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영훈·대원국제중 종합감사 결과 발표3년간 보관하는 개인별 채점표 무단 폐기, 교감 등 교직원 조직적 개입
  • 영훈국제중학교(자료사진).ⓒ 연합뉴스
    ▲ 영훈국제중학교(자료사진).ⓒ 연합뉴스


    전형절차 상 허점을 악용한 사회지도층 자녀의 [꼼수] 입학 의혹으로 비판을 받은 국제중학교 입시비리가 사실로 드러났다.

    신입생 선발과정에서의 [성적 조작]은 물론이고,
    입학전형 때 작성된 개인별 채점표를 보관하지 않고 무단 폐기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특히 국제중 파문의 진원지인 영훈중은
    교감, 교무부장, 입학관리부장 등이 특정 학생을 합격 또는 불합격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두 학교는 객관식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조작이 수월한 추천서와 자기개발계획서 등 주관적 영역의 점수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입시비리를 저질렀다.

    서울시교육청은 20일 서울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학교 및 학교법인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두 학교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지원 학생의 인적사항이나 수험번호를 가리고 채점해야 하는 기본 수칙도 지키지 않았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신입생 입학전형 당시 작성된 개인별 채점표도 무단 폐기했다.

    두 학교는 단순한 행정착오나 담당자의 업무미숙에 따른 실수 일 뿐,
    의도적인 성적 조작은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시교육청은 이를 일축했다.

    “통상 3년간 보관하는 개인별 채점표 원본을 의도적으로 폐기함으로써
    스스로 성적 조작 은폐 의혹을 자초했다”

       - 서울시교육청


    성적조작에도 불구하고, 일부 합격 대상 학생들의 성적이 합격권에 들지 못하는 경우,
    다른 지원자의 주관적 영역 점수를 깎는 방법으로 대상 학생들을 합격시킨 정황도 나왔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에서 미리 내정한 학생 중
    주관적 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는데도,

    합격권에 들지 못하자 다른 지원자의 주관적 영역 점수를 깎는 방법으로
    (대상 학생을) 합격시킨 정황이 있었다”

       - 조승현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학교별로 보면 영훈국제중은 교직원이 개입한 입학성적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 학교는 일반전형 1차 시험인 객관식 영역에서 525~620등을 받은 6명에게,
    2차 시험인 주관식 영역에서 만점을 줘, 이들의 총점을 합격권 안으로 끌어올렸다.

    반면, 학교가 미리 [입학 부적격자]로 분류한 학생의 객관식 점수가 합격권에 든 때에는,
    주관식 영역에서 최하점을 줘 탈락시켰다.

    감사결과 영훈국제중은 일부 학생을 강제로 전학시키는 등 징계권을 남용하고,
    이사장이 학교회계 집행에 부당하게 관여하거나 통제하는 등 학교운영상 부당행위도 드러났다.

    대원국제중은 전형요강마저 어겨가면서 입시비리를 저질렀다.

    이 학교는 2010학년도 입시에서,
    특별전형인 차세대리더전형 탈락자가 일반전형에 지원할 수 없는데도,
    탈락자 전원에게 일반전형 응시기회를 부여했고, 5명이 최종 합격했다.

    대원국제중은 특성화중학교 지정 당시 약속한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금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영훈학원 이사장에 대해 학교회계 부당 관여 등의 책임을 물어
    [임원취임 승인 취소] 처분을 할 계획이다.

    입시비리에 개입한 교감 등 관련자 11명은 검찰에 고발하고,
    10명에 대해서는 파면 등 중징계를 학교법인에 요구했다.

    부당집행한 23억7,000만원을 전액 회수할 것도 함께 지시했다.

    나아가 시교육청은 2009~2013학년도 입학 및 전편입학 관련 감사자료 일체를 수사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대원국제중에는 입학전형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3명을 중징계할 것을 학교법인에 요구했다.