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패배자들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지난 대선후보였던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대선이 끝난지 10개월이 지났음에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며
이전투구(泥田鬪狗·진흙탕 개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안철수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돕는 조건으로
당권을 요구했다]고
친노(친노무현)세력들이 폭로해
파장이 일고 있다.지난해 문재인 대선 캠프 상황실장을 지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저서 <비망록-차마 말하지 못한 대선 패배의 진실>에서
안철수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을
31일 공개했다.
홍영표 의원은 <비망록>에서
친노세력의 증언을 들어
"당시 안철수 후보가
대선후보를 전격 사퇴한 것은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패배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홍영표 의원은 특히
[안철수 의원이 향후 대통령 자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지난해 12월 2일,
당시 안철수 후보는
후보직을 사퇴한 뒤
문재인 후보에게
[사전 협의안]을
제안했다.안철수 후보는
[새정치 정당 쇄신의 전권을 갖고
정치개혁에 앞장설 것]과
[미래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내용을
직접 말하라는 요구를 했다."홍영표 의원은
"[미래 대통령 안철수],
[신당 창당시 안철수에게 전권 위임]같은 내용은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었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의원은
후보 단일화 협상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1월 23일
돌연 후보직을 사퇴했고,
작년 12월 2일에는 문 후보 측에 공동선거운동을 위한
사전협의안을 제안한 바 있다.같은 달 14일,
양측 간 조율을 통해 합의안이 마련됐지만,
문재인 후보는 이날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후보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 나가겠다"는 표현으로 말을 바꿨고,
안철수 의원은 이 발언에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
하지만
안철수 의원 측은,
"문재인 의원 측의 주장은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안철수 의원 측의 금태섭 변호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남 탓만 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을 빌미로
[대선 불공정]을 주장하는 친노세력의 행태를
아울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출마를 포기하고 양보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다고 원망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
이 사람들은
남의 탓을 하지 않을 때가
한번도 없다.
이제 좀 지겹다"정치권은
비방록 공개 시점이
10·30 재보선에서 참패한 직후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일각에선
[문재인 의원과 민주당이
안철수 의원을 끌어들여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당 창당의 움직임을 보이는 안철수 의원을
본격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최근까지
대선 불복성 발언을 쏟아낸 야당이
재보선에서 참패를 겪더니
급기야 때아닌 대선 패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