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인 운전기사도 사망…‘여행 자제’ 시나이 반도서 관광이라니 비판도
  • 시나이 반도에서 일어난 버스 테러 현장. [사진: 연합뉴스]
    ▲ 시나이 반도에서 일어난 버스 테러 현장. [사진: 연합뉴스]

    16일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서 일어난 [한국인 버스 폭탄테러]는
    한국 종교인들의 무분별한 [성지순례]가 불러온 참극으로 보인다.

    이집트 현지 언론들은
    16일(현지시간)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이 있는 시나이 반도에서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운 버스가 공격을 받아 폭발,
    한국인 성지순례객 3명과 이집트인 운전사 1명 등
    최소한 4명이 숨지고 14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버스 공격은
    이집트 시나이 반도에 있는 휴양지 타바 인근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버스는 한국인이 현지에서 운영하는 관광업체 버스였다고 한다.

    공격당한 버스는
    시나이 반도 중부에 위치한
    그리스 정교회 소속 성(聖) 캐터린 수도원을 방문한 뒤
    국경을 넘어 타바로 도착했다고 한다.

    버스가 공격당한 직후
    부상자들은 타바와 누에이바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일부 중상자들은 <샴 엘-세이크 국제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한다.

    현지 보안 관계자들은
    이번 [버스 공격]이 미사일에 의한 것인지
    급조폭발물(IED)를 이용한 매복 공격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서방 외신들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탄 버스를 공격한 조직이
    시나이 반도에서 활동하는 테러 조직
    <안사르 베이트 알 마크디스
    (Ansar Beit al-Maqdis, أنصار بيت المقدس‎)>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 안사르 바이트 알 마크니스의 로고. [그래픽: 위키피디아]
    ▲ 안사르 바이트 알 마크니스의 로고. [그래픽: 위키피디아]

    [예루살렘의 후원자들]이라는 뜻인
    <안사르 베이트 알 마크디스>는
    10여 년 전부터 시나이 반도에서 활동한 무장 테러 조직으로
    <알 카에다> 계열로 분류돼 있다.

    이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축출 이후
    이슬람 근본주의 과격집단인 [무슬림 형제단]이
    선거에서 집권당이 된 뒤
    대통령이 된 <무하마드 무르시> 前대통령이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자 이에 반대한다며
    카이로 등 이집트 각지에서 무차별 테러를 벌여왔다.

    <BBC>는
    [알 마크디스가 지난 15일 무르시 대통령에 대한 반역 재판에 반발해
    버스 테러를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같은 소식들이 계속 들어오자
    외교부 측은
    [아직까지 한국인 사망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현지 공관을 통해
    한국인 사상자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한국인 33명이 탄 관광버스 테러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2007년 기독교인들의 [무분별한 선교활동]으로 인해 일어난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떠올리게 해서다.

  • 외교부 해외여행정보 사이트에 떠 있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내용. 오래 전부터 여행자제를 권고해 왔다. [사진: 외교부 0404 홈페이지 캡쳐]
    ▲ 외교부 해외여행정보 사이트에 떠 있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내용. 오래 전부터 여행자제를 권고해 왔다. [사진: 외교부 0404 홈페이지 캡쳐]

    외교부가
    우리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전에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고하는
    [해외여행경보]에 따르면
    버스 테러를 당한 이집트 시나이 반도는
    [여행 자제령]이 내린 곳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해외여행경보 사이트에 있는 시나이 반도 관련 정보다.

    “특히 1.25 이집트 시민혁명 이전에도 시나이 반도 지역은
    외국인에 대한 테러와 납치사건이 종종 발생하는 등
    여타지역에 비해 치안이 열악하고
    최근에는 시나이 반도 국경지대에서
    이슬람 무장 세력에 의한 테러사건이 연일 발생,
    특별한 주의가 요구됨.”


    하지만 이런 외교부의 노력과 경고에도
    [성지순례]를 하려는 한국인들이
    위험 지역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 2월 9일에도
    한국인 성지순례객 3명이 우리 정부의 [해외여행경보]를 무시하고
    시나이 반도에서 [성지순례]를 하다
    베두윈 족 무장단체에 피랍됐다 풀려난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외교부는 [시나이 반도 여행자제령]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