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독일 홍수 사진 올리고, “집 아름답다” 예찬 파문 일자 해당 글 자진 삭제..“신중치 못했다” 사과
  • ▲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독일 홍수 사진.ⓒ
    ▲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독일 홍수 사진.ⓒ

    이게 무얼까요? 홍수에 잠김 독일 남부 파사우 시내랍니다.
    제 눈에는 홍수도 홍수지만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오네요.
    우리 서울도 저렇게 아름다운 도시 만들어내겠죠?


    스스로를 [트위터 시장]이라고 자부하는 박 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홍수로 물난리가 난 독일의 한 도시 사진을 게재하고,
    [아름다운 도시] 운운하는 [망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박 시장은 파문이 커지자
    “신중하지 못했다”는 사과의 글과 함께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으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트위터 이용자는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 글을 올리면서
    박 시장의 [무개념 발언]에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홍수로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독일의 한 도시 사진을 올리고,
    문제의 망언을 설명글로 달았다.

    사진에는 수백년만의 대홍수로 도시기능을 상실한
    독일 남부 파사우시의 처참한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에는,
    홍수로 고립된 이재민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는 구호보트가
    집과 집 사이를 떠다니는 모습이 담겨있다.

    박 시장이 올린 사진은 굳이 친절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수해현장의 모습이란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박 시장은 홍수로 신음하는 이재민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한가롭게 [아름다운 집]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았다.

    박 시장의 [망언]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은 그의 가벼운 입과 처신을 비난하는 글들로 넘쳐났다.

    수마로 상처를 입은 이재민의 고통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물에 잠긴 수해현장을 아름답다고 느낀 것은,
    말의 가벼움을 떠나 박 시장의 의식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홍수가 났는데 아름답다니,
    서울시에 홍수가 나도 같은 감정을 느낄 텐가?

    물난리로 고통받는 사람은 안중에도 없나?
    어떻게 수해현장을 보고 아름답다고 하는지.

    홍수난 도시가 아름답다는 파괴성과 몰상식.


    파문이 커진 뒤 박 시장이 보인 행태와 그가 내놓은 변명에 대해서도
    신랄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박 시장은 자신의 글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댓글이 이어지자,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그런 뜻이 전혀 아니었다.
    홍수 피해 주민들에 대한 위로를 전제로 한 말이었다.
    서울시 수해대책 잘 챙기고 있다.


    박 시장의 어설픈 변명에 네티즌들은 더욱 거세게 그의 행태를 비난했다.
    결국 박 시장은 하루 만에 자신의 트위터에 해명 글을 올렸다.


  • ▲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독일 홍수 사진.ⓒ

    어제 제가 올린 독일 파사우 홍수 트윗은 신중하지 못했다.
    심려 끼쳐 죄송하다.
    해당 글은 자진 삭제하겠다.


    박 시장의 경솔한 처신과 가벼운 입이 문제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박 시장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치적을 자랑하는 행태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박 시장 특유의 [트위터 즉석 행정]은
    시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의 전형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에도 박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한 방송사 기자에게 소송을 걸겠다며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가 망신을 당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9월 28일,
    박 시장의 서울수복기념식 불참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한바탕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당시 <SBS>는 서울수복기념식 행사 관련 기사를 내보내면서,
    기념식에 불참한 박 시장의 안보관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62년 전 어제는 해방 이후 수도 서울이 가장 환희로 넘쳤던 날이다.
    1950년 9월 28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우리 해병대와 미 해병대가

    서울을 탈환한 역사적인 날이다.

    매년 이날 서울에선 기념식이 열린다.
    탈환작전에 참가했던 노병들, 예비역 해병대, 시민, 학생들도 왔다.
    외국인들도 [서울 수복]을 축하하기 위해 비를 맞으며 자리를 지켰다.

    비도 오는데 굳이 안 와도 되는 분들도 많이 왔다.
    그런데 와야 마땅한 분들이 없다.
    바로 서울시청 분들이다.

    시장 바쁘면 부시장 오면 되고,
    이도저도 안 되면 실국장들 오면 될 텐데 아무도 안 왔다.

       - 9월 29일자 <SBS 취재파일> 중 일부


    이어 방송은 서울시의 안이한 태도와 박시장의 안보관을 지적했다.

    서울시는 행사 주최 자격도 버렸다.
    추석이라서 바쁘다는 핑계가 무색해진다.

    자타가 공인하는 진보 정치인인 박 시장의 기념식 불참을 두고 현장에서는
    [진보 정치인의 안보관을 엿볼 수 있다],
    [안보를 등한시하는 정치인]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방송이 나가자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독일 홍수 사진.ⓒ



    며칠 전 서울 수복 기념 행사에 참여를 안했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역대 시장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서울시 주최행사도 아니다.

    국방부 장관도 국무총리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기본 사실도 확인 하지 않고 글을 쓴 SBS 기자가 사과하지 않으면
    소송하려고 한다.


    그러나 박 시장은 불과 2시간 만에 입장을 급히 바꾸는 촌극을 연출했다.

    확인 결과 2000년 이후 9·28 기념행사에
    서울시장은 4회 참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금년은 추석과 겹쳐 민생현장에 가보느라 참석치 못했다.
    사실 관계가 정확하지 않은 트윗을 전한 것에
    시민 여러분과 해당 기자에게 유감의 뜻을 전한다.


    박 시장이 유감을 전했지만,
    온라인에서는 그의 독선적 행태를 꼬집는 글들이 한동안 계속됐다.

    기자에게 기본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고 기사를 썼다며
    인식공격성 비난을 퍼부은 박 시장이
    정작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진정성 없는 변명으로
    상황을 어물쩍 넘어가는 듯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트위터가 시 공무원들 사이에 갈등을 초래한 경우도 있다.

    지난 4월 13일 박 시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서울시의 쓰레기 문제를 지적하면서 관계 공무원들을 나무랐다.

    골목마다 쓰레기가 천지.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를 지정해 제대로 설치하고
    그곳 쓰레기만 처리하는 올바른 시스템을 만들라고 한지가 언제인데.


    시민들이 다 보는 트위터로 공개 면박을 당한 시 관계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워했다.

    일반쓰레기 처리부서와 재활용 쓰레기 부서가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서로 네탓 공방을 하는 불협화음도 연출했다.

    그러나 문제의 원인을 다른 것에서 찾는 의견도 있었다.
    박 시장의 준비 안 된 [즉석 행정]이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박 시장은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쓰레기 정거장]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박 시장이 말한 [쓰레기 정거장]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아는 공무원들은 없다.

    7일 박 시장은 [독일 도시 홍수 사진]과 관련된 해명 글을 올렸지만 넷심(心)은 싸늘하다.


  • ▲ 6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독일 홍수 사진.ⓒ

    무엇보다 네티즌들은 박 시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이 자신의 트윗을 신중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처신의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인 [인성]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부 네티즌은 박 시장을 <네로황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도시에 불을 지르고 화재로 울부짖는 시민들을 바라보며 기뻐한 네로황제나,
    수해 현장을 아름답다고 느낀 박 시장이나 다를 것이 없다는 논리다.

    홍수에 잠긴 도시 보고 아름답다?
    이게 신중하고 무슨 상관이 있나? 이건 인성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