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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나 여기 있소"…경찰 "묘수 없나" 고민

입력 2013-12-26 23:10 | 수정 2013-12-27 05:14
 잠적했던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부 사무실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찰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애초 김 위원장은 민노총 사무실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오후 6시 민노총 사무실에 다시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내일 철도파업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도 열 계획이다.

경찰이 22일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민노총 사무실에 진입했으나 홀연히 정체를 감춘 지 나흘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철도노조 말대로 김 위원장이 그곳을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왔는지, 경찰의 주장대로 그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숨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어쨌건 김 위원장이 민노총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 자체가 경찰로선 여간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가 나흘간의 은신을 끝내고 공개적으로 다시 철도노조 위원장으로서 파업을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곳은 경찰이 대대적인 진입·체포 작전에 나섰지만 한 명도 검거하지 못하고 무위에 그친 장소다.

김 위원장이 이곳을 떠났다가 재진입한 것이 맞다면 경찰의 경비·검문 능력에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민노총에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경찰의 정보 역량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경찰이 다시 민노총 사무실에 체포조를 투입하는 것도 매우 부담스럽다.

경찰은 22일 그를 찾겠다며 지난 1995년 설립 이후 18년간 '공권력의 행사'에서 자유로웠던 민노총 본부에 진입했다. 하지만, 작전은 허탕을 쳤고, '노동자의 성지'와 같은 민노총 본부에 대한 강제 진입을 둘러싸고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이날 민노총 건물 외부에는 철도노조를 지원하는 각계 인사와 단체 등이 대거 몰려드는 등 상황이 복잡하게 전개돼 진입 작전을 펼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을 재개하면 파업은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진입 작전 당시 민노총 사무실만 수색한 탓에 김 위원장 등이 건물 내 다른 공간에 숨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설령 경찰이 다시 체포조를 투입하더라도 민노총 사무실 외 다른 곳까지 수색하는 것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해당 건물의 '주인'은 언론사인 경향신문이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이미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 대해 지면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과 함께 경찰이 '검거 시 1계급 특진'을 내건 주요 인물인 박태만 수석부위원장은 조계사에 몸을 숨기고 있다.

과거 촛불집회 수배자들이 이곳에 왔을 때에도 경찰은 사찰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조계사는 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결국, 철도노조 위원장은 민노총 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조계사라는 울타리를 당분간 은거지로 삼을 전망이다.

경찰로선 당장 이들의 신병을 확보할 뾰족한 묘수를 찾기가 어려워 보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못마땅하지만, 별달리 손 쓸 방법이 없다.

코레일과 철도노조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려 현재로선 협상으로 난국을 해결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핵심 지도부 두 사람이 경찰이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곳에 들어가 있어 참으로 난감하다"며 "지금 상황이 많이 꼬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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