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거면 원내지도부는 왜 필요하고, 특위는 왜 필요하단 말인가”
  • 시민단체 회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가로막는 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시민단체 회원들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가로막는 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는 모습. ⓒ이종현 기자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에 의해 합의 직전까지 갔던
    [국정원 개혁안]에 대해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느닷없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빨간불이 켜진 것.

    [내년도 예산안]
    [국정원 개혁안]

    이 둘은 사실상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민주당 측이
    두 안건을 연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D-1] 준예산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점차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적한 민생법안까지
    무더기 이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전병헌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전병헌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 개혁에 대한 여야의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김한길 대표의 발언 내용이다.

    “여야가 잠정적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안을
    (본인은) 수용할 수 없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적당히 끌려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지난 3일 여야 지도부 4자회담 합의내용 중
    국정원 직원의 정부기관 활동 통제와
    정당과 민간의 정보수집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
    국정원법 개정안에서 빠져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국정원 직원의 상시적인 기관 출입 금지 문제는
    지난 9월16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에게 약속한 부분이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에게 약속한 대로,
    합의문에 명시한 그대로 국정원법을 개정하는 것이
    국정원 개혁의 시작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여야 원내지도부의 국정원 개혁 잠정합의안에 대해
    돌연 거부 입장을 밝히자,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아닌 밤중의 홍두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양당 원내지도부의 합의를
    당 대표가 나서 수용할 수 없다고 걷어차는 것이
    [괴상한 일]이라는 반응이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입장을
    [과도한 정치적 요구]로 규정하면서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 지난 25일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25일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 회동을 갖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본인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강력히 투쟁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아하고 황당한 일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따로 없다.
    민주당의 과도한 요구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렇게 하려면 국정원 특위가 왜 필요하고,
    위원회 간사와 원내지도부가 왜 필요한지
    이유를 모르겠다. 

     
    위원회 간사를 핫바지로 만들고,
    원내지도부의 협상 결과를 걷어차는 것이
    민주당식 민주주의인지,
    친노(親盧)식 민주주의인지 알 수 없다.

    거대 야당의 권력에
    정부와 여당이 무력화되는 세상이다. 
     
    국정원 개혁 관련 법안과 예산안을 한데 묶어
    이것을 안 하면 이것도 절대 안 된다는 식의
    민주당식 몽니 전술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예산은 민생인데,
    민생을 볼모로 정략적 흥정을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합의안 파기 후 
    국정원 개혁특위의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과 민주당 문병호 의원은
    오후 6시20분쯤부터 실무협상에 나섰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채 등을 돌렸다.

    양측은 30일 오전 다시 만나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