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루머] 등 2006년 이후 미국 트윗에 퍼진 1백여개 [괴담] 조사
  • 2013년 12월은 '괴담'에서 시작한 '철도민영화'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SNS 괴담에 질식할 상황이다.
    ▲ 2013년 12월은 '괴담'에서 시작한 '철도민영화' 때문에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SNS 괴담에 질식할 상황이다.



    “의료 민영화되면 맹장수술 받는데 1,300만 원이래!”

    “수서발 KTX는 철도 민영화야!
    민영화되면 서울-부산 요금 30만 원”

    “KT, SK텔레콤, 삼성전자도 민영화한대!”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는 [괴담]들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여론까지 왜곡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괴담]만 골라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고 한다.

    KAIST(총장 강성모)는,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차미영> 교수와
    <권세정>(박사과정) 씨 연구팀이
    서울대-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와 공동으로
    트위터에서 급속히 확산되는 정보의 [진위 여부]를
    90%까지 구분해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SNS에 떠도는 말 중 괴담만 찾아낼 수 있는 연구를 이끈 KAIST 차미영 교수.
    ▲ SNS에 떠도는 말 중 괴담만 찾아낼 수 있는 연구를 이끈 KAIST 차미영 교수.

    <차미영> 교수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 트위터에서 광범위하게 퍼진
    100개 이상의 [괴담]을 조사해 특성을 분석했다.

    [괴담]의 주제는 정치-IT-건강-연예인 등 다양했는데
    이를 분석해 루머인지 사실인지 여부를
    90%까지 구별해 낼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특정 인물이나 기관의 비방-욕설이 포함된 소식은
    [괴담] 여부를 더욱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다고.

    <차미영>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사실]을 담은 소식과 [괴담]
    확연히 다른 전파과정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괴담]의 특징은 세 가지였다.

  • KAIST 차미영 교수팀이 빅 데이터로 분석한 사실정보와 괴담의 특징 그래프.
    ▲ KAIST 차미영 교수팀이 빅 데이터로 분석한 사실정보와 괴담의 특징 그래프.

    먼저, [괴담]은 일반 정보와 달리
    꾸준히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고.

    뉴스와 같이 [사실]을 담은 정보는
    광범위하게 한 번 확산된 뒤
    미디어에서 거의 언급하지 않지만,
    [도시전설]과 같은
    [괴담]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퍼진다고 한다.

    둘째, [괴담]
    서로 연관이 없는 사람들의
    산발적인 참여를 통해 퍼진다고 한다.

    [사실]을 담은 정보는
    [온라인 친구]끼리 서로 전파하는 반면,
    [괴담]은 [널리 퍼뜨려주세요]의
    패턴을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이 과정을 보면,
    [괴담]
    SNS 상에서 인기가 낮은 사용자들부터 시작해
    유명인에게로 퍼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연예인이나 정치인 관련 [괴담]이 그렇다고.

  • SNS 상에서 유명했던 조능희 MBC PD가 이명박 정부 시절 올렸던 트위터 중 일부. 괴담에 '전염'되면 모든 게 음모로 보인다. 사건을 볼 때마다 '시기가 미묘하네요'를 연발하게 된다. [사진: 조능희 PD 트위터 캡쳐]
    ▲ SNS 상에서 유명했던 조능희 MBC PD가 이명박 정부 시절 올렸던 트위터 중 일부. 괴담에 '전염'되면 모든 게 음모로 보인다. 사건을 볼 때마다 '시기가 미묘하네요'를 연발하게 된다. [사진: 조능희 PD 트위터 캡쳐]

    마지막으로,
    [괴담]은 [사실] 정보와
    언어적 특성도 다르다고 한다.

    [사실] 정보는 구체적인 진원지 등을 밝히지만,
    [괴담]은 의심이나 부정-유추를 나타내는 단어,
    [아니다],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확실치는 않지만],
    [내 생각에는],
    [잘 기억나진 않지만]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월등히 많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었다.

  • KAIST 차미영 교수팀의 연구 결과 중 괴담과 사실정보의 확산경로 그림. 루머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많이 옮긴다는 특성이 있다.
    ▲ KAIST 차미영 교수팀의 연구 결과 중 괴담과 사실정보의 확산경로 그림. 루머는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많이 옮긴다는 특성이 있다.

    <차미영> 교수 연구팀이 분석한 [괴담] 사례 중에는
    美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가
    반기독교적 성향이 있고 美시민권을 부당 취득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한다.

  • SNS 괴담에 시달리는 건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사진은 美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루머를 보도하는 CNN 화면 캡쳐.
    ▲ SNS 괴담에 시달리는 건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사진은 美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를 둘러싼 루머를 보도하는 CNN 화면 캡쳐.

    <차미영> 교수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통계·수학적 모델과 사회·심리학 이론의 융합 연구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괴담]의 특성을
    풍부한 데이터를 사용해 도출했다.
    [괴담]이 퍼지는 초기에
    해당 정보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거나 이미 널리 퍼진 [괴담]
    관련 [빅 데이터]로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차미영> 교수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지난 2013년 12월 美텍사스州에서 열린
    [데이터 마이닝] 분야 학술대회
    IEEE 데이터마이닝 국제회의(IEE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Data Mining)에서
    발표했다고 한다.

  • 과거 조선일보는 SNS와 온라인에 퍼진 괴담에 대해 미디어리서치와 공동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괴담을 믿는 사람들은 이마저도 '정부의 음모'로 치부했다. [사진: 조선일보 캡쳐]
    ▲ 과거 조선일보는 SNS와 온라인에 퍼진 괴담에 대해 미디어리서치와 공동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괴담을 믿는 사람들은 이마저도 '정부의 음모'로 치부했다. [사진: 조선일보 캡쳐]

    KAIST 측은,
    "SNS는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산돼 피해를 주기도 한다"

    <차미영>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가
    SNS와 온라인 상 [괴담]에 의한 피해를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AIST 측은
    <차미영> 교수 연구팀의 성과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연구를 더 진행해
    인터넷과 SNS를 통해 퍼지는 [괴담]
    초창기부터 구분해내고 가려낼 수 있는 진화된 기술을
    조만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