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전에 연속골을 내준 선더랜드, 1-3 역전패

  • 기성용의 2연속 리그컵 우승, 아쉬운 실패로 끝나.
    한국시각으로 오늘 밤 11시에 열리는 캐피탈 원 컵 결승전에 기성용이 풀타임으로 활약한 가운데, 우승컵은 3-1의 승리로 맨체스터 시티에게 돌아갔다.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 아르헨티나)와 에딘 제코를 투톱으로 내세운 맨시티는 매서운 공격 축구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재밌는 점은 이 두 명의 발끝에서 골이 나온 것이 아닌, 미드필더인 야야 투레와 사미르 나스리에게서 나온 것. 오히려 아게로와 제코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전은 선더랜드로선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맨시티와 선더랜드는 각각 4, 3개씩 슈팅을, 유효슈팅은 2, 1개를 기록하며 내용상으로는 큰 차이는 없었다. 맨시티가 매서운 공격을 퍼붓긴 했지만, 점유율도 기울임 현상까지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선제골은 역습 위주의 경기를 풀었던 선더랜드로부터 나왔다. 선더랜드는 예상을 깨고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투입된 파비오 보리니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최전방 공격수의 역할을 다했다. 보리니는 맨시티의 뱅상 콤파니와의 몸싸움에 밀리지 않았고, 마르틴 데미첼리스가 따라붙기 전에, 환상적인 아웃프런트킥을 성공시켰다. 사각지대에 가까운 곳에서 슈팅했음에도, 볼은 좌측 골대 구석으로 향했다.
    맨시티는 실점후 맹공격을 펼쳤지만, 페널티 에어리어에서 선수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고, 공격은 끝내 무위에 그치며 전반전을 마쳤다.
    전반전이 선더랜드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면, 후반전은 맨시티의 시간이었다. 후반 10분과 11분, 맨시티의 연속골이 터진 것. 1-1 동점을 만든 야야 투레의 인프런트 감아차기는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완벽한 골이었다. 선더랜드의 마노네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공은 궤적을 그리며 좌측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분위기는 맨체스터 시티로 넘어왔고, 결승골이 터지기까지 걸렸던 시간은 불과 1분이었다. 선더랜드가 전열을 가다듬기도 전에, 맨시티의 사미르 나스리가 좌측 골대 구석으로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을 성공시키며 완벽히 주도권을 가져왔다. 두 골 모두 마노네 골키퍼가 전혀 손을 쓸 수 없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골이었다.
    후반 15분, 다소 이른 시점에 연속골을 내준 선더랜드의 포엣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바로 크레이그 가드너와 스티븐 플레처를 라르손과 아담 존슨을 대신하여 투입했지만, 경기는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담 존슨을 뺀 것은 약간 의아한 결정이었다.
    이와는 반대로 아게로를 대신해 투입된 헤수스 나바스는 후반 45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골을 성공, 3-1로 달아나며 승부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맨시티는 결국 3-1의 스코어로 캐피탈 원 컵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주춤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의 리그컵 우승은 4번째이며, 1976년이후 약 40년 만에 들어올린 컵이다.
이날 선발 출장한 기성용은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지만, 사실상 수비에 치중을 한 시간이 더 길었다. 팀의 전술 영향이 큰 탓에 돋보이는 활약은 할 수 없었지만, 좌우 코너킥을 모두 담당하는 등 풀타임 경기를 뛰며 팀에 공헌했다.
[사진 = 기성용·구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