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는 조선인 징용자들의 한이 서린 나가사키(長崎) 조선소 등을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려고 나서는 데 대해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한충희 외교부 문화외교국장은 최근 주한일본대사관 고위 관계자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이웃국가 아픔이 있는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유산 등재 원칙과 정신에 맞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 정부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유산을 등재하는 것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기본 원칙과 정신"이라며 "일본 측이 등재하려는 '메이지(明治) 시대 산업혁명 유산'은 한국민의 아픔이 서린 곳"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본에 대해 강제징용지 관련 시설의 유산등재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본국에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정부는 여러 차례 외교채널을 통해서 이런 우려를 일본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상황을 보며 필요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규슈(九州)와 야마구치(山口)의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후쿠오카(福岡)현 기타큐슈(北九州)의 야하타(八幡)제철소,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 조선소 등 현재 가동 중인 시설과 미쓰비시 해저 탄광이 있던 하시마(端島) 등 8개현에 걸친 28개 시설·유적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하시마 등은 일본의 침략전쟁 당시 조선인 징용자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리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에겐 침략 피해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