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서 사업 재추진 결정10년 전 [F-X 사업] 같은 국론 분열 일어날까 우려
  • 차기 전투기 사업에서
    결국 누구도 승기(勝旗)를 차지하지 못했다.
    F-35와 유로파이터는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잡게 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24일 열린 제70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 김관진 국방장관, 이하 방추위) 회의 결과
    제3차 차기 전투기(F-X) 사업 기종 결정을 하지 않고,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가 될 뻔 했던 F-15 SE의 모형.
    ▲ 우리 공군의 차기 전투기가 될 뻔 했던 F-15 SE의 모형.

    <백윤형> 방사청 대변인의 설명이다.

    “제70회 방추위가 김관진 국방장과 주재 하에
    24일 오후 2시 국방부 중회의실에서 열렸다.

    차기 전투기(F-X) 사업은
    북한의 비대칭 전력 대비 및
    전쟁 초기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고성능 전투기를 도입하는 사업이다.

    미국의 <F-35A>와 <F-15SE>,
    유럽의 <유로파이터>를 평가,
    <F-15SE>를 단독 후보기종으로 선정해
    안건으로 상정하였으나 부결됐다.

    방추위 위원들이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한 결과였다.

    앞으로 방추위는
    소요제기 수정, 예산 수정 등을 통해
    전력공백이 없도록 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 EADS가 차기 전투기 후보로 내세웠던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진은 독일공군이다.
    ▲ EADS가 차기 전투기 후보로 내세웠던 유로파이터 타이푼. 사진은 독일공군이다.

    이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이 설명했다.

    “방추위원 대부분이 부결에 찬성했다.
    지난 2월 북한의 핵실험 등
    북한 핵기술 발전추세,
    항공기술의 발전추세,
    북한 비대칭전력 증강 등으로 볼 때
    <F-15SE>는
    미래 우리 공군력의 [하이급 전투기]로는
    성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부결했다.

    또한 북한에 대한
    [정밀 응징보복 능력]이 필요하고,

    최근 항공기술 추세가
    5세대 전투기를 중심으로 가고 있으므로

    우리 공군력도
    여기에 상응해 맞춰나가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앞으로 추진할 F-X 사업은
    국방부 전력사업실장을 TF장으로
    합참, 공군, 방사청 등 관련기관과 TF를 구성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고,
    전력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단 기간 내에 추진할 예정이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F-X사업 재추진에
    1년 남짓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한 일정을 앞당겨
    전력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예산 조정은
    새로 소요를 제기할 경우
    기획재정부에서 다시 예산을 책정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기 전투기(F-X) 사업을 재추진하더라도
    계획했던 전력화 시기 2017년을 맞추는 데는
    별 다른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2011년 9월 1일 美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주기 중인 F-35A. 현재 100여 대의 F-35가 생산돼 테스트를 받고 있다.
    ▲ 2011년 9월 1일 美에드워드 공군기지에 주기 중인 F-35A. 현재 100여 대의 F-35가 생산돼 테스트를 받고 있다.

    국방부와 방사청이 밝힌 재추진 절차 이렇다.

    먼저 현재 제기된 소요를 일부 수정한다.  
    다음 선행연구 및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고,
    사업추진기본전략을 재수립한다.
    다음에는 입찰공고를 하고,
    제안요청서를 발부해
    업체들의 입찰을 받아 기종을 결정한다.

    절차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만,
    기존의 내용을 상당 부분 재활용할 수 있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는 게
    방사청과 국방부의 설명이었다.

    방사청이나 공군의 잘못 아니냐는 데 대한
    방사청 관계자의 답이다.

    “방사청이 사업추진을 잘못한 게 아니라,
    현실 변화에 맞춰
    군이 제기한 소요 내용을 일부 수정한다는 말이다.
    공군이 잘못한 것이 아니라 현실이 바뀐 것이다.
    그리고 국민 여론이라든지
    올해 2월 북한의 핵실험 등과 같은
    안보 현실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 F-15SE의 조종석에 대한 설명. [첨단]이라고 하지만 [20세기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 F-15SE의 조종석에 대한 설명. [첨단]이라고 하지만 [20세기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국방부는
    [필요하면 믹스 구매를 할 수도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믹스 구매]란
    차기전투기로
    단일 기종을 도입하는 게 아니라,
    여러 기종을 동시에 구매한다는 것이다.

  •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조종석. F-15SE에 비해 상당히 디지털화 돼 있다.
    ▲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조종석. F-15SE에 비해 상당히 디지털화 돼 있다.

    이날 방추위 결정에 따라
    차기 전투기(F-X) 사업은
    다시 [논란 속으로] 빠지게 됐다.

    현재 美<록히드 마틴> 측은
    <F-35A>의 가격을
    2018년에는 8,500만 달러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F-35의 조종석.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전투정보를 볼 수 있다.
    ▲ F-35의 조종석. 하나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모든 전투정보를 볼 수 있다.

    유럽 <EADS>社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다시 경쟁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미흡했던 부분이나
    여론의 역풍을 받았던 부분을
    보강할 시간을 벌게 됐다.

    반면, 이번 방추위에서
    [단독 후보]로 올라갔던
    <F-15SE>는
    가격 측면에서는 최고였지만,
    성능 면에서는 경쟁기종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 데다
    실물이 없다는 점 때문에 재입찰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F-35의 강점 중 하나는 전투정보를 통합해 보여주는 HMDS 헬멧이다. 주야간 관계없이 다양한 기능을 보여준다.
    ▲ F-35의 강점 중 하나는 전투정보를 통합해 보여주는 HMDS 헬멧이다. 주야간 관계없이 다양한 기능을 보여준다.

    한편 공군 입장에서는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현재 전술기 430여기 중
    도태시기가 곧 다가오는
    <F-5>와 <F-4>를 대체할
    전력 도입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차기 전투기(F-X) 사업 중
    2001년 차기 전투기(F-X) 1차 사업 때와 같은
    여론 분열이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