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 중 암호명 '늑대사냥' 중 일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 중 암호명 '늑대사냥' 중 일부.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83년 10월 9일, 미얀마를 순방 중이던 전두환 대통령 일행은 아웅산 묘소 참배를 한다.
    일행이 대통령을 기다리던 순간 쾅 하는 폭발음과 함께 묘소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이다. 이 테러로 서석준 부총리,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대통령 순방 수행단 중 17명이 목숨을 잃었다.

    10월 말, 전두환 정부는 ‘아웅산 테러’를 저지른 북한 김일성 정권에 대한
    보복 외교작전을 펼친다. 작전명은 ‘늑대사냥’.
    모든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킨다는 ‘외교 전쟁’이었다.

    전두환 정부는 이 작전을 위해 전 세계 국가를 유형별로 분류하고,
    각 국가별 목표까지 치밀하게 정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특사 파견은 물론 경협 차관 제공도 불사했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도 이 작전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북한과 단교하거나 교류 수위를 낮춘 국가들이 나타났다.
    북한과 친하던 일부 나라는 우리나라와 더 관계가 좋아지기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내용은 26일 공개된 외교문서에 들어 있다.

    외교부는 30년이 지난 문서는 공개토록 한, [외교문서 공개에 관한 규칙(부령)]에 따라
    1983년도 문서부터 1,648권, 27만여 페이지 분량의 외교문서를 26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외교문서에는

    ‘버마 아웅산 암살 폭발사건’
    ‘소련의 대한항공(KAL) 007기 격추사건’
    ‘부산 美문화원 방화사건 및 사후 수습’
    ‘파키스탄 및 아일랜드와의 국교수립’
    ‘한·미국 수교 100주년 기념사업’
    ‘제70차 IPU(국제의원연맹) 서울총회’
    ‘나까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일본 수상 방한’
    ‘남북한 이산가족 상봉 추진’
    ‘제7차 비동맹 정상회의(인도 뉴델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외교문서들이 포함돼 있다.

    이번에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 원문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남부순환로 2572에 있는 외교사료관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 또는 출력이 가능하다.

    공개문서 목록은 외교부 홈페이지와 주요 도서관에 배포한 책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외교부는 외교문서 공개서비스 확대 사업에 따라
    이번에 공개한 문서 원문을 연내에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20번에 걸쳐
    1만 7,200여 권, 217만여 페이지 분량의 외교문서를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