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홍콩=연합뉴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자사의 데이터센터에 불법적으로 침투했다는 보도에 대해 "너무나 충격적"(outrageous)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4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NSA가 구글의 데이터센터를 감시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정말로 충격"이라면서 "정보기관이 자신의 임무 수행만을 위해 선의의 판단 없이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NSA를 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전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기밀 문건을 인용해 NSA가 구글과 야후의 데이터센터에 몰래 침투해 대량의 정보를 빼돌린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슈미트 회장은 "스노든의 폭로는 앞으로도 폭로할 게 더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NSA가 위험인물 300명을 찾아내려고 3억2천만명의 전화 기록을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는 나쁜 정책이며 불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미트 회장은 NSA의 구글 테이터센터 침투 보도와 관련해 NSA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미국 의회에 항의했다면서 "적절한 감시 수준을 찾으려면 안보와 사생활 보호의 올바른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북한을 방문했던 그는 "북한은 전자 상거래와 사업을 위해 인터넷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식량, 교육, 사회 불안 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슈미트 회장은 "북한 평양에서만 100만여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와 비교할 때 좋지 않은 편이었다"면서 "로밍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방북 기간에 북한 당국이 태블릿 컴퓨터와 휴대전화 생산 과정을 보여 줬지만 관련 산업의 규모가 적고 충분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미트 회장은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인터뷰에서는 중국 경제가 앞으로 더 성장하려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말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도상국이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경제성장이 둔화하거나 중진국에 머무르는 이른바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좀 더 개방을 해야 하며 모든 것에 대한 토론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미트 회장은 최근 중국이 인터넷 유언비어 단속을 위해 유언비어가 500번 이상 재전송(리트윗) 됐을 때 형사처벌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중국이 현재 인구학적 문제 등 세 가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슈미트 회장은 "'한 자녀 정책'은 끔찍한 실수로 10년 전에 멈췄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한 자녀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 같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10∼20년 안에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대체하고 24시간 일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함에 따라 중국이 세계화와 자동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슈미트 회장은 중국이 중국에서 정책 결정과 실행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중국이 이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홍콩 중문대와 청년 사업가 지원을 위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위해 홍콩을 방문 중이다.

    인터넷상의 언론 자유 운동을 하는 슈미트 회장은 다음 여행지로 쿠바를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