년 하와이대학에 미래학연구센터가 설립됐다.
    그리고 데이터 교수는 지금까지 이 연구센터의 소장을 맡고 있다.

    하와이는 고립된 섬이다.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고 문화 혼합이 균등하다.
    모두가 다 마이너리티(minority)이고, 머저리티(majority)는 없는 아주 특이한 구조이다.
    다른 문화와 떨어져 있는 것도 특이하다.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은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곤 한다.

    데이터 교수는 수십개 국가를 방문하면서 국가가 어떻게 변하는 지를 직접 목격해왔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나라는 계속 이어지지만 어떤 국가는 해체되는지 연구했다.
    그는 학문적인 경륜이 쌓이면서 자기 나라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궁금하게 여기는 전세계의 많은 국가들의 초청을 받았다. 특히 1980~1990년대에 거의 모든 공산국가를 방문할 수 있었다.
    그중에 특이한 경험으로는 북한을 방문했던 것을 들었다.

    “1989년 미국 주재 북한인으로부터 전화를 한 통 받았다.
    북한에서 당신을 초청하기를 원한다는 전화였다. 우선 북경으로 오라고 했다.
    무슨 초청을 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온 것도 아니었다. 그냥 전화 한 통이었을 뿐이다.
    의심할 수 있는 많은 조건이 있었지만, 나는 그냥 믿고 가기로 했다.
    전화에서는 북경의 북한대사관을 가면 비자와 비행기표를 줄 것이라고 했다.
    북경 북한대사관으로 갔지만, 그들과는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일본어도 통하지 않았고 나는 한국어를 몰랐다.
    여러 가지 말을 가지고 시험해보니 스페인어가 통해서 물어봤으나
    그는 내가 북한으로 초청된 것을 알지 못했다.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받았다.
    북한 대사관에서는 공항에 가면 티켓을 줄 것 이라고 했다.
    북경공항으로 갔으나 표 없다고 기다리라는 답변이 왔다.
    조금 있다가 표가 오긴 했는데 그것이 왕복티켓이 아니고 편도 티켓이었다.
    북한에서 2주간 머무르면서 황장엽등을 만나 주체사상이 무엇인지 들을 기회를 가졌다.”


    하와이대학 마노아 학파 미래학은 미래를 예언하지 않는다.
    아무도 미래를 예언할 수는 없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미래학자는 미래를 연구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연구할 뿐이다.
    인간의 미래는 단 한가지 절대 미래(The Future)가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여러가지 미래가 나타난다.
    그래서 미래학(Futures Studies)을 영어로 표기할 때 복수를 나타내는 s를 붙인다. 미래가 여러가지 길로 전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데이터 교수는 동유럽국가에서 겪었던 일을 설명했다.

    “동유럽 국가에서 학회를 할 때였다. 복수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뒷문에서 한 소련 학자가 들어왔다. 그는 앞으로 달려 나와 이렇게 말했다.
    미래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복수이 미래는 틀린 것이라고.”


    물론 그 소련학자는 공산주의에 의한 한가지 미래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문화에서 보면 모든 사회는 달리 보이기 마련이다.
    내일은 오늘과 다르다. 내일은 예언할 수 없다.

    미래학은 기상예보와 비슷하다.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데이터와 이론을 가지고 미래를 예측(forecast)하는 것이다.

    미래학에서 중요한 단어중의 하나는 alternative futures,
    대체 미래, 또다른 미래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기술의 발전이나 환경적인 요인, 경제적 요인, 정부의 역할에 따라 인간의 미래는 끊임없이 바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학에서 경계하는 말이 이외에도 몇 개 있다. Utopia는 미래학이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유토피아는 No place, 그런 곳은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요즘 나오는 공상과학 소설은 사람들을 오도한다.
    공상과학소설들은 과학적으로 볼 때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를 다룬다.

