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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장질서, 공급자·정부 탓에 개판!”

입력 2014-01-16 20:51 | 수정 2014-01-17 09:15

“정치권이 표를 의식해 펼친
[약자 보호 정책] 때문에
우리나라의 정치와 정책, 입법 분야에서는
소비자 주권이 없다.
대신 상인·기업인, 정치인과 공무원이
주권을 가진 시장이다.”


16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나온 이야기다.  

<자유기업원(現자유정책원)> 원장을 지낸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와
<김진국> 배재대 교수 등이 주축이 돼 만든
소비자 권익단체 <컨슈머 워치>의 창립 세미나였다.

<김진국> 배재대 교수는
[지금까지 소비자 단체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소비자의 권리를 제대로 되살리지 못했다]며
<컨슈머 워치>를 창립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창립대회에 앞서 펼쳐진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정호> 교수는
경제학자 <미제스>가 말한
[소비자 주권]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우리나라는
[소비자 권익]을 거의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주권과
새로운 소비자 운동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한 <김정호> 교수는
[앞으로 새로운 소비자 권리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은
영세상인을 어떻게 도울까,
[약자]를 어떻게 도울까 하는 데만 집중했지
소비자들을 위한 게 없었다.
소비자가 시장의 주체이면서
경제의 핵심요소라는 점을 놓친 것이다.

경제활동의 핵심은 소비에 있다.
누군가 돈을 쓰기 때문에 경제가 생기는 것이지
누군가 만들기 때문에 경제가 살아나는 게 아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꽤 대접을 잘 받는다.
식당에만 가 봐도
손님보다 돈 많은 식당 주인들이라 해도
손님들에게는 깍듯이 서비스를 한다.
이게 소비자 주권의 기본적인 면이다.

그런데 법, 정책 등에서는 소비자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거기서의 주인은 중소기업, 영세상인이고
국내산업 보호를 요구하는 기업들이다.

우리는 이런 점이 문제라고 보고
<컨슈머 워치>를 만들겠다고 한 것이다.”


<김정호> 교수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민주화]니 [동반성장]이니 하는 정책들이
90년대 이전 정부가 시장에 직접 개입해
질서를 왜곡하던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안타깝게도 정치와 정책과 입법의 영역에
소비자 주권은 없다.

소비자가 아니라
상인, 기업인, 정치인과 공무원이
주권을 가진 세상이 펼쳐진다. 

90년대 이전까지
대부분의 기업과 산업이 정책적인 보호를 받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입품에 엄청난 관세를 매기고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국제시세에 비해 엄청나게 비싼 가격을 지불했다.
즉 산업보호의 댓가를 소비자들이 치렀다.

그 시절에는
관료들이 주도해 [행정지도]라는 이름으로
가격 담합을 중재해 주기도 했고,
[과당경쟁을 방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기업의 기득권을 지켜주고 가격 경쟁을 못하게 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에
[경제민주화]니 [동반성장]이니 하면서
다시 시장에서 경쟁을 못하도록 하는 정책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상인과 기업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공무원을 움직여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소비자 주권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마트의 판매품목 제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위한 가맹본부 규제,
동반성장이라는 이름으로
성공한 식당과 기업들이
더 이상 확장을 못하게 하는 정책 등이

모두 이런 부류에 속한다.

이런 정책은
형편없는 품질의 제품을
높은 가격에 마음껏 팔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해주는 것이다. 

이건 주객이 전도된 정책이다.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시장을 지배하는 게 제대로 질서다.”


<김정호> 교수는 최근 정부가 펼치는 정책이
과거 [나치 정권] [무솔리니 정권] 때나 있었던
[조합주의] 성격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모든 상인과 기업들이 힘든 경쟁을 피하기 위해,
[소비자 주권]을 막으려
조합과 정부의 지시에 따르는 길을 택한다.
창의와 혁신은 사라지고
통제와 지시가 만연하는 사회가 된다.

이런 국가를
우리는 [조합주의 국가(Corporatism State)]라고 부른다.

조합주의 국가에서는
개인의 결정은 위축되고 결국 사라져 버린다.
무솔리니와 히틀러의 파시즘과 나치즘은
모두 조합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소비자 주권은
단순히 소비자의 이익을 지키는 게 아니라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온전히 유지하는 근본적인 권리다.”


<김정호>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소비자가 힘이 없는 이유를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국민 5,000만 명 모두가 소비자인데도 왜 무력할까.

첫째는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중요성을 이해 못하고 있다.
국내 산업을 보호한다고 수입을 못하게 하면
소비자는 저질 제품을 비싼 값에 사야한다.
국내기업이 얻는 이익보다 소비자가 입는 손해는 더 크다.

기존의 소비자 단체들은
대부분 제품의 하자에만 집중하고,
자신들의 [투쟁 목표]를 대기업으로만 한정해 활동한다.

