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향 주사파들 “이석기 RO 위에 상위조직 있을 것…숨은 조직 찾아야”
  • ▲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에서 나와 통진당원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이석기 통진당 의원
    ▲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에서 나와 통진당원을 향해 손을 흔드는 이석기 통진당 의원

    4일 오후,
    국회에서 <이석기> 통진당 의원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다.
    14명의 의원들이 반대했지만, 258명의 의원은 찬성했다.

    안보기관들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
    [RO]를 포함,
    [내란예비음모]에 가담한 조직과
    계획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석기> 의원의 [RO] 등과 관련,
    전향한 [주사파 출신]들이 상세한 내용을 풀어놨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 이하 북민넷)>는
    3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 ▲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지난 3일 프레스센터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 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지난 3일 프레스센터에서 이석기 내란음모 사태에 대한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 나온
    <한기홍> 북민넷 대표와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는
    90년대 초반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 사건에 연루됐던
    [주사파 출신]들이다.
    이들은 [강철서신]으로 유명한
    <김영환> 씨와 함께 활동했다.

    <한기홍> 대표와 <이광백> 대표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이석기> 의원이
    지난 5월 모았던 [RO] 조직은
    전체 조직의 [몸통] 정도일 뿐
    [머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흔히 말하는
    <경기동부연합>이라는 것도
    좌익조직이었던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의
    하위조직으로 위장하면서 썼던
    [유령이름]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1992년 <김영환>씨가 결성한
    지하당 <민혁당>을 알아야 했다.

    <민혁당>은
    <김영환> 씨가 1991년 밀입북해
    <김일성>을 만난 뒤 결성한 지하당 조직이었다.
    이후 1997년 <김영환> 씨가
    북한의 참상을 본 뒤 회의를 느끼면서
    [당 해체]를 공식선언했다.

    해체 당시
    지하당원은 100여 명,
    그 아래 [RO] 조직원은 300여 명,
    전체 조직원은 3,500여 명에 달했다.

    <김영환> 씨는 <민혁당>을 빠져나왔으나,
    서열 2위였던 <하영옥> 씨는 그대로 남아
    조직을 재건하려 했다.

    1998년 <하영옥>은
    자신이 이끌던 지하당 재건과
    북한과의 연계활동을 시도했다.

    이에 호응한 북한은
    공작원을 반잠수정에 태워 보냈으나,
    여수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의 초계함에 발각돼 격침됐다.
    우리 해군은 바다에 침몰한 반잠수정을 인양,
    그 안에 있던 각종 서류를 수거했다.

  • ▲ 1998년 여수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의 초계함에 격침당한 북한 반잠수정. 당시 반잠수정에는 북한 지도간첩이 타고 있었다..
    ▲ 1998년 여수 앞바다에서 우리 해군의 초계함에 격침당한 북한 반잠수정. 당시 반잠수정에는 북한 지도간첩이 타고 있었다..

    당시 안기부는 이 서류를 토대로
    1999년 8월
    <민혁당 재건위원회>를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
    이때 <하영옥> 씨가 체포됐고,
    1년 뒤에는 <이의엽> 영남위원장,
    3년 뒤에는 <이석기> 수도권위원장(경기남부, 서울남부 관리)이
    체포됐다.

    당시 체포된 <이석기>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항소-항고했다.
    그러다 모친과 누이의 권유로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다.

    이후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뒤
    2003년 8월 광복절 특사로 가석방됐고,
    2005년 8월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이석기>는
    가석방 상태였던 2005년 3월,
    사면 복권된 뒤인 2007년 3월 북한을 방문했다.
    방북 당시 행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다. 

    <한기홍> 대표와 <이광백> 대표는
    <이석기>가
    과거 <민혁당>의 잔존세력들을 규합해
    새로 조직을 만든 게 아닌가 추정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다.

    “<민혁당> 조직은
    4단계 상하조직으로 구성돼 있었다.
    소수정예의 [지하당] 조직,
    [지하당]에는 들어갈 수준이 안 되지만
    충성심이 강한 [혁명조직](RO),
    [혁명조직]에 들어가기는 그렇지만
    행동대로 사용할 수 있는 [혁명대중조직](RMO),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혁명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대중조직](MO) 등이 그것이다.”


    이들은 <민혁당>을 [동창회]로,
    [RO]를 [동문회]라고 부르며 위장했다고 한다.

    당시에 지하당원들은
    [RO]는 <반제청년동맹>,
    [RMO]는 <반미구국학생동맹>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면서
    <이석기>의 [RO]에도
    별도의 이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민혁당 사건의 유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민혁당 사건의 유사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기홍> 대표와 <이광백> 대표는
    또한, 1997년 <김영환> 씨가
    <민혁당> 조직원 다수를 전향시켰던 사실과
    <이석기>가 이끌던 조직이
    <민혁당 재건위> 잔존세력들을 끌어 모았다는 가정 아래,
    재미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 국정원이 적발한
    <이석기>의 [RO]를 보면,

    90년대 <민혁당> 전성기 때와 같이
    3,000명이 넘는 조직원이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기 어렵다. 

    그때는 [RO]만
    경기-전북-영남 등 3개였다.

    그렇다고 해서
    <이석기>가 이끄는 [RO]가
    이번에 드러난 1개로만 보기도 어렵다.

    어쩌면 숫자가 많지 않아도
    서울이나 영남 등 다른 지역 조직이 있을 수 있다.”