    미래학은 여러 가지 새로운 개념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현재라는 것도 그렇다. 현재는 존재하는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The present does not exist.
    현재가 존재한다면 언제가 현재인가? 지금? 이라고 말하는 순간 지금 이 순간은 그냥 흘러갔다.
    그렇다고 미래학은 너무 먼 미래를 다루지도 않는다. 대체로 미래학이 다루는 시간은 앞으로 20년에서 50년 사이의 일을 다룬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떤 모습일 것인가? 인류역사를 최근에 가장 많이 바꿔 놓은 것은 산업혁명이다.
    그 뒤로 인구는 급격히 늘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무엇이 올 것인가?
    앞으로 미래의 모습이 어떨 것인가 하는 것은 수백만 가지의 가능성을 갖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학자들은 대체로 4가지의 공통적인 미래의 이미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 ▲ ▲ 데이터 교수와 카이스트 미래학 수강생들 ⓒ뉴데일리



    첫번째는 미래는 현재와 같은 형태로 계속 발전한다고 본다.(Grow)

     

  • ▲ ▲ 데이터 교수와 카이스트 미래학 수강생들 ⓒ뉴데일리


    두번째는 미래는 현재와 같은 형태가 무너지는 붕괴과정을 겪는다고 본다.(Colla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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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는 현재와 같은 형태가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고난의 과정을 겪는다고 본다.(Discip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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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는 붕괴를 넘기 위해 새로운 변신을 거쳐 전혀 다른 단계로 도약한다고 본다.(transform)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붕괴라고 해서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래학자들은 붕괴를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파괴를 좋아하고 변화를 즐긴다.
    미래학은 붕괴의 긍정적인 면을 더 본다. 왜냐하면 붕괴 후에 새로운 출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붕괴는 시작이다.

    미래의 4가지 모습을 좀더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이 비유할 수 있다.

    어느 중년 부인이 있었다. 그녀는 배가 불러서 크게 걱정이 돼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아무 이상 없습니다. 아주 건강하네요.

    이 부인은 뭔가 찜찜해서 다른 의사를 찾아갔다. 그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안됐습니다. 암이 있네요. 담배도 많이 피우고 술도 많이 마시니 암에 걸릴 만 하지요?

    부인은 낙담이 됐지만, 두 의사의 의견이 다른 것을 보고 또 새 의사를 찾아갔다.
    세번째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암이 있네요. 그렇지만 염려마세요. 제가 확실히 고쳐드리겠습니다.

    이것이 전부일까 싶었다. 부인은 다시 새 의사를 찾아갔다.
    네번째 의사는 전혀 딴 소리를 했다. “축하합니다. 임신했습니다.!”

    첫번째 의사의 이름은 Grow이다.
    두번째 의사 이름은 Collapse이고, 
    세번째 의사는 물론 Discipline이다.
    그렇다면 네번째 의사의 이름은? Transform이다.

    미래학의 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현상을 다르게 설명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인구가 줄어드는데 왜 경제는 성장해야 하는가?
    경제가 성장해야 하는 이유는 아마도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인간이 경제를 섬기지 말고 경제가 인간을 섬기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면 다른 목적을 찾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모든 국가의 목표가 오직 성장 성장 그것도 경제적인 성장에만 목을 맨다.

    지금 세계를 움직이는 것은 4가지 요소가 있다. 거룩하지 않은 3위+1이다.
    거룩하지 않은 3위(unholy Trinity)는 에너지, 환경, 경제이고 +1은 이것을 다루는 정부이다.

    과거 200년 사이에 가장 중요한 발견은 무엇일까? 그것은 석유를 발견한 것이다.
    석유의 발견으로 인간은 값싸게 다량의 에너지를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됐다.
    지금 모든 산업과 우리의 생활은 죄다 석유에너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가 고갈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의 모든 생활기반은 상당한 어려움에 빠질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구의 기후변화와 해수면 상승, 물부족, 식량부족, 환경오염 등이 가져올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서 연방정부에 조언하도록 했다.

