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BBC의 낸시랭 초청 취소, 몰지각한 '우익' 때문”‘일간베스트’ 회원, BBC 메일 공개 “낸시랭 초청, 우린 하지 않았다”낸시랭, 나이도 거짓? 생부(生父) 거짓말에 이어 도덕성 ‘흠집’
  • ▲ 3월 2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한 작가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낸시랭. ⓒ 연합뉴스
    ▲ 3월 2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한 작가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낸시랭. ⓒ 연합뉴스



    생부(生父)존재 논란, 논문 표절 시비, BBC 초청 공연 진실공방 등
    갖가지 의혹을 받고 있는 낸시랭이
    자신의 나이에 대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매체 <eNEWS>는 21일자 기사를 통해,
    낸시랭의 실제 나이가 76년생이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NEWS>는 최근 낸시랭의 최측근이 제보한 나이 관련 의혹을 취재한 결과,
    낸시랭의 실제 생년월일은 1976년 3월 11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낸시랭의 최측근은 <eNEWS> 측에
    “시랭이는 76년생으로 올해 서른 여덟 살이 맞다.
    본인이 79년생으로 주장해왔지만, 이는 거짓”
    이라고 제보했다.

    지난달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는 낸시랭에 관한 다양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녀가 밝힌 나이가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낸시랭은 자신은 79년생이 맞다며 이와 관련해 어떤 책임도 질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 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낸시랭은 생부(生父)의 존재와 관련된 거짓말에 이어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낸시랭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이에 따른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파문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낸시랭이 자신의 나이를 속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그녀가 주장한 <BBC> 초청 공연과 관련된 의혹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BBC> 초청 공연 의혹은,
    지난달 4일 그녀가 자신의 트위터에 직접 해당 내용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그러면서 낸시랭은 자신을 초청한 사람이 <BBC 양호민 기자>라고 소개했다.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의 <BBC>가 낸시랭을 공식 초청했다는 내용은 언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실제 일부 언론은 낸시랭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냈다.

    낸시랭은 지난달 6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다.


  • ▲ 3월 26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한 작가를 지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낸시랭. ⓒ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생일 퍼레이드에서 퍼포먼스를 펼칠 계획이다.
    BBC 초청으로 간다”

       - 낸시랭


    같은 달 15일에는 <스포츠서울닷컴>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번에는 <BBC>가 최고급 호텔 숙박을 비롯해 2,0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설명까지 붙였다.

    "얼마 전 영국 BBC에서 퍼포먼스와 관련해 공식 초청 연락이 왔다.
    저와 스태프 5명의 왕복 비행기와 최고급 호텔 스위트룸 제공을 비롯해
    2,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5월 8일쯤 영국으로 출국한다“


    그러나 <BBC>가 특급예우를 갖춰 낸시랭을 공식 초청했다는 소식은,
    곧 이어 [초청 무산] 보도로 바뀐다.

    같은 달 18일 <뉴스엔>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BBC>관계자와의 전화 통화를 인용해
    낸시랭의 공연취소 소식을 [단독]으로 전했다.

    "낸시랭은 결국 영국행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4월 17일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의 주장으로 인한
    한국 정서상의 문제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일 변희재 대표는 낸시랭 아버지인 박상록 씨가 살아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결국 BBC는 낸시랭의 <거지여왕-UK 퍼포먼스>를
    전면 취소하겠다고 결정했다"

       - <뉴스엔> 기사 중 일부


    다음날 <한겨레>는 <BBC>의 낸시랭 초청이 [전면취소]된 [이유]를 자세하게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비비시> 관계자는 1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최근 한국으로부터 100통이 넘는 이메일을 받았다”면서
    “메일을 통해 낸시랭이 최근 한국의 박정희 전대통령을 두고 정치적 색깔을 띤
    퍼포먼스를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축하받아야 할 기념행사에
    논란을 일으키는 인물이
    출연자로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 초대를 취소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4월 19일 <한겨레>
         <낸시랭 초대 퍼포먼스 취소 BBC “한국 누리꾼 집단 항의메일 때문”> 중 일부


    특히 위 기사는 낸시랭의 공연이 취소된 이유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의 [방해]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나타냈다.

    <일베> 회원들 돌아가며 보낸듯

    한 우익 사이트의 집단 공격이 바다를 건넜다.

    (중략)
    보수 우익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서는
    “낸시랭이 참석하는 것이 맞다면 비비시 쪽에 항의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중략)
    지난 이틀간 여러 회원들이 돌아가며
    비비시 뉴스 사이트와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낸시랭 쪽은 “많은 메일에 부적절한 욕설과 인신공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비비시 행사가 취소된 뒤에도 <일베>의 이른바 [신상털기]는 그치지 않고 있다.

