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진보 세력 둘러싼 주도권 다툼, 지방선거 앞두고 갈수록 치열해질 듯
  • ▲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안철수 의원과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 vs 안철수



    #.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의 국정원 의혹 사건 특별검사 도입 제안을
    일축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사실상 당론으로 특검을 추진하던 민주당이
    손바닥 뒤집듯,
    입장을 뒤바꾼 것이다.

    호남지역의 패권을 놓고
    연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안철수 의원의 입에서
    [특검 제안
    ]이 나온 게 못마땅한 모습이다.

    실정법을 무시하고
    국회 내에서 담배를 뻑뻑 피웠던 김기식 의원을 포함,
    민주당 초선의원 20명은
    지난달 28일만 해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특검 도입을 요구했었다.

    하지만 4일
    안철수 의원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특검에 맡기자]고
    목소리를 높이자
    민주당 측은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특검 도입 문제는
    현재 진행 중인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와 재판 진행상황,
    다른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에 대한 조사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 민주당 김관영 대변인


    불과 며칠 전까지
    특검을 주장하며
    새누리당을 압박하던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준비에 한창인 안철수 의원이 4일 국회에서 국정원 특검을 제안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 준비에 한창인 안철수 의원이 4일 국회에서 국정원 특검을 제안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민주당 말바꾸기 왜!?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배경에는
    <깡통진보> 세력을 둘러싸고,
    양측이 벌이고 있는
    [주도권 싸움]이 주된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독자 세력화를 위한 신당 창당 준비에 한창이다.

    안철수 의원은
    이르면 이달 말 신당 창당을 위한 창당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내년 지방선거까지는
    독자적 후보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측에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기 보단
    제3신당을 구축해
    향후 야권진영 전체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은
    안철수 의원이 직접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특검을 제안한 이유와 관련,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구체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측이 먼저 제안했던 특검 이슈를
    자신이 주도해 나가면서  
    신당 창당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술인 셈이다.

    당장 밥그릇을 빼앗길 위험에 처한
    민주당 입장에선
    여간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 깡통진보 세력의 주도권을 놓고 안철수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종현 기자
    ▲ 깡통진보 세력의 주도권을 놓고 안철수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 ⓒ이종현 기자


    #. <깡통진보> 주도권 다툼 치열해질 듯


    특히 안철수 의원이 신당을 창당할 시,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민주당 보다 크게 앞선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리얼미터>의 10월 다섯째 주 여론조사 발표에 따르면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을 가정,
    [정당지지율]을 묻는 질문에
    민주당 입장에선 다소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새누리당 41.9%
    ▲안철수 신당 23.3%
    ▲민주당 15.8%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일주일 전 대비 각각 0.6%p, 1.3%p 하락한 반면,
    안철수 신당은 2.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과의 격차는
    무려 7.5%p 차로 벌어지게 됐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선
    양측 간 주도권 다툼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안철수 신당행을 검토하는 당원에 대한
    징계 방침까지 세웠다.

    안철수 신당행과 관련한 해당행위가 접수되면,
    시당 윤리위를 소집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징계를 결정한다는 것.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의 국정원 의혹 사건 특별검사 도입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