  • ▲ ▲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데이터교수 ⓒ뉴데일리
    ▲ ▲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데이터교수 ⓒ뉴데일리


    그런데 미국을 비롯해서 세계 거의 모든 정부는 아주 오래된 구식이다. 모든 게 변했지만 정부는 예전과 똑같다. 사람들은 은연중에 더 많이 소비하도록 부추김을 받는다. 그러나 이제는 소비(consumer)의 사회에서 보존(conserve)의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창조경제를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서 간과한 문제는 이것이다.
    창조경제가 성공해서 여러 가지 경제적 성과를 낸다면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래학은 어떻게 시작했는가?
    사실 모든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다 미래학자이다. 누구든지 앞으로의 계획은 세운다.
    사회는 계속 바뀌고 어린아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한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어린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알려줄 수 있었다. 어른이나 어린아이나 거의 비슷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사회가 전례없는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에 어른들도 알려줄 수 없다.
    이렇게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예전과는 다른 미래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미래학의 시작은 어떤 면에서는 공상과학 소설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상과학소설은 학문이 아니다. 학문으로서 미래학은 2차대전 직전 그러니까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에 시작했다. 두 전쟁 사이에 인구가 줄어들었다. 대부분 국가에서 여성임신 줄었다.

    아마도 가장 대중적인 미래학자를 꼽으라면 다니엘 벨이라는 사회학자를 꼽을 수 있다.
    당시 사람들은 서비스산업에 종사했다. 동시에 미국은 산업국가였다. 산업분야에 두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근무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산하지 않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많은 사람들은 물건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포스트 인더스트리얼 소사이어티가 된다. 기술 때문에 사람들은 3차산업 4차산업에 근무한다. 프로스포츠 선수는 무슨 물건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아무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는데 저렇게 많은 돈을 받으리라고 과연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

    두번째로 대중적인 미래학자는 앨빈 토플러이다. 그가 지은 책 이름 퓨쳐 쇼크(Future Shock)란 사실은 컬쳐 쇼크(Culture Shock) 보다 더 심각한 쇼크이다.

    자기가 살아온 곳을 떠나 다른 곳에 갔을 때 사람들이 겪는 문화적인 충격을 컬처 쇼크라고 하지 않는가? 예를 들어 태국에서는 의자에 앉을 때 한쪽 다리를 무릎에 올려놓는 자세를 해서 내 발바닥이 상대방에게 보이게 하는 것은 엄청난 실례이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이것이 아무렇지 않다. 이런 사소한 차이들이 바로 엄청난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가면 사람들은 얼마 안 있어 집이 몹시 그리워 심하면 우울증까지 걸리는 향수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컬쳐 쇼크나 향수병은 돌이킬 수가 있다. 낯선 곳을 떠나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 순간 해소된다.

    퓨쳐 쇼크는 그렇지 않다. 시간이 흘러서 돌아갈 곳이 없다. 이것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미래를 불확실하게 느낀다. 인류는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경험의 망망대해로 뛰어 들었다. 미래학에서 또 한 명의 인기학자는 허만 칸(Herman Kahn)이다.

    미래학에서는 또 다른 미래, 대체가능한 미래라는 말을 자주 쓴다. 처음에 미래학자들은 과학중심으로 연구하지 않았다. 예술, 철학, 윤리지향적인 사람들이었다. 중남미 코스타리카는 군대가 없다. 대신 교육, 음식, 경제에 집중한다. 유엔평화대학도 바로 코스타리카에 있다. 코스타리카는 만약 무력으로 외부공격을 받으면 유엔에 요청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세계미래학협회(WFSF)가 설립된 배경은 1,2차 대전의 결과로 나왔다. 유럽인들은 유럽중 독일문화가 가장 발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화적으로 발전했다는 바로 그 독일이 1차 전도 일으키고 2차 대전도 일으켰다. 유대인 학살 같은 비극을 일으킨 독일이 가장 발전한 국가였다면, 서방문화가 무엇인가 잘 못 됐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세계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문호가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미래를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세계협회가 구성됐다. 세계 곳곳에 있는 침묵의 소리를 담으려 노력했다.

    환경으로 성장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각성이 나왔다.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이 쓴 침묵의 봄(Silent Spring) 같은 책들이 등장했다. 새들이 지저귀고 즐거워해야 하는 봄이 돼도 새들이 사라져서 조용하다는 의미의 이 책은 살충제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살충제가 나무의 벌레들을 모두 다 죽이다 보니 새 먹이가 없어져서 결국 새들도 사라지는 환경파괴가 온다는 경고를 담았다.

