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주요언론, 양국정상회담 보도 거의 안해..메르켈도 일본 역사 비판 톤 다운
  • 네덜란드에 이어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박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드레스덴으로 이동한다.

    드레스덴은 독일 통일의 상징 도시.
    24~25일 열린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안전은 한반도에서부터]를 외친 것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통일 행보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된 촘촘한 일정에 한중, 한미일 정상회담이 추가되면서
    박 대통령은 다소 깊은 몸살 기운으로
    핵안보정상회의 마지막날 오후 일정 대부분을 취소하는 등
    체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로 전해진다.

     

  • ▲ 25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 뉴데일리
    ▲ 25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 뉴데일리

     

    하지만 대통령이 창백한 얼굴로 일정을 소화하면서 고생한 만큼 외교 성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UN인권위 보고서를 시작으로 북한에 집중된 글로벌 이슈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넘어가는 것을 막지 못했고,
    믿었던 미국과 중국도 북한보다는 서로간의 견제에 집중했던 다자간 정상회의였다.

     

    국빈방문으로 기대를 모았던 독일 방문도
    기대했던 만큼 호응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년에 4번의 국빈초청만 한다는 독일이었지만,
    박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정상회담을 가진 26일 오후
    독일 언론은 이에 대한 보도를 거의 하지 않았다.
    사실상 무관심에 가까운 반응이었다는 게 현지 평가다.

    [통일]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양국간 경제, 산업, 문화 협력에 대한 논의가 비교적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독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실질적 협상 성과는
    [직업교육]을 위한 공동의향서를 채택하고,
    독일의 통일 노하우를 배우는 경제정책 연구기관간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추상적인 것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여기에 일본에 역사인식에 대한 강력한 비판이 기대됐던 메르켈 총리도
    예상 밖의 [톤 다운]된 발언을 하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

     

  • ▲ 서로 다른 곳을 보는 한-독 두 정상 ⓒ 뉴데일리
    ▲ 서로 다른 곳을 보는 한-독 두 정상 ⓒ 뉴데일리

     

    한독 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Q 한국국민들은 일본 정치인들의 발언으로 상처받고 있다. 인권유린에 사과해 온 총리가 보기에 일본 왜곡발언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다자간에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력, 무역협력 이런 부분 논의하면서 주제를 광범위하게 넓힐 수 있을 거 같다. 지역 안보문제도 협의할 수 있다.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약간의 비판도 없는 짤막한 답변에서
    메르켈 총리가 상당히 일본을 의식하는 뉘앙스를 느낄 수 있다.
    일본 아베 총리는 4월 독일을 공식방문한다.

    27일 한독 경제인 오찬행사에 참석하는 한 수행경제인은 이렇게 말했다.

    "지나치게 통일이란 주제에 집중하면서
    경제협력이라든지 한일 문제 등 외교문제에 대한 성과가 줄어드는 경향을 느낄 수 있다."

    "통일이란 큰 주제에 접근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국제적 관심이 크지 않아 이렇다 할 가시적 성과없이 우리들만의 축제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28일 드레스덴 공과대학에서 학위수여와 함께 연설을 한뒤,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29일(한국시간)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