       - 위 4월 19일자 <한겨레> 기사 중 일부


    <뉴스엔>과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BBC>는 살아있는 생부(生父)의 존재를 부인하고,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등
    도덕적-정치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인물을 초청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한겨레>는 한발 더 나아가,
    낸시랭의 <BBC> 초청 공연을 무산시킨 책임을 국내 네티즌들에게 돌렸다.

    일부 몰지각한 누리꾼들은
    낸시랭을 비난하는 엄청난 양의
    이메일 폭탄을 영국 BBC에 보내,
    비비시의 낸시랭 초청 행사를 무산시켰다.

    BBC가 낸시랭을 공식 초청했다는 건
    영국이 낸시랭의
    퍼포먼스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얘기다.

       - 4월 21일, 이재성 기자 칼럼 <한겨레 프리즘-낸시 랭과 아무개의 경우> 중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의 근거없는 흠집내기가,
    세계 최고의 공영방송이 인정한 팝 아티스트 낸시랭의 공연을 무산시켰다는 기사다.

    <한겨레>는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의 공연을 무산시킨
    [몰지각한] 우익사이트 회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이 기사에 등장한 [몰지각한] 누리꾼은,
    <BBC>에 항의성 이메일을 보낸 <일간베스트> 회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논란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다시 불거졌다.

    낸시랭이 말한 <BBC> 양호민 기자가 실존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란 지적이 나온 것이다.

    이런 의혹은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의 회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의 폭로를 통해,
    공론화됐다.

    이 회원은 자신이 직접 확인한 [낸시랭 BBC 사건일지]를 일부 공개했다.
    그는 <BBC>에 두 차례 메일을 보내고 확인전화도 걸었다고 밝혔다.
    그가 검증한 내용은 두 가지다.

    <BBC>가 낸시랭을 실제 초청한 것이 맞는가?
    <양호민>이라는 사람이 <BBC>의 관계자인가?

    Is there a lady who calls herself a Pop Artist named Nancy Lang included in the list of people BBC sent an invitation to?

    (스스로를 팝아티스트라 부르는 낸시랭이라는 여성이 BBC의 초청자 명단에 포함돼 있는가?)

       - <일간베스트> 회원이 <BBC>에 보낸 메일 중 일부


    위 질문에 <BBC>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메일로 보냈다.

  • ▲ 일베에 공개된 BBC 측의 이메일
    ▲ 일베에 공개된 BBC 측의 이메일

    To Clarify, the Queen’s Birthday here in the UK is a State occasion organised by Palace,
    it is not something specifically organised by the BBC as a broadcaster.
    we may simply cover this sort of event on television.
    The BBC is not involved in such things, we are not in charge of the event in question here.


    위 내용을 해석하면,
    여왕의 생일 관련 행사는 궁이 직접 주관하며,
    <BBC>는 단지 행사를 중계할 뿐으므로,
    (낸시랭을 공식 초청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과 <BBC>는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낸시랭을 공식 초청했다는 <양호민 기자>의 존재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BBC>는 부정적인 답변을 보냈다.

    Unfortunately there is no person by Ho Min Yang in our contacts listed as either being a BBC or BBC Worldwide employee.


    <BBC>는 위 답변을 통해 <양호민> 이라는 인물은 직원목록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BBC>의 메일은 두 가지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하나는 <BBC>는 낸시랭을 공식 초청한 사실이 없고,
    낸시랭을 초청했다는 <양호민> 이라는 인물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간베스트> 회원이 공개한 <BBC>의 답변 메일이 사실이라면,
    낸시랭을 둘러싼 [BBC 공식 초청 해프닝]은 [소설]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BBC> 관계자와의 통화를 근거로 낸시랭 초청 취소 소식을 전한 언론 보도는
    어떻게 봐야 할까?

    <BBC>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낸시랭 공연 취소 소식을 전한 기사와,
    <일간베스트> 회원이 공개한 <BBC>의 답변 메일은 내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낸시랭의 <BBC> 공연을 주선했다는 <양호민>이 가공의 인물이고,
    <BBC>가 낸시랭을 초청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공연 무산의 책임을 [몰지각한] 우익 사이트 회원들의 탓으로 돌린 <한겨레>의 보도는 오보다.

    이에 대해 본지는 지난 15일 오후,
    낸시랭 초청 취소 소식을 상세하게 다룬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현재 낸시랭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보도에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 이재성 기자는 지난달 21일 칼럼을 통해 낸시랭을 예찬했다.

    "낸시 랭씨. 아무개가 원하는 건 당신의 입을 막는 겁니다.
    당신이 말했듯이 함부로 지지 마세요.
    당신의 몽상을 응원하는 사람, 여기 하나 추가요"


    그러나 낸시랭의 몽상을 응원하기에 앞서, 실체에 대한 규명이 먼저다.

    네티즌들은 낸시랭의 직접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

    거짓 나이 논란은 물론,
    이념논쟁으로 번진 <BBC> 공연 무산 해프닝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