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PKO 병력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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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올해 국방부 출입기자단 일원들과 함께
남수단에 전개되어 있는 한빛부대를 방문했었다.
부대 방문을 끝내고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
부족 간의 분쟁으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해
이들을 후송하는 임무가 한빛부대에 하달되기도 했고
기자가 있는 동안에도
남수단에선 여러 테러첩보와 함께 많은 국지적인 도발이 있었다.UN평화유지군의 임무는 일견 쉬워보이지만,
그다지 쉽지 않은 임무이다.
먼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들이 작전을 하는 작전지이다.
위험한 분쟁지역이 아니라면 UN군이 전개될 필요도 없으며
UN군 역시 예산과 병력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매년 어떤 지역이 꼭 UN군이 전개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결을 통해
꼭 필요한 지역에만 병력을 파병한다.
즉 UN군이 전개된 곳이라는 의미는
[언제든지], [어디서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고위험지역]이라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혹자들이 이야기하는
[UN군의 임무는 단순하고 안전하며 지루하다]라는 것은
그 속에 내제된 위험을 제외시킨 개인적인 사견일 것이다.
UN군이 파병되면
일단 군이라는 특성 때문에 어느 정도 파병지의 질서가 잡히지만
그 질서가 깨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특히 UN 평화유지군(PKO)의 특성상
공세적인 작전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UN평화유지군의 공격수칙을 아는 집단의 경우
UN군에 대한 기습 공격을 가하거나 이들의 능력을 실험하기도 한다.
더욱이 요즘 공격형태는
IED나 VBIED 같은 급조 폭발물을 이용한
대상이 애매한 공격을 자주 실시하기 때문에
UN 평화유지군은 더 큰 위협에 놓이게 되었다. -
현지 파병병력들은
"UN평화유지군은 수세적인 교전수칙과 함께
지니게 되는 화기 역시 제한을 받습니다"라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빛부대도
무장 수준이 개인화기에 지나지 않으며
일부 다른 지역 한국군 UN 병력의 경우,
개인무장 조차 지니고 다니지 않는다.PKO의 교전수칙은 간단하다.
“먼저 공격을 받기 전엔 공격을 할 수 없다.”
레바논에 파병된 동명부대조차
작전차량이 작전지로 이동할 경우,
총구방향은 상방
그리고 총기에는 실탄을 장전하지 못한다.
한빛부대의 경우에도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에도,
영외 작전 시 실탄을 지급 받고 총기에 탄창을 끼지만
실탄 장전을 하지는 못했다.
그런 제한적인 작전 환경에서
UN PKO 병력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은
[사전 정보취득, 민사 그리고 충분한 방호장비착용]일 것이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지만
UN교전규정상 공격을 할 수 없다.
이런 현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잠재적 적에게 공격을 받지 않기 위해
작전지 및 인근의 테러집단이나
공격적인 성향의 집단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꾸준한 민사작전을 통해
주민들로부터지역 내 위험요소를 사전에 입수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정보 민사 작전으로만
모든 위험을 파악할 수 없다.
우수한 정보 취득 부서인 기무-정보작전 관련 요원들이
현지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지만,
남수단과 같은 쿠테타나 급작스런 국지도발의 경우
사전정보 취득으로만은 신속하고 효율적인 상황 대응이 힘들다. -
한빛부대가 전개된 종글레이주는
남수단의 독립전쟁이 시작된 곳이며,
전직 종글레이주지사가 현재 국방부장관이 된 지역으로
내전이 확산될 경우,
무력충돌이 발생 할 위험도가 높은 지역이다.현재 한빛부대는
보르지역을 외부와 연결해주는 보르공항과 함께
주의 주요시설이 산재한 보르지역에 작전반경을 두고 있다.
넓은 지역에서 남수단 재건업무와 의료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빛부대가
공격을 당하지 않은 이유는
민사 정보작전 및 인근 UN부대들과의 다양하고 유기적인 협조를 통한 성과로 보인다. -
한빛부대와 레바논의 동명부대
그리고 파키스탄의 UNMOGIP을 다녀오면서
기자가 느낀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UN의 교전수칙에 의해 공격력이 제한된다면,
수비력을 높이는 것이 부대의 전투력과 생존력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군 PKO 병력들의 개개인의 방어력을 높여줄 방탄복은
현지 위험에 비교해서 성능이 부족하고
보급된 장비 수가 부족해 보였다.해외 파병부대부터 신형방탄복과 방탄판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2013년 당시 기자가 종군했던
레바논-남수단-파키스탄의 한국군 병력들은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는 거의 구형 방탄복이었고
그 속의 방탄판 역시 구형에
게다가 수량 역시 넉넉하지 않았다.
UN에서 공격수칙을 바꾸지 않는 한,
UN군의 일원으로 파병된
한국군 파병부대의 선행 공격력을 높이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우리 병력이 나가 있는데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어쩌면 이번 남수단 사태가
우리군의 PKO 파병병력들의 장비의 현주소를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UN군 소속으로 나가는 경우
그야말로 국제사회에 봉사를 하는 것일 뿐
파병수당을 넉넉하게 받거나 하지도 못한다.
게다가 다른 분쟁지역 파병(아프간, 소말리아)에 비해
사회적 관심도 적게 받는다.
실제로 많은 독자분들은 이번 남수단 사태가 터지기 전에
우리 한빛부대가 남수단에 전개되어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한빛부대 및 다른 한국군 UN파병부대들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UN PKO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기자는 이들이야말로 충분한 보호장비를 받아야 하며
가장 좋은 기지 방어 및 차량 방어 장비가 제공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
얼마 전에도 남수단에서 UN군 소속으로 작전하는 인도군병력들이
차량 안에 탑승한 체로 누군지 모르는 적대세력의 사격을 받아 사망했다.
우리군의 병력도 언제 이런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제대로 된 방탄차량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작전병력들에게나마 제대로 된 방어장비의 지급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남수단 사태로 인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 가장 중요한건
우리 장병들의 보호 및 안전을 위한
UN PKO 파병과 장비 리스트에 대한 재검증과 확충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