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희 묘소 찾자는 민주당 분위기' 맞나?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16일 창당 발기 선언문에서
 '산업화 세력 포용'이 언급되면서 현충원을 참배할 경우
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내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며
" '도그마'에 사로잡히지 말고 유연하게 생각하자는 분위기"라고 했다.-조선일보 3/18일자.
 
 귀를 의심할 지경이다.
민주당 사람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이야.

사실이라면 환영한다. “도그마에 사로잡히지 말고 유연하게...”라는 대목은 특히 좋았다.
민주당은 진작 이랬어야 한다. 도그마란 무엇인가? 요지부동의 옹고집이다.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구식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교조주의를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극좌적 사고방식을 지칭한다.
 그 중 하나가 레닌의 제국주의론이고 마오저둥의 신민주주의론이다.
서구열강의 글로벌 화한 자본주의는 제3세계를 식민지, 반(反)식민지로 만들어
착취한다는 것이다. 해방과 더불어 남한에서도 박헌영 남노당이 그 아류를 만들어 썼다.
 
 이 이론은 훗날 종속이론, 세계체제이론 등으로 재구성 돼 중남미 등에서 유행을 탔고,
 우리나라에도 1980년대 대학가에 급속도로 퍼진 바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민족해방 민중민주주의 변혁’ 이론을 정립한 게 바로 광의의 NL 계열이었고,
그 중에서도 일부는 종북 주사파로 나갔다.
그런데 이들이 어, 어 하는 사이 1980년대 반(反)신군부 운동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게 되었다.
 
 오늘날 한국의 정계, 학계, 교육계, 문화계, 미디어, 노동계 등에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시비를 걸고 나오는 주력군은 바로 그들
80년대 NL 운동권 출신들이다.
이석기 RO는 그 중에서도 가장 ‘극(極) 중 극’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제도권 제1 야당, 여차하면 대한민국의 집권여당이 될 수도 있는
민주당을 견인해 갔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김대중 야당 또는 여당의 ‘발탁’을 받아 민주당 당원이 되고 금배지를 달았다. 다시 말해 민주당의 식객(食客) 노릇을 했다.
 
 그런데 이들은 또 어, 어 하는 사이 ‘노무현 열우당’을 만들더니 민주당을 쪼그라뜨리고
식객 지위에서 일약 주인으로 차고앉았다.
 그리곤 한명숙 민주당이 되더니 NL 출신들을 대거 금배지로 영입하고
급기얀 통진당과 연대를 하는 '본색'을 드러냈다.
이게 어느 민주당 사람이 말했다는 “도그마에 사로잡힌...” 민주당이다.
 
 김상곤 경기도지사 출마자는 “박정희 묘소를 찾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산업화의 흐름과 화해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해 안 하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진보적 야권은 북한과도 화해하자는 입장 아닌가?
그런데 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큰 축(軸)의 하나인
산업화 흐름의 '작고한 리더'와는 화해할 수 없다는 것인가?
 
 민주화와 산업화는 갈등관계에 있었으나 오늘의 시점에서는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하나의 길목이었다.
이 둘은 이제 ‘선진화 단계의 대한민국 자유민주체제’의 공동주역이란 이름으로 화해해야 한다. 산업화와 화해하면 존재의 이유를 잃는다고 생각할 법한 사람들이 바로
도그마에 사로잡힌 장본인들이다.
 이들에 인질잡혀 있는 한 한국 야당은 희망이 없다.

 이제 야당 안의 중도세력이 그 인질잡힌 상태를 극복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시도가 반짝경기(景氣)가 아니기를 바란다.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