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브란덴부르크 門 방문..반세기 전 걸었던 길 쫓는다
  • 이 곳은 독일 통일, 아니 전 세계 화합의 상징이다.

    우리나라의 판문점 쯤 되는 곳?
    그리 대단한 건축물은 아니지만,
    그 곳에 담긴 의미만으로 한국 국민은 눈물을 훔칠 만하다.

    딱 50년전,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다녀간 그곳.
    파독 광부와 간호사를 담보로 [눈물의 차관]을 빌리러 왔다가
    [자유민주주의], 그리고 [시장경제]의 성공을 직접 눈으로 목격한 그곳.
    또 그 반대편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경제의 비참함도 선명히 체험한 그곳.

     

  • ▲ 서베를린을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12월 11일 장벽 위에 올라 동베르린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 서베를린을 방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4년 12월 11일 장벽 위에 올라 동베르린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 뉴데일리

     

    26일 오후 2시47분(현지시간), 독일 통일의 문이 열린 곳,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에 깊이 생각에 잠긴 박근혜 대통령이 섰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과거 독일 분단 시절 동서 베를린의 경계문이다.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허가받은 사람만이 이 문을 통해 양쪽을 오갈 수 있었다.

    영접을 나온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의 설명을 잠시 듣던 박 대통령은
    조용히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가기 시작했다.
    서베를린에서 동베를린 방향으로.
    장벽 붕괴 후 처음 이 문을 지났던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처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1989년 11월. 독일 전 국민이 꿈꾸던 이 문은 열렸다.
    허가받지 않아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독일은 통일을 이뤘고,
    지금은 유럽 경제를 이끄는 중추 국가로 성장했다.

    오만한 미국 조차도 독일에는 한 수 접고 들어가는 게 요즘 국제 정세라면,
    그 원동력은 통일을 이뤄낸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 ▲ 독일을 국빈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 독일을 국빈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의 설명을 들으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50년 전 브란덴부르크 문을 넘어 동베를린을 본 박정희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오늘 북한을 보았다.
    한국에서는 결코 북한을 볼 수 없으나,
    오늘 동부 베를린을 통해 북한을 보았다."

    전쟁으로 폐허간 된 땅에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고
    가난한 나라에게 차관까지 빌려주는 일등 국가가 된 서독.

    그리고 20년간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동베를린을 직접 눈으로 본 박정희 대통령은
    서독에서 얻어온 1.5억 마르크(약 3500만불) 차관으로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씨앗을 심었다.

    그 씨앗을 심으며 박정희 대통령은 또 이렇게 말했다.

    "저 브란덴부르크문에서 시작한 철의 장막은
    동유럽과 소비에트의 광대한 영역을 거쳐
    만주로 뻗어 내려가 우리나라의 판문점에 이르고 있다."

    "바로 독일과 한국은 하나는 유럽에서, 또 하나는 극동에서
    각각 공산주의의 파괴적 침투를 막고있는 방파제들이다."

    러시아-중국-북한으로 이어지는 공산주의 파괴적 침투를
    서쪽에서 막은 독일은 지난 1990년 통일을 이뤘다.

    남은 건 대한민국, 한반도의 통일.
    동쪽을 지켰던 박정희 대통령이 꿈꾸던 꿈이다.

    앞서 박정희 대통령이 심은 씨앗은
    이제 세계 8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이란 결실로 나타났다.

    "이 장벽이 제거되고
    모든 독일 사람들이 마음대로 다니고 마음대로 이야기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그 날이 하루 속이 도래할 것을 진심으로 소원하면서
    그 때는 우리도 그렇게 되지 않겠는가 하는 막연한 꿈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니고 실현될 날이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또 와야 할 것이다."

     

  • ▲ 차관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독일 순방길에 오르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 뉴데일리
    ▲ 차관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독일 순방길에 오르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 뉴데일리

    50년 뒤, 아버지가 심은 씨앗의 열매를 이어받은 박근혜 대통령.
    마찬가지로 아버지가 꿈꿨던 한반도 통일이란 꿈을
    이날 이 시각부터 공식적으로 행보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특별한 메시지나, 어떠한 퍼포먼스도 없었다.
    그냥 걷기만 한 행사였지만, 통일을 위한 각오만 안팎에 과시했다.

    박 대통령도 이번 독일 국빈방문에서
    베를린→드레스덴→프랑크푸르트로 이어지는 [통일 행보]를 이어간다.

    그 시작이 브란덴부르크 문이었다.

    박 대통령은 27일에는 통독 주역들과의 연쇄 접견,
    28일 파독 광부와 간호사 접견을 계속한다.

    아버지 박정희가 걸었던 길을 다시 한번 걷고,
    드레스덴에서 [박근혜 통일 독트린]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드레스덴은 경제격차가 극심하던 동독의 경제도시로,
    통일을 현실화하는 원동력이 된 곳이다. 우리나라의 개성과 비슷하다.

    박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이를 무기로 [평화흡수통일]을 이룬 독일의 역사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경제는 물론, 정치.문화 쪽에도
    대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는 내용이 [박근혜 독트린]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는 한반도가 통일되면 주변국도 [대박]을 얻을 것이라는 의미도 포함된다.

     

  • ▲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을 다녀간지 꼭 50년이 되는 2014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베를린에 도착했다. ⓒ 뉴데일리
    ▲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독일을 다녀간지 꼭 50년이 되는 2014년 3월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베를린에 도착했다. ⓒ 뉴데일리

     

    이 때문에 같은날 열린 메르켈 독일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간 경제협력에 많은 시간이 할애됐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을 길러낸 원동력인 일과 학습 병행제를
    한국에 정착하기 위한 상호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독일의 강점인 기초기술 및 제조 분야의 [마에스터]와
    한국의 강점인 ICT기술을 접목해 과학기술 분야 협력 확대도 추진한다.

    가장 중요한 통일 시대를 대비해
    화폐 통합과 통일재원 조달 등의 독일의 경제통합 경험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양국간 경제정책 연구기관간 협력 네트워크도 구성된다.

    "박 대통령이 냉전시기 분단과 대립의 상징에서
    통일과 화합, 자유와 번영의 상징으로 변모한 브란덴부르크 문을 찾은 것은
    우리의 통일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새롭게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

    - 청와대 관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