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정추는 [새 저울추]가 되어야

     

  • ▲새정추의 이계안(오른쪽부터), 윤장현, 박호군 공동위원장, 안철수 의원, 윤여준 의장 등이 11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 정치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새정추의 이계안(오른쪽부터), 윤장현, 박호군 공동위원장, 안철수 의원, 윤여준 의장 등이 11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새로운 정치를 위한 국민과의 대화'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가 다음 달 창당을 앞두고 있다.
    안철수 신당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미묘하다.

    안철수가 대중적인 인기를 업고 정치를 시작한다고 할 때
    나름대로 거는 기대감은 크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안철수의 매력이 별 게 없다.

    미스터 안(安)의 존재이유는 독자적이지 못하다.
    그가 꼭 필요해서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하는 행동거지가 
    국민의 기본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반대현상일뿐이다.
    이런 면에서 안철수 신당의 성장 예상치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철수의 매력이 별로라는 점이다.
    정치세력은 나름대로 역사와 뿌리를 가져야 하고 무엇보다 존재이유가 분명해야 한다.

    정치흐름을 그 시대 사람들의 목마름을 채워줄 물줄기라고 할 때
    안철수 신당은 "이것은 내가 근원(根源)이다"고 할 만한 내 것이 무엇인지 애매하다.
     
    안철수 신당은 정치 독과점을 타파하겠다고 선언했다.
    새정치를 실현하겠다고도 했다.
    새정치의 3대 가치는 ▲정의로운 사회 ▲사회적 통합 ▲한반도 평화등이다.

    이런 구호를 가지고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낡은 정치구도를 깨겠다는 안철수 신당의 주장은 
    현재의 정치불신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발상이다.

    이것은 정치라기 보다는 장사에 더 가깝다.
    동네 골목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새누리 슈퍼마켓]과 [민주 할인점]에
    신물이 난 고객들을 빼내기 위해 [새정치 마트]를 신장개업하고는
    “슈퍼마켓과 할인점의 독과점을 타파하겠다”고 주장하는 골목장사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새정치 마트에 진열된 상품은 그저 그런 상품, 많이 보아온 그런 상품일 뿐이다.
    독과점 속에서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두 상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새정치 마트를 들르기는 해도 가슴을 뛰게 할 창의적인 신제품은 안 보이고
    그저 포장만 바꾼 그저 그렇고 그런 상품들이 진열됐을 뿐이다.

    안철수는 유권자들의 이런 마음을 이용해서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 
    유권자들은 안철수를 이용해서 독과점을 깨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안철수가 유권자들을 이용하겠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비중으로
    유권자들도 안철수를 이용해 먹겠다고 마음먹고 있다.

    이렇게 안철수와 유권자가 서로 이용해 먹겠다고 하면서
    상대방에게 얼마짜리 가격표를 매길까 저울질하는 상황이 현재의 상황이다.

    물론 저울질이 나쁜 게 아니다.
    공평한 저울질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다.

    괜히 나라를 위한 척, 정의를 위한 척 하면서 권력에 눈이 멀어
    온갖 추악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구태 정치인의 위선적인 자세보다는 훨씬 낫다.

    새정추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목표와 가슴을 뛰게 하는 이상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앞으로도 안 나올 것 같다.

    새정추는 그러므로 차라리 "우리는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속이지 않는다"는
    정직성을 내세우는 것이 훨씬 호소력이 있다.

    공평한 저울추는 재래시장에서나, 할인점이나, 정치시장에서나 우대받는 기본 덕목이다.

    안철수의 새정추는 그러므로 매력없는 공약에 매달리기 보다
    속이지 않는 정직한 [새 저울추]를 기본 브랜드로 삼는 것이 낫다.


  • 그렇다면, 안철수가 반드시 가져야 할 새 저울추는 무엇일까?

    아주 간단하다.

    후보를 낼 때 돈 받고 팔아 넘기거나, 개인적인 욕심에 의해 낙점하는 것 같은
    불공평한 잣대로 당내 인사를 굽어지게 하는 것을 피하는 일이다.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팔아넘기지 않는 [새 저울추 정치]를 실현하면
    이미 안철수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