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기 시국] 진단

    본질 흐리기 궤변은 끝이 없다

     

  • 궤변들이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다.
    참으로 끈질기다.

    이것도 표현의 자유인가?
    그보다는 말장난이라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궤변은 말한다.
    그까짓 합정동에 모인 130명이 뭐가 그렇게 대수냐?
    별것 아니다.
    우리사회가 그쯤은 능히 제어할 수 있다.
    운운.

    그렇다면 물어보자.

    중국공산당이 처음 상해에서 결성됐을 때 몇 명이 참석한 줄 아는가?
    20명 안팎이었다.

    혁명은 소수정예가 하는 것이다.
    그 소수가 대중을 조직하고 선동해서 혁명을 만든다.
    마오쩌뚱은
    이것을 “불씨 하나가 온 들판을 불태운다”는 말로 설명했다.

    여기서 조직화란 무엇인가?
    3각형이다.

    직업혁명가들의 혁명당(RO)이 최(最)정점에,
    그 아래 혁명적 대중조직(RMO),
    그 아래 대중조직(MO)을 엮어 세우는 것이다.

    그것을 토대로 통일전선 전술로
    다른 정파에 프락치를 침투시켜
    그것을 우군(友軍)으로 만든다.
    이렇게 해서 소수파가 다수파로 바뀐다.

    이런 단계에 이르면,
    그들은 어는 날 아침 꽝 하고 혁명을 일으켜
    숙청과 섬멸의 피바다를 이룬다.
    이석기의 5월 12일 연설은
    이것을 “끝장을 내자”는 말로 표현했다. 

    선동이란 그러면 무엇인가?
    대중을 혁명광장으로 내모는 흥분제 또는 최면술이다.
    대중을 꼼수로 세뇌시켜 좀비로 만드는 것이다.
    마치 사이비 종교의 맹신(盲信)도들처럼.

    이래서 RO 머리수 130명은 [까짓 것]이 아니라 [헐!]이다.

    궤변은 또 말한다.
    이석기 증후군은
    과거 독재와 냉전의 산물이라고,
    그것과 [국정원 대선개입]을 동시에 청산해야 한다고.

    논점과 책임을 엉뚱한 데로 돌리는 흐리기 작전,
    그리고 “이석기도 나쁘고 국정원도 나쁘다”
    가치혼란적인 [양비론]이다.

    그렇게 과거 탓,
    환경 탓 하다보면,
    이석기 현상의 책임소재는
    30년 전의 권위주의 정권,
    그 책임은
    미-소에 의한 국토 분단,
    그 책임은
    일제시대,
    그 책임은
    조선왕조의 무능,
    그 책임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그 책임은
    단군왕검의 고조선 건국까지 묻자는 식이 된다.

    그러는 가운데
    이석기 일당의 책임은
    은연중 희석된다.

    이게 말 되는 어법인가?

    책임은 그렇게 멀리,
    추상화(이걸 일부 먹물들은 [이론화]라고 한다)시켜 물을 게 아니다.
    이게 식자우환(識字憂患)의 전형이다.

    공부랍시고 해서 고작 그따위 말장난인가?
    그게 학문인가?
    학문이 그렇게 교묘한 교언영색(巧言令色)이나 하는 잡기(雜技)인가?

    이석기 현상은
    남 탓,
    외부 탓이 아니라,
    진보에 대한
    본인들 자신의 잘못된 인식 탓이다.
    진보와 좌파를 계몽사상의 한 기둥인 [자유]의 가치로부터 분리시켜,
    그 것을 [전체주의적]으로,
    그중에서도 가장 조악(粗惡)한
    [북한 판(版) 전체주의] 식으로 해석한 탓이다.
    이건 순전히
    본인들 자신의 지성의 결핍-광신주의,
    그리고 편집증 탓이다.

    TV 토론 프로를 보자면
    이런 갖가지 교활한 궤변들을 농(弄)하는,
    먹물 든 말장난 꾼들이 너무나 많다.

    무시해 버리려 해도 때로는 뚜껑이 열린다.
    아직도 수양이 덜 돼서 이런가?
    벗님들, 님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류근일 /뉴데일리 고문, 전 조선일보 주필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