    <이석기>가
    과거 <하영옥> 씨와 함께
    <민혁당 재건위>에 참여하면서,
    영남위원회까지 이끌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이들은 <이석기>가
    [내란예비음모] 사건의
    최고 지휘부가 아닐 가능성도 언급했다.

    “과거 지하당 운영 경험으로 볼 때
    [RO] 위에는
    [RO]의 주요 간부 및 중상층 성원으로만
    따로 구성된 지도핵심조직이 있었다.
    이번 사건에도 [지도조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 ▲ 긴급좌담회 패널들의 모습. 오른쪽부터 이봉규 한국외대 교수, 이재교 (사)시대정신 대표(변호사), 사회를 맡은 홍성기 아주대 교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
    ▲ 긴급좌담회 패널들의 모습. 오른쪽부터 이봉규 한국외대 교수, 이재교 (사)시대정신 대표(변호사), 사회를 맡은 홍성기 아주대 교수, 한기홍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대표,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

    이들은 <민혁당 재건위> 출신 좌익들이
    [투쟁전략]을 변경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사실 우리 생각에는
    [RO]조직이
    한꺼번에 130명 씩 모인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됐다.
    예전에는 철저히
    [단선 연계-복선 포치] 원칙
    (조직 보호를 위해 위-아래 사람과만 연결토록 하고,
    같은 임무에 여러 조직을 배치하는 원칙.
    정보기관에서 많이 사용)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RO]모임에 130여 명이 모였다는 것을 보면서,
    혁명 전략을 수정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이석기>는
    10년 전 가석방된 이후

    <민혁당 재건위> 사람들을 모아,
    시민사회단체 구성 또는 장악 - 지자체 침투
    - 좌파 정당 장악 - 국회 입성이라는
    [투쟁전략]을 채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수사기관에 의해 밝혀질 것]이라고 가정하면서,
    <이석기>의 [조직]과 북한과의 연계성,
    북한 정권의 태도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이석기> 의원은
    북한과의 연계성이나
    내란 혐의 등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있었던 지하당 조직 중 2개를 제외하면,

    모두 북한과 연계해 지령을 받았다.

    게다가 <민혁당> 조직원들은
    남북연대,
    다른 말로는

    북한으로부터 [지시]를 받는다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때 북한 정권이
    거의 [공개조직] 수준인

    <이석기>의 조직과 연계할 리가 없다는
    반론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내에서
    수십 또는 수백 명의
    혁명조직을 유지하고 있었던 곳은
    <민혁당 재건위> 밖에 없었기 때문에
    북한 정권도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하다.
    서로 간의 연락은 전통방식 외에
    이메일 등을 주로 사용했을 것이다.”

  • ▲ 민혁당 사건에 대해 설명 중인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
    ▲ 민혁당 사건에 대해 설명 중인 이광백 자유조선방송 대표.

    <한기홍> 대표와 <이광백> 대표는
    그러나 <이석기>와 그 조직의 역량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유사시에 대비한 전쟁준비를 한답시고 회의를 했는데
    과연 <이석기>의 [RO]조직에
    그런 역량이 있었을지 의문이다.

    전시에 무장을 하고,
    국가 주요기간시설을 공격하거나 장악하기 위해서는
    군사훈련을 받은 정예요원이나
    군부대를 장악할 수 있는 영관급-장성급 조직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이석기>의 [RO] 역량으로는 불가능으로 보인다.

    또한 국정원에 녹취록-회의 영상 등이 입수된 것,
    <김정은>이 정전협정 백지화를 한 것을 전쟁으로 해석한 것,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 등을 보면
    <이석기>의 능력은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광백> 대표는
    <이석기>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구속수사를 받게 될 경우
    [RO] 조직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도 설명했다.

    “[RO]조직은
    일단은 통진당을 껍질로 쓰면서
    정치적 대응을 할 것이다.
    여기에는 네 가지 방안이 있다.

    먼저
    집회 및 시위를 통해
    <이석기 사건>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공안탄압]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둘째는
    <이석기>의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게 로비를 할 것이다.

    셋째는
    구속 수사 중인 조직원들에게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일체 협조하지 않도록 할 것이다.

    넷째는
    지난 5월 12일 회의 내용이
    [내란음모]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내용을
    여론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녹취록영상 등은
    종북 지하당 활동이라는 명확한 증거인데다,
    [RO] 조직원들의 역량이 미흡해
    곳곳에서 빈틈이 생기고,
    수사를 하면 할수록 불리해질 것으로 본다.”


    <한기홍> 대표와 <이백광> 대표의 설명에 이어
    <이재교> (사)시대정신 대표가
    <이석기>의 [내란음모혐의] 처벌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 ▲ 이석기 사건의 처벌 가능성을 설명 중인 이재교 (사)시대정신 대표.
    ▲ 이석기 사건의 처벌 가능성을 설명 중인 이재교 (사)시대정신 대표.

    <이재교> 대표는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을 설명하면서,
    [5월 12일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물질, 기술적 준비를 구축하라는 지시가 나왔고,
    타격 목표까지 거론됐다]
    <이석기>와 [RO] 조직원들의 행동은
    형법 제93조 여적죄에 맞먹는 것으로,
    북한과의 연계를 고려하면,
    국가보안법 제4조 제1항 여적음모죄에 따라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 ▲ 정치평론가인 이봉규 한국외대 교수는 이석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통진당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정치평론가인 이봉규 한국외대 교수는 이석기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통진당 세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평론가 <이봉규>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이석기 내란예비음모 사건> 수사가 계속 되면,
    통진당 지지세력의 급속한 이탈,
    민주당 내의 책임 공방과 당권 쟁탈전 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