이러다보니
소비자 단체들이
[통신 단말기 보조금]을 철폐하라고 주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일어나는 것이다.
[이게 과연 소비자들에게 좋은 일인가]
물어보는 단체들이 없었다.

소비자 단체들은
대기업과의 싸움에만 열심이고,
소비자의 이익을 해치는
수많은 정책과 법률들과의 싸움에는 소극적이다.

둘째는 소비자들이 뭉치지 않고 있어서다.

소주, 담배, 고등어, 콩나물 등을
마트에서 판매하지 못하게 한 정책을 보라.

이 정책으로 수많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서로 뭉치지 못한다.
그러니 TV 토론과 같은 곳에서
상인 연합회 회장과 얼굴 붉히며 맞설 일이 없다.

그러니까 소비자들 대부분은
‘불편해도 참지 뭐’ 이렇게 넘어가고,
상인들은 자기네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집단의 목소리를 내면서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아야 하는데
지난 40년, 50년 동안 그러지 못했다.

이제는 소비자들도 목소리를 모아서
국회의원을 찾고, 정책에 반영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김정호> 교수는
[소비자 주권 찾기]를
[대기업 편들기]로 착각하지 말라며
이에 대해서는 비난도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창립하는 <컨슈머 워치>는
상인, 공급자가 중요한가
소비자가 중요한가 선택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물론 이런 활동을 하다보면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최근 경제정책의 중심이
중소기업,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그런데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결과로
제품의 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높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주장을 보고
누군가는 [너네들 대기업 앞잡이지]라고 비판할 것이다.

하지만 어쩔 거냐?
소비자들이 훨씬 더 중요한데.

우리는 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파는 상인과 기업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공급자를 지지하고 격려할 것이다.

단지 자신들의 장사가 안 된다고
소비자는 도외시하고
[마트 문 닫게 해주세요]하는 사람이
영세상인이라 해도 우리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김정호> 교수는
[앞으로의 활동을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모든 활동과 정책 제안을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할 것이다.
대기업이든 농민이든, 상인이든
생산자와 공급자를 대변하는
정치인과 단체들은 비판할 것이다.

무엇보다
소비자들 자신에게 이익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고,
그 중요성을 알아가는 운동을 펼쳐나갈 것이다.

<컨슈머 워치>를 통해
소비자 권리 찾기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겠다.”


<김정호> 교수의 발제에 이어
이화여대 대학원생인 <김가희> 씨와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표를 했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는
19대 국회에서 만든 법률 중
[전통문화도시 지정] 관련법과
[대학 장학금 상한제]를 예로 들며,
[정치인과 관료들은 소비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통문화도시 지정] 법안들을 보면
외부 기업 등이 지정 도시에 진출해 활동하기 어렵도록
장애물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이 법은 해당 지역 상인들에게만 [대박]일 뿐
공정한 경쟁을 활성화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아 보인다.

[대학 장학금] 관련 규정을 보면,
각 대학의 장학금 액수에 상한선을 두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나쁜 학생 간에
차등 대우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대학 교육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한 법안]이다.
어떻게 이런 법률이나 정책이 나올 수 있을까.
정치가와 관료들은
소비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김태윤> 교수는
정치가는 소비자들을 위해 정책을 펼쳐도
표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관료들은 소속 집단과 개인의 이익을 우선시하다보니
집단행동을 하는 산업, 상인 등을
소비자보다 더 무서워한다는 설명이었다.

<김태윤> 교수는
<컨슈머 워치>가 내세우는 목표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타당하고 필요한 활동이라며,
[<컨슈머 워치>를 통해
불합리한 정책과 법안들이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대학원생인 <김다인> 씨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성북구 길음동 지역을 예로 들며
소비자 권리 찾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혼자 생활한 지 11년째다.
저는 일요일에는 주로 요리를 한다.

하루는 또띠아를 이용해 피자를 만들려고
이마트에 갔는데 휴무였다.
결국 동네 시장과 슈퍼마켓을 찾았는데
어디서도 또띠아를 찾을 수 없어 라면을 끓여 먹었다.

또 다른 날에는 해물탕을 해먹으려고 재료를 찾았는데
집 주변 가게나 시장에서는 제대로 구할 수도 없었다.
게다가 저는 혼자 사는데
집 주변에서 판매하는 해물탕 재료는
양도 많고, 거기에 따라 돈도 많이 들었다.

과거에는 늦게 귀가할 때면 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영업시간 제한] 때문에 어려워졌다.
저는 필요한 것을 사고 싶은데
왜 제가 이런 불편을 겪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김다인> 씨는
대형 마트 규제와 같은 정책이 아니라
공급자(상인)들의 서비스 정신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저는 대기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
대신 우리 동네에
정치권과 관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사례가 있다.