    폴 에를리히 (Paul Ehrlich)는 인구폭발 문제를 다루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유행어를 퍼트렸다.
    여성의 권리를 되살리자는 여성학이 등장하고 마이너리티의 존재를 알리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타났다.

    그러나 누가 소수자인가는 점점 변화하는 중이다. 미국에서 앞으로 미국에서 백인이 소수자가 될 것이다. 이미 오바마는 백인 아닌 첫번째 대통령이 됐다. 백인의 임신은 줄어들면서 지금 세계에서 백인은 20%이고 비 백인이 80%에 달한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21세기 말에는 백인이 전체 인구의 8%로 줄어드니 백인을 소수자라고 할 것이다.

    이것이 미래학을 연구할 매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중 하나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면 백인문화라고 할 수 있다.
    미래학연구가 활성화된 하와이는 조금 다르다. 이곳은 여러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섞인 곳으로서 아무도 머조리티가 없다.

    모든 윤리의 기본은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것 중 하나가 9.11테러이다. 이후로 미국의 모든 것이 바뀌었다. 미국은 더 이상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과거에 문제가 됐던 것들이 지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 많다. 미래를 연구할 때 기술 인구 경제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세계가 계속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달에서 살 수도 있고, 미래는 아주 다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의 역할과 설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모든 정부는 다소간에 차이는 있어도 미국에서 생겨난 모델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미국정부 모델은 1789년에 생긴 것이다. 당시 미국은 새로 태어난 국가이기 때문에 유럽과는 다른 새로운 국가로 출발하면서 새로운 정부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당시로서는 미국 정부 시스템이 아주 신선하고 새로웠다. 당시 미국의 땅은 아주 넓었다. 사람들은 여러 곳에 흩어져 살았다. 그러나 당시 가장 큰 도시는 인구가 3,000명 수준이었고, 미국 전체 인구라고 해도 300만명으로 추정된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

    미국 헌법을 만든 사람들은 이렇게 큰 나라를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를 고민했다.
    인쇄기도 별로 없어서 소통할 미디어를 만들기도 어려웠다. 민주주의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모이게 하기가 어려웠다. 도로도 안 되어 있고, 물론 전화도 없었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대의원(representative) 제도이다. 누구를 대신해서 re 나타난다 present한다는 의미이다.

    결국 여러 곳에 흩어진 사람들이 대의원을 뽑아서 중앙으로 보내 논의하는 제도가 탄생했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이버민주주의를 18세기에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도 미국을 비롯해서 거의 모든 정부가 바로 이 18세기 모델의 정부를 구성하고 운영한다.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방식이 아직도 사용되고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한 사이버 민주주의가능하다.
    사회와 세계는 급속하게 바뀌었지만 정부는 그렇게 많이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세계 각국이 식민지를 벗어나 독립하면서 미국정부를 베끼기 시작했다. 식민지에서 독립한 국가들은 자기들에게 맞는 정부의 형태를 찾지도 않았고 당시 새롭게 등장한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어떻게 새로운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지도 고민하지 않았다.

    인간은 이성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감성적인 요인에 의해서 더 많이 움직인다. 어느 나라든지 건국자들은 과학기술을 잘 몰랐다. 이제 세계는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을 찾아야 한다.
    식민지 시대가 끝이 나고 공산주의 마저 끝을 봤지만 사람들은 새 것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므로 떤 조직적인 변화가 왔을 때 정부는 이것에 저항한다.

    미래학연구가 활발한 하와이대학은 1905년에 설립됐을 때 기본적으로 농과대학이었다. 미국 본토에서 온 학자들은 비백인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대학을 세우고 미국 코넬대학의 커리큘럼을 본 따서 교육했다. 하와이 마노아 대학은 인종문제가 없고 남녀가 함께 공부한 첫번째 대학이다. 하와이는 문화나 피부색을 가지고 차별하지 않았다.

    [사진=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