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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7일부터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박근혜 대통령이 택한 제 3의 도시는 <시안>(西安)이다.박 대통령은 총 3박4일 간의 여정 중
이틀은 <베이징>에서 머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나머지 하루는
산시성(陝西省)의 성도인 <시안>에서 보낸다.지금껏 우리 정상이 중국을 다섯 차례 국빈 자격으로 찾은 동안,
<시안>을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네 차례는 중국의 제 2의 도시인 <상하이>에 집중됐고
2008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은
쓰촨성 대지진 위로 차 <청도>(칭다오)를 방문 한 바 있다.박 대통령이 <시안>을 최종 낙점한 데는
경제-정치-국정철학-지역발전까지 다각도가 고려됐다.
1. 경제성
<시안>은 최근 중국 서부 대개발의 거점도시로 꼽히고 있다.
항공우주-전자-통신-바이오 산업이 대표 산업이다.
인근에 시안자오틍대, 시베이 공업대학 등 90여개 대학과
3,000여개 연구기관이 밀집해 인재 또한 풍부하다.특히 중앙정부의 대개발 정책에 따라
하이테크 기술산업개발구가 설치돼 국내외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안>에 총 7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청와대는 <시안>을 차기 한중 교류협력의 중심지로 보고 있다.
“<시안>은
한-중 서부지역 교류협력의 중심지이다.
장기적으로
우리 기업의 중앙아시아 및 유럽진출을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한·중간 미래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청와대 김행 대변인
2. 정치적 위상
<시안>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인 고향이다.
시 주석은
문화혁명 당시
<시안>과 같은 산시성에 있는 <랑자허>(梁家河)에서 7년 간 생활했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勛)의 고향인 <푸핑>(富平)과도 인접해 있다.시 주석에게
박 대통령의 대구만큼이나
의미깊은 곳이 <시안>이라는 이야기다.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서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를 얻어내는 게 필수적이다.최근 남북 당국회담 무산으로
남과 북이 냉각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북한의 핵개발부터 탈북자 인권문제까지
중국과 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우리 정부의 정책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또 지지부진한 한·중FTA(자유무역협정)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번 방중의 핵심 과제이다.시 주석에게 의미가 깊은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정서적 교감을 강화해
외교력을 높이겠다는 전략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3. 문화융성
<시안>은 3천년 역사를 지닌 문화의 고도로
중국의 과거-현재-미래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박근혜정부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 측면과 맞닿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부터 [문화가 있는 삶]을 강조해왔다.<시안>의 옛 이름은 <장안>(長安)이다.
중국 왕조들의 수도로 기능하며
고대 주(周) 문왕 시절부터
진(秦)-한(漢)을 거쳐 당(唐)에 이르기까지 13개 왕조가 수도 등으로 삼았다.
고대에 서양과 동양을 연결했던 실크로드의 기점이기도 했다.<시안>에는 진시황의 병마용을 비롯한 문화유적이 풍부하다.
시내 곳곳에 있는 고대 건축물과 유적들이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정부의 국정기조인 [문화융성] 측면에서
양국 간 문화교류를 촉진시키고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행 대변인
4. 지역발전
중국 대륙 서부에 위치한 <시안>은
과거 중국 왕조의 수도역할을 했지만,
동부를 중심으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 발전 속도가 더딘 편이다.청와대 내부에서는
지방의 방문지역도 지리적으로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천편일률적으로 대표도시인 <베이징> <상하이>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투자가 활발하고,
우리 지역과의 교류도 활발한 곳을 택했다는 것이다.<시안>이 위치한 산시성과는
경상남도가 지난 2008년부터 우호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경상북도는 올해 4월 자매도시를 맺었고
이밖에도 <시안> 주변의 작은 도시들과 우리나라의 경주-진주 주변 군 등 간에도
결연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