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오석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 ▲ 현오석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이 정도면 가히 국가재난사태가 아닐 수 없다.

    요즘 같은 사이버 시대에는
    북한 김정은 일당이 포탄을 쏘아대고,
    태풍이 한반도를 덮치는 것만 국가재난이 아니다.

    정부는 [국가금융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핧 각오로
    이번 사태에 임해야 한다.

    1,200만명에 달하는,
    사실상 경제활동을 하는 거의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금융정보가 송두리째 털렸지만,
    현오석 부총리를 비롯해서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헛다리만 긁으면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고객 정보 유출에 따른
    카드 부정사용이나 2차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신한다.
    검찰이 유출 정보가 유통되지 않았다고 수차례 명확히 밝혔고,
    사고 발생 1년이 넘은 시점에 카드사고가 없었으며
    그동안 피해 보상 요구가 없었다는 점을 볼 때
    카드를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전화 한 통이면 개인정보가 얼마나 간단하게 거래되는지
    충격적인 장면이 23일 저녁부터 연일 언론을 통해 폭로되고 있다.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간단히 거래되는 개인정보는
    한 건에 겨우 50원에
    한시간이면 간단히 살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을 잘 모르는 사람도 전화 몇 통이면 확인할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책임지는 금융위원장이라는 사람이
    그 시간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을 앉혀놓고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니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 신 위원장이 “유출된 개인정보는 전량 회수돼, 2차 피해는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신뢰성을 이미 잃은 셈이 되어 버렸다.

    개인정보는 전량회수되지 않았고,
    개인정보 유통이라는 2차 피해는 확실하게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었길래
    신제윤 위원장은 그런 엉뚱한 말을 해대고 있다는 말인가?

    신제윤위원장이 이정도로 사태의 중요성과 진행상황을 모르고 있었다면
    금융위원회의 전체 직원들은
    이 문제의 본질과 위험성에
    전혀 깜깜이었다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현오석 부총리 역시 마찬가이다.

    22일에는 "어리석은 사람은 무슨 일이 터지면 책임을 따진다"고 해서 국민을 무시하더니
    23일에는 전날 발언을 해명한다고 하면서
    “금융소비자의 96%가
    정보제공 동의서를 잘 파악하지 않는 관행을 지적한 것으로
    앞으로 거래시 좀 더 신중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금융거래를 해 본 모든 국민들은 안다.
    동의서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든 거래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러므로 동의를 얻자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동의라는 이름으로 강제적인 조치를 요구하는 것이
    지금의 금융정보동의서다.

    현오석 부총리가
    개인정보가 줄줄 새는 현재의 상황을
    이렇게 둔감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다만 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현오석으로 대표되는 기획재정부의 모든 공무원들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안이하게 보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정도면 가히 국가적인 금융재앙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현재 벌어지는 사태가
    얼마나 위중한 재난인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정부는 [국가금융재난사태]라도 선포해야 한다는 각오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은 미봉책으로 해결될 수준이 아닌듯하다.
    우리나라 개인금융 거래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완전히,
    아주 창조적으로,
    글자 그대로 새롭게 뒤집어 엎어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결연한 각오로
    새 판을 깔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왔다.

    국민담화라도 해서 이 엄중한 사태의 심각성을 솔직히 인정하고,
    개인금융정보 시스템을 완전히 새롭게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