제가 사는 동네에 구멍가게 2곳과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은 집에서 가장 가깝다.
한 구멍가게는 가게를 열 때도 있고 안 열 때도 있다.
여는 시간도 제멋대로다.

반면 다른 한 구멍가게는
어떻게 그게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365일 24시간 열려있다.
가격도 편의점보다 싸다.
그래서 밤늦게 집에 들어갈 때면 이 구멍가게를 찾는다.
어떻게 이런 가게를 이용 안 할 수가 있겠는가?”

<김다인> 씨의 발언을 끝으로 토론을 마친
<컨슈머 워치> 발기인과 회원들은
잠깐의 휴식시간을 가진 뒤 창립대회를 가졌다. 

<김진국> 배재대 교수가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컨슈머 워치>에는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김정호> ㈜프리덤 팩토리 대표 등 경제학자와
주부, 회사원, 대학생 등
100여 명의 시민이 회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컨슈머 워치>는 앞으로
대형마트 규제,
휴대폰 단말기 보조금 규제,
민간 어린이집 설립 규제 정책 등을 철폐하고,
택시 선택제를 통한 서비스 경쟁 촉발,
학교 선택권 확대,
공연장과 영화관, 비행기, 열차 등의 좌석 사전 선택제 확대 등
[시장 경쟁]을 활성화하는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한다.

<컨슈머 워치>는
소비자들에게 과도한 불편을 강요하는
[액티브 X 공인인증제]와 [안심결제]의 폐지,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품목 확대,
백화점 셔틀버스 운행 제한 철폐,
주류와 도시가스, 케이블 방송의 지역독점제 폐지 등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컨슈머 워치>의 활동이 활발해질 경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를 십분 활용해
[소비자들의 피를 빨아먹고 살아온] 기업들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컨슈머 워치>의 창립 취지문 전문이다. 


<컨슈머워치> 창립 취지문


한국사회에서 일반시민이 ‘소비자’란 사실은 점차 잊혀지고 있다. 약자보호라는 감성적 구호 아래 중소기업 중소상인만 보호하려는 시장간섭을 정당화하는 법안이 무수히 쏟아진다.

국내산업 보호란 명분으로 여전히 세계와 문을 굳게 잠근 곳도 허다하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 포장하고선, 사실은 소비자를 도외시하고 소비자를 외면하는 길로 가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 정책 입안 과정에서 소비자는 없다. 정책의 최종지향점이 소비자가 아닌 공급자에 초점을 둔다.

‘소리 없는 다수’보다 ‘목청높이는 소수집단’의 이익이 우선되는 나라다.

차이를 차별로 오해하는 사회, 자신보다 나은 수준을 끌어내리는 평준화가 미화되는 사회는 소비자 선택 권리마저 봉쇄한다.

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비용 상승으로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익집단의 앓는 소리와 허무맹랑한 낭설이 세계를 향한 두꺼운 벽을 쌓아 소비자의 기회를 앗아간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시장의 주인인 소비자는 과연 있는가. 공급자와 이익집단이 시장의 가짜주인 노릇을 하고, 이들 틈에 휘둘리는 소비자만 있을 뿐이다.
 
이제는 국민 개개인이 ‘소비자’임을 자각하고, 시장의 중심으로서 제 위치에 서야할 때다.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당한 소비자들이 이제 침묵을 깨고 목소리와 행동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찾아야 한다. 소비자의 진정한 권리 되찾기 운동에 <컨슈머워치>가 구심점이 되려한다.
 
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은 소비자여야 한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공급자 간의 문제를 소비자 중심으로 풀어나가, 결국 소비자 후생의 증대가 옳고 그릇된 정책의 기준여야 한다.

담합을 통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뿐 아니라, 소비자가 제품을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할 경로를 가로막는 정책 또한 <컨슈머워치>의 감시 대상이다.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의 창을 넓혀 소비자의 선택 기회를 확대시키고, 담장을 헐어 국내외 수많은 공급자가 대한민국 소비자에게 질 좋고 값싼 제품을 앞다투어 제공하는 사회를 구현하려 한다.

‘묻지마 보호’가 아닌 ‘묻지마 경쟁’으로 공급자간 치열한 선의의 경쟁이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일임을 전파할 것이다. 노조나 이익집단에 가려진 소비자가 그들에 당당히 맞서는 운동도 전개할 것이다.
 
<컨슈머워치>는 자유시장경제 체제 아래서 소비자가 시장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소비자 중심 시대를 만들고자 한다. 시장에 드리운 공급자 중심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오직 소비자 관점에서 목소리를 낼 용감한 소비자의 동참을 호소한다. 자신의 권리를 올곧게 주창하는 용기있는 소비자들이 힘을 합칠 때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이다.


<컨슈머워치> 설립준비위원회

김진국 배재대 교수
손정식 한양대 명예교수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류한미 경제진화연구회 운영위원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
이유미 전 바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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