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스마 철철..‘세븐데이즈’의 박희순 돌아오다!영화 ‘용의자’서 한류스타 공유와 호흡, 기대 만발
  • “공유는 몸으로 액션..난 표정으로 액션”
    겉은 까칠, 속내는 따뜻..“따도남이라 불러줘요”

     

    1,000만 관객 넘기면 담배 끊겠습니다.


    첫 대면한 자리에서 느닷없이 돌발 질문을 던졌다.
     

    영화가 흥행하면
    팬들에게 어떤 걸 보여주시겠습니까?
    요즘 공약이 대세라던데….

     

    공약이라…글쎄요.

    [공약]에 대해선 미처 생각을 못해봤다는듯이,
    박희순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1천만 돌파하면 금연하죠, 뭐.



  • 금연이 보통 쉬운 일인가?
    1천만 관객을 넘기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금연은 더더욱 달성키 힘든 목표로 보였다.

    하지만 한 번 내뱉은 말을 다시 거둘 수는 없는 법.

    즉석에서 [급조한 공약]이 분명했지만,
    결코 우스갯소리는 아니었다.

    농담조로 [툭] 던진 질문에 [덜커덕] 낚인 박희순.

    웃고 있는 취재진과는 달리, 본인은 꽤 진지한 눈치다.

    순간 짚이는 데가 있어 추가 질문을 던졌다.
     

    여자 친구 분(박예진)께서 원하시는 공약이군요?


    정곡을 찌르는 기자의 질문에
    박희순은 빙그레 미소만 짓는다.

    갑작스런 여자 친구 얘기에 손사래를 치면서도
    자신의 [반쪽]을 배려하는 애틋함이 묻어난다. 

    이 남자 꽤 매력 있다. 

    [도련님]처럼 곱상한 외모와는 반대로,
    터프한 매력을 풀풀 풍기는 남자.

    영화 속 캐릭터처럼 [센 이미지]는 여전하나,
    그 속에 담긴 [순수함] 역시, 감출 길이 없다.

    겉과 속에서, 이처럼 [상반된 이미지]가 공존하는 배우가 또 있을까?

    여린 듯하면서도 강한, [연기파 배우] 박희순을 만나봤다.


  • 박희순은 <세븐데이즈> <작전> <10억> <의뢰인> 등의 작품에서
    줄곧 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 같은 필모그라피는
    꽃미남 뺨치는(?) 외모에도 불구,
    배우 박희순이 [터프가이]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24일 개봉한 <용의자>에서도 그는
    카리스마가 [철철] 흘러 넘치는 민세훈 대령으로 분했다.

    북한 출신 특수요원 지동철(공유 분)을
    지독하게 쫓는 인물이에요.
    하지만 전 얼굴로 승부를 걸었습니다.
    공유가 [온 몸]으로 액션을 표현했다면,
    저는 [인상]으로 무게를 잡았죠. 하하.


    말은 이렇게 했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시작부터 아찔한 [고공 액션]이 펼쳐진다.  

    박희순은 낙하산을 타고 70m 높이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리얼하게] 소화해 냈다.

    실제로 해당 높이까지 올라가 촬영을 했다는 박희순은
    “평소 롤러코스터를 좋아하기에 고소 공포증 같은 건 없었다”며
    환상적인 [스카이다이빙 촬영]을 끝낸 소감을 밝혔다.

    마치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고공침투>를 연상케 하는 이 장면은
    관객으로 하여금 처음부터 영화 속에 몰입토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 위험한 촬영이
    박희순의 [첫 촬영신]이었다는 점.

    저 말고 다른 배우들도
    다들 [센 촬영]으로 시작했어요.
    원신연 감독님께서 기선 제압을 하려고 하셨는지는 몰라도.
    다들 기합이 잔뜩 들어갈 수밖에 없었죠.

    참고로 공유의 첫 촬영신은 [암벽 등반]이었다.



  • 실감나는 영상을 위해
    스카이다이빙 자세를 제대로 배웠어요.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교관님으로부터 칭찬도 들었죠.
    다음번엔 교관님과 함께 뛰어내릴 수도 있다고 하셨어요.
    솔직히 지금은 저 혼자도 가능할 것 같아요.

    의외로 담이 세다.
    보통 고난이도 촬영을 끝내고 나면
    “다시는 안 한다”고 손사래를 치는 게 일반적인데,
    박희순은 또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진짜 뛰어내리겠단다.
    이것도 공약일까?

