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전부> 구조를 제대로 읽어야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편집자 주]

    남북당국자회담 무산과 관련,
    북한 <통전부>와 <조평통> 등의 조직구성과 그 구성인물 들의 위상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우리 언론에 떠돌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보도들이 근거가 희박하거나 사실과 다른 주장들을 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다음 글은,
    실제로 <통전부> 핵심부서에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는
    장진성 탈북시인이 쓴 글이다.

    <통전부>의 조직구성과 구성인물들의 위상에 대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 남북당국자회담이 무산되면서
    북한 측 단장의 직위와 격을 놓고
    여러 언론사들에서 다양한 분석의 글을 내놓고 있다.

    특히 <통전부> 소속 <조평통> 서기국장 직위와 관련하여
    해석이 제각각이다.
    심지어는 <통전부>의 존재조차 잘 몰랐던 탈북자까지 방송에 출연하여
    오류를 부추기는 형편이다. 

    2004년까지 <통전부> 부장직은 공석이었다.
    당 조직부-선전부-국가보위부와 마찬가지로 제1부부장 직제의 중요 부서로 분류하고
    부장직을 김정일이 대행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통전부장은 김양건이지만,
    2004년경까지는 임동옥 제1부부장 직제로, 2005년부터 부장직제로 운영됐다.

    외부에선 김용순 <대남비서>가 한 때 <통전부>를 통솔했던 것으로 잘 못 알고 있는데,
    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김용순은 허담의 후임자이다.
    김정일의 사촌동생인 민주조선사 주필 김정숙의 남편이었던 허담은 김정일의 최측근이었다.
    그가 살아있을 때까지만 해도
    당 작전부-35호실-대외연락부-통전부를 총괄하는 <당 대남비서> 지위는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허담이 사망 후 국제부 출신 김용순이 임명되면서
    <당 대남비서>의 지위도 흔들리게 되었다.
    작전부장 오극렬이나 대외연락부 강관주부장이 김정일의 신임도에선 더 앞서 있어
    김용순의 당적 지도권한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작전부나 대외연락부, 35호실로부터 공공연한 견제를 받게 된
    김용순의 <당 대남비서> 권한은 자연히
    <통전부> 정책과 위장조직인 <아태>(아세아태평양협력위원회)의 얼굴마담 위원장 권한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대외적으로 임동옥은 제1부부장이었지만,
    김정일이 부장 대행을 했기 때문에 통전부의 최고실권자나 다름없었다.
    그 증거가 바로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북정상회담 선언문 최종안을 논의하는 4자회담 때
    남 측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임동원, 북 측에선 김정일, 임동옥이 참가한 점이다.
    이렇듯 <통전부>의 실권자인 임동옥은,
    <대남비서>로서 무용지물인 김용순이 <아태위원장> 명분으로 개입하려는데 대해
    상당히 불편해 했고, 심지어 대립하게 됐다.

    또한 일각에선
    <강지영 서기국장>이 <원동연 부부장>보다 급이 낮다고 하는데 정 반대이다.
    <통전부>에서 제2부부장은 반드시 <조국평화통일서기국> 국장이 겸하게 돼 있다.
    그 이유는 통전부 산하에는 각 연락소들이 많은데,
    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당 통전부의 모든 기능들을 <조평통>이 흡수했기 때문이다.

    <조국평화통일 서기국>은 북한의 대외적 통일외교 기관을 자처하며
    회담-교류와 같은 공개 기능을 수행한다.
    한편 그 명분으로 남한과의 접촉 과정에 포섭-정보수집과 같은 공작도 겸하고 있다.
    이런 종합적 이유로 <통전부> 직원들은 <조국평화통일서기국>을 “어머니연락소”라고 부른다.

    때문에 임동옥 제1부부장 시절 <조평통> 안경호 서기국장이 제2대리인을 했고,
    뒤이어 채창국 정책담당 부부장이 3위였다.
    <통전부>의 진짜 실세들은 밖으로 나도는 인물이 아니라
    정책담당 부부장 <채창국>과 같이 음지에서 정책기획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우리 언론이 점쳤던 <원동연>은 남조선문제연구소 부소장을 지냈던 인물로서
    대남연구 목적으로 지금껏 남북대화에 빠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또한 <통전부>는 당 내에서 가장 많은 부부장을 거느린 일명 간부조직이다.
    대북지원 유인 목적으로 종교교류의 격을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교담당 기관장들에게 모두 부부장 직함을 주었던 것이다.
    한국 언론이 한때 <통전부> 최고실세라고 꼽았던 <최승철>은 당시 부부장이 아니라 과장급이었다. 남북대화에 자주 등장했다는 이유로 우리언론이 <최승철>을 부부장이라고 부각시켰는데,
    <원동연>도 그렇게 부풀려졌다,
    통전부는 그 것을 용인하며 달변가인 <최승철>을 적극 활용했다.

    남북대화 때마다 빠지지 않았던 북한 <내각참사> 직함이란 것도 그리 대단한 지위가 아니다.
    <통전부> 산하 각 연락소들에는 <참사실>이라고 있다.
    "<통전부> 직원들은 비밀유지 차원에서 대를 이어 근무하도록 하라"는 김정일의 지침에 의해,
    처음에는 퇴직 직원들에 대한 우대근무연장 직제로 만든 것이다.
    <참사실>의 역할은 <통전부>에서의 오랜 근무경험으로 다양한 연구와 조언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남북대화 및 교류가 활성화되자,
    통전부는 남북관계 정면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업무명칭과 목적을 숨기기 위해
    <참사실> 명함을 적극 활용했다.
    그래서 대화는 물론이고 경협이나 민간교류, 심지어 인물포섭을 위해 해외에서 접촉할 때에도
    <통전부>는 모두 <참사실> 명함을 사용한다. 

    이번에 우리 정부가
    <강지영> 서기국장을 상대하는 남측 대표를 차관급으로 정한 것은 잘한 일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통일부는 <통전부>(정식 명칭은 통일전선사업부)로서
    김양건이가 부서의 결정권을 가진 장관급이고,
    강지영은 차관급이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선 <통전부>와 <조평통>을 분리시켜야 봐야 한다고까지 말하는데,
    <조평통>은 별개 기관이 아니라 엄연히 <통전부>에 소속된 일개 연락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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