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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강원도 삼척에서 발견된 북한제 추정 무인기.ⓒ국방부]

     

    최근 파주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 항공기의 배터리 부품이 북한산이 아닌 중국산 리튬전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면 북한에는 무인기 부품으로 쓰이는 소형 리튬전지를 생산할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 당국은 해외의 중고 무기들을 선전하며 군사력 강국이라고 선전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북한군이 제대로 된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만 가고 있다.

    사실 배터리와 관련해 북한은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노출해 왔다. 북한에서 쓸만한 배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외교와 군사 분야에서도 약점을 그대로 드러낸 바 있다.

    요즘 배터리는 북한 주민 생활에 있어 구세주와 같다. 북한 당국이 각 가정에 충분한 양의 전기를 공급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가정은 배터리를 이용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해야 하는데, 문제는 배터리의 높은 가격이다.

    부유한 주민들은 배터리를 구입해 TV나 중국제 DVD플레이어 등을 충전해 사용하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고가의 충전용 배터리를 구입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배터리를 구할 수 없는 대다수 주민들은 매일 밤만 되면 일찍 잠을 청하거나 촛불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한 발전기를 돌리지 못해 온수로 쓰지 못하는 가정이 많다. 이처럼 북한의 배터리 부족 현상은 주민 생활에 심각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북한은 배터리와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외교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다. 지난 1993년 북한과 IAEA는 북한 핵시설을 사찰 수용과 관련해 마찰을 빚었다. 당시 IAEA가 북한 핵 시설에 대한 사찰을 주장했고, 북한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IAEA는 북한 핵 시설에 설치했던 감시 카메라의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결국 북한은 IAEA가 거듭 요청하던 감시 카메라의 배터리 교체를 거부하고 이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해 국제적 '왕따'의 길을 재촉했다.

    북한의 잠수함 또한 잠수함의 배터리 충전 문제로 남한의 어부들에게 적발된 사례가 있다. 지난 1998년 강원도 속초 해안에서 어부들이 북한 잠수함을 발견하고 신고했던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북한 잠수함은 공기 흡입관을 수면 위로 올리고 항해하는 스노클 항해(snorkel navigation)를 실시하다 적발됐다. 잠수함이 재래식 배터리을 사용했기 때문에 따로 공기 흡입관을 외부로 노출한 채로 항해하다 남한 어부들에게 적발 된 것이다.

    당시 북한 잠수함이 성능 좋은 배터리를 장착했더라면 따로 공기 흡입기를 외부로 노출할 이유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당시 북한 잠수함이 재래식 배터리를 사용하며 공기 흡입구를 수면에 드러냈기 때문에 적발됐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북한 사회는 제대로 된 배터리와 관련해 사회, 군사, 외교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문제를 노출해 왔다.

    남한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기 쉽지 않기에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배터리 관련 문제는 더욱 눈에 띈다. 조그만 배터리 하나를 통해 북한 당국의 무능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이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