    하지만 큰 소리를 뻥뻥 친 것과는 달리,
    박희순은 [스카이다이빙 촬영]을 하다 큰 부상을 입기도 했다.

    떨어질 때 괜찮은 줄 알았는데
    순간 무릎이 팍 꺾이더라구요.


    그는 이 사고로 십자인대를 다쳤다.
    덕분에(?) 지금도 비만 오면 무릎이 살살 저려온다는 박희순.

    실제로 위험천만한 촬영신이 많았던 만큼,
    촬영 현장에는 [OOO 대박!]이라는 [흔한 문구] 대신,
    [용의자 안전제일!]이라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고.

    심지어 제작진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배우들을 대상으로 [생명보험]까지 들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시긴요.
    일반적으로 다 하는 거예요.

    저희는 [최저가]로, 하나 든 걸로 알고 있어요.



  • 박희순은 이번 영화를 위해 무려 2년이란 시간을 소진해야만 했다.

    남보다 일찍 캐스팅이 됐지만,
    동료들의 스케줄이 겹치는 바람에 예상보다 [크랭크인] 시기가 늦어진 것.
     

    [아주 오랫동안] 공유를 기다렸습니다.
    캐스팅이 확정되자마자
    드라마 <빅> 촬영에 들어가는 바람에….
    덕분에 준비 기간이 길어졌죠, 하하.
    오래 기다린 만큼
    이번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아주 큽니다.
    한류스타가 제 파트너잖아요?
    아마 제 출연작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찍게 될지도 모르죠.


    사실 박희순보다 [더 오랫동안] 기다린 배우도 있다. 

    주조연급 배우 중 가장 먼저 캐스팅 된 김성균은
    다른 배우들이 합류할 때까지,
    혼자 [무술 연습]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고.

  • “혹시 해외에도 팬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명도 없다”고 잘라 말한 박희순은
    “해외 로케이션 촬영 때 [공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무슨 <맷 데이먼>이 온 것처럼
    공항에 공유씨 팬들이 우르르 몰려왔어요.
    어림잡아 수백명은 족히 돼 보였는데
    아무튼 대단했습니다.
    [이런 게 한류의 위력이구나]라고 실감한 순간이었죠.


    자신이 기록한 역대 최고 흥행스코어가 250만 명이라는 박희순.
    그는 공유의 힘을 빌어(?)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워보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손익분기점이 350만 명이라고 하더라구요.
    일단 그건 넘어야 되고….
    뭐 탄력을 받으면
    그 이상도 찍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수차례 [공유에 묻어간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영화 속에서 드러난 박희순의 [아우라]는 엄청나다.

    “인상으로 승부를 걸었다”는 자신의 말처럼,
    쳐다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영화 내내 뿜어댄다.

    <용의자>에서 제 별명이 [미친 사냥개]에요.
    진짜 영화를 보시면,
    “딱이다”란 말을 하실 겁니다.
    설정 자체가 지옥의 끝에 서 있는 인물이라
    가만히 있어도 [독기]가 철철 흘러 나와요.


    사실 박희순은 [상남자] 캐릭터가 그다지 내키지는 않았다고.
    원래부터 강한 마초 캐릭터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때마다 고민이 많았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그래도 대세를 따라야죠.
    마초 캐릭터가 트렌드라면….
    하지만 언젠가는 코믹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구요.
    어떤 특정 캐릭터로 정형화 되는 건 싫습니다.

  • 문뜩 영화 속에서
    아찔한 [카체이싱]을 선보인 모습이 떠올랐다?
    [스피드]야말로 [상남자의 로망] 아니었던가?

    운전요? 평소에 진짜 얌전하게 해요.
    그냥 정속 주행을 즐기죠.
    무엇보다 차를 별로 안 좋아해요.
    영화 속에서만 그렇게 보일 뿐이죠.

    참고로 박희순이 밝힌 [은밀한 취미]는 아래와 같다.

    영화보기, 음악듣기, 십자수….

    기자 여러분, 십자수는 농담입니다, 농담.


    [미친 사냥개] 박희순.
    조만간 예능 프로그램을 꿰찰지도 모르겠다.
    물론 본인은 "결코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취재 =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
    사진 = 이미화 기자 hwahwa05@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