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공군이 운용 중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 독일 공군이 운용 중인 유로파이터 타이푼.

    “우리(EADS)는
    합참 ROC 변경에 대해 통보 못 받았으므로
    한국의 차기 전투기(F-X) 사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국군이 유로파이터를 선택한다면
    가장 빨리 전력화 시켜주겠다.”


    11일 오전 11시,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EADS) 부사장의 말이다.

    EADS는
    한국군 차기 전투기(F-X) 사업에서
    임의로 계약내용을 변경하고,
    3사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경쟁 입찰에서 탈락했다고
    지난 8월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날 프레젠테이션은
    EADS에서 유로파이터 부문을 맡는
    <카시디안>의 전투기 총괄 수석 부사장
    <피터 마우트>가 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장점을
    1시간 동안 상세히 설명했다. 

    <피터 마우트> 부사장은
    우리나라가
    F-35A 스텔스 전투기와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혼합 구매하는 방식을 적극 추천했다.
    그의 이야기다.

  • F-35A. 우리 군은 지난 11월 23일 합참의 ROC 변경을 통해 우선 F-35A 스텔스 전폭기 40대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 F-35A. 우리 군은 지난 11월 23일 합참의 ROC 변경을 통해 우선 F-35A 스텔스 전폭기 40대를 수의계약으로 구매하기로 했다.

    “지난 11월 22일
    한국군 합참 회의에서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를
    2018년부터 우선 도입하고
    나머지 20대는 안보환경 변화와
    작전요구성능(ROC)을 검토해
    추가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 

    이 발표로
    사업 절차가 갑작스럽게 변경된 것처럼 보인다.

    한국이
    60대 모두 <유로파이터>를 도입하면 최선이지만
    <유로파이터>와 F-35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게
    두 기종을 혼합구매하는 것도
    한국에게 이익이라 본다.”


    <피터 마우트> 부사장의 프레젠테이션은
    기존의 EADS 측 설명과 큰 차이는 없었다.

    현대전에서
    스텔스 전투기보다는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는 전투기가 더 필요하며,
    [한국군은 스텔스 전투기 20대면 충분하다]는 주장이었다.

    <피터 마우트> 부사장은
    [유로파이터도 레이더 탐지율을 낮춘 설계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피터 마우트> 부사장은 또
    [한국군의 F-35A 도입 계획에는 전력공백이 있다]고
    주장했다.

  • 합참이 차기 전투기 ROC를 변경하면서 제시한 전투기 운용개념도. 유로파이터 측은 이 합참의 계획에 '빈 틈'이 있다고 주장했다.
    ▲ 합참이 차기 전투기 ROC를 변경하면서 제시한 전투기 운용개념도. 유로파이터 측은 이 합참의 계획에 '빈 틈'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군 합참은
    F-35A 도입 시기를 2018년으로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도입 시기가 지켜질 지 불확실해
    전력 공백의 우려가 여전히 있다.
    우리 <유로파이터>를 혼합구매 하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피터 마우트> 부사장과 EADS 측 관계자들은
    지난 8월 18일 방위사업청이
    <유로파이터> 측이 계약내용을 임의로 변경해
    입찰에서 탈락했다고 밝혔음에도,
    지난 11월
    [합참의 ROC(군 요구 성능) 변경]에 대해
    방사청으로부터 통보받지 못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사업은 아직 결정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국군이 유로파이터를 40대 구매할 경우]를 전제로 해
    [한국군의 요구 가격에 맞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유로파이터> 공동 개발국 인정, 전투기 기술 이전,
    중형 항공기 공동개발, 최종조립공장 설치,
    창 정비 시설과 소프트웨어 시설 설치 등을 제안했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 사업](KF-X)에 20억 달러를 투자하고
    EADS 자회사인 <에어버스>를 통해
    한국 업체와 중형 항공기를 공동 개발할 것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EADS의 제안 중 주목을 끈 점은
    [한국이 도입 대수를 줄여도 제안 가격을 맞출 수 있다]는 점.

    <유로파이터> 60대의 도입 가격이 높았던 점도
    경쟁 탈락 원인이었는데

    도입 대수를 30% 이상 줄인 40대임에도
    한국군이 요구한 금액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
    하자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EADS 측은
    [고정 비용은 차이가 없겠지만, 다른 부분에서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설명해 기자들을 의아하게 했다.

    이 같은 EADS 측의 제안이 전해지자
    다른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일각에서는 EADS가
    [누구에게나 <유로파이터>를 판매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본다.

    1980년대 중반, 서독의 한 무역회사가
    북한에 500MD 헬기 70여 대를 수출한 적이 있다.
    당시는 냉전 시기였음에도
    해당 기업은 그리 강한 처벌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인민해방군 주력헬기인 Zhi-9. EADS 산하 유로콥터 제품이다. 현재 개발 중인 Zhi-10도 EADS 측의 지원을 받아 만들고 있다. [사진: 중국 인터넷 사이트 중국공군 캡쳐]
    ▲ 중국 인민해방군 주력헬기인 Zhi-9. EADS 산하 유로콥터 제품이다. 현재 개발 중인 Zhi-10도 EADS 측의 지원을 받아 만들고 있다. [사진: 중국 인터넷 사이트 중국공군 캡쳐]

    냉전이 끝난 지금은
    EADS가
    [세계 최대 방산시장]인 중국에
    <유로파이터>를 팔아도
    우리로써는 아무런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는 지적이다.

    참고로 중국 인민해방군의 주력 헬기는
    EADS 산하 <유로콥터>가 만든
    AS 365 도팡을 베이스로 한 Zhi-9W이며,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주력헬기 Zhi-10 또한
    <유로콥터>의 